번아웃과 주저리
신은 체스 게임하듯이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아요
"위기의 순간에서 이렇게 가만히 있어본 거, 처음이에요. 뭔가 기분이 좋아. 고맙네요"
"넣어두세요. 보람도 느끼기 싫어"
"가방은 끝내 떨어지지 않았군요”
"가만히 있어서 얻을 수 있는 게 공기뿐이라니. 후-하- 미세먼지"
"신은 체스 게임하듯이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아요.
체스 판에 위에 올려진 말들은 올려진 그 순간부터 위기잖아. 야 뭘 고민해 너네는 그냥 죽을 때까지 달려야 하는 말들일뿐이야. 달려! 근데 오늘 신과 맞짱을 뜨는 작가님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 내버려 두자. 내가 끼어들지 못할 거대한 영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싸움이다. 근데 너무 자주 그러지는 마요.
불안해."
"뭐가요?"
"신을 이기면 신이 되겠지만, 지면."
"죽는 거죠 뭐"
"그러니까 불안하지"
"아, 그러니까 죽어도 16부까지 다 쓰고 죽어라. 그 말이 하고 싶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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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가 체질中]
아, 어젯밤도 스스로를 어르고 달래어 잠에 들었다. 10분 휴식으로 이어나가는 생활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약 24시간 전에 스스로의 상태를 자각 뭐 어쩌고 얘기를 했지만, 그 이후에 해결법을 찾는 데에 시간이 좀 필요할 듯하다. 역시 퇴근 후(직장인의 뻔한 변명)에 무언가 생각하는 건 참 어렵다.라고 얘기하려 했는데, 사실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려 머리를 쓰고 대사를 읊으며 타자를 치는 이 모든 행위가 해결법을 찾기 위한 노력의 흔적인 것이다.
나는 위기이다. 체스 판에 올려져 있고, 당장 아웃될 듯한 숱한 위기들을 견디어 생각보다 오래 살아있는 최전방 졸병 체스 말 역할을 맡고 있다.
쏟아지는 피곤과 우울한 잡생각을 버티며 몇 자 적은 오늘의 글로써, 나는 또 위기와 대항한다.
참으로 소리 없고 지치는 긴 위기.
아, 이겨낼 수 있을까
(작년 이맘때 회사원으로서 썼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