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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리생각 Sep 25. 2021

은퇴준비-새로운 체험여행 50플러스

은퇴를 앞둔 중년 아재의 여러가지 은퇴문제 연구소

우리는 모두 여행 전문가다. 지구여행 전문가.

수십억개의 별 중 지구라는 별에 와서 작게는 십여년 많게는 오십여년을 여행하고 있는 지구여행가들. 78억8천만명의 지구여행가들은 오늘도 각자 나름대로의 여정을 보내고 있다. 새로운 여행기를 쓰며.


그중 5천2백만명이 여행중인 한국의 중년 여행가들은 이제 은퇴를 생각한다. 

지난 주 회사는 51세에서 55세까지의 고참들만을 대상으로 생애설계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혹시라도 오해를 살까, 인사담당 임원은 명예퇴직프로그램 등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손사레를 친다. 명퇴든 은퇴든 암튼 그 시간이 가까와 온 것만은 사실이다. 세월 참 빠르다. 내가 이런 교육을 다 받게 될 줄이야.


가까운 고참들에게 시도 때도 없이 나는 물어본다. 

아직은 나는 시간이 있기에, 나보다 한 5년 더 다닌 형님들한테 직설적으로 물어본다. 

"나가면 뭐 하실거에요?"

대답들이 시원챦다. 대부분 그렇다. 뭐 대기업에서 30년 월급받고 일하다가, 떠밀려서 은퇴를 향해 나아가는데 별 뾰족한 수가 많으면 그것도 이상하다. 당연하다. 문제는 남들은 뭐라도 하는 것 같고, 노후문가들은 늘 평생 할 수 있는 일을 만들라 하는데 그게 어디 쉽냐 말이다.


나는 하나 만들어 놓았다. 가칭 "중국일본 체험여행 50 플러스"


지구 여행자에게 여행이라는 것은 늘 기대가 된다. 즐거운 경험이다. 그래서 우선 여행을 잡았다.

30대 중반 회사에서 보내준 지역전문가의 행운을 잡고 1년간 중국을 누빈 경험도 있다. 중국 여행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자신이 있다. 

2012년 쑤조우 가족여행 중 들른 할리데이비슨 매장

중국은 여행의 보고다. 90년대 중반에서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중국은 한국에게 투자의 대상이었고, 돈벌이의 기회였다. 그러나, 이제 세상은 바뀌었고 젊은이들은 더 이상 중국을 쳐다보질 않는다. 그래도 여행의 목적지로서는 손색이 없다. 미국만큼이나 광활한 면적에, 동서남북 다양한 자연이 넘쳐난다. 겨울에는 영하 50도에서 영상 30도까지의 봄,여름,가을,겨울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 중동엘 가질 않아도 우루무치의 사막은 이슬람교도들로 빽빽하다. 뉴욕에 버금가는 마천루가 상해 푸동에 들어선지 이미 오래다.


거기다가 비행기도 두시간만 가면 도착이다. 여행에서 비행시간은 비중이 메우 크다. 14시간 이코노미 타고 여행갈 생각하면 엄두가 안 난다. 그래서 나이들면 가까운 곳 가야한다. 중국이 매력적인 것은 바로 이것이다. 일본도 그래서 꼽아 넣었다.  4박5일 정도의 코스를 만들면 아마도 10~20개 코스는 금새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다. 패키지 여행처럼 정신없고, 쓸데없는 쇼핑도 없다. 십여명의 중년들이 모여서 젊은 시절의 추억을 회상하며 여유있는 일정으로 여가다운 여행을 하는 것이다.


가이드는 내가 직접 할 것이다. 수박 겉햟기 식이 아니라, 진정한 여행을 음미하기 위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한다. 음식문화, 젊은이들의 연애, 일반 중산층의 삶, 부동산 이슈, 정부에 대한 백성들의 시각, 종교가 없는 중국인의 삶의 이슈, 중국에서의 골프 등등. 저녁에는 여행자들끼리 젊은 시절의 추억을 회상하는 시간을 갖는다. 각자 자신의 삶에서의 에피소드를 공유하거나, 노래, 기타, 피리불기 등 각종 장기를 서로 감상하기도 한다. 정치얘기를 해도 되고, 종교얘기도 해도 된다.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어떤 얘기도 서로의 여행에 장애가 될 수 없다.


비용은 백만원 전후가 될 것 같다. 기본 비용이다. 물론 저녁 모임과 특별한 활동을 위해서는 추가 비용이 들 것이다. 그 정도는 다 생각하고 떠나는 여행이니 말이다. 나는 열명의 여행기본 비용 천만원에 15%인 150만원을 서비스 비용으로 청구할 생각이다. 내 하루 일당은 30만원인 것이다. 

2005년 지역전문가 첫 여행지 칭다오


입사할 때 동기 중에 일본어를 기가 막히게 하는 친구가 있었다. 어릴 적 아버지를 따라 일본에서 살았던 것이다. 그친구와 최근에 연락을 해서 이런 나의 아이디어를 얘기했다. 안 그래도 중국 하나만 갖고는 좀 부족했는데, 일본도 넣기로 했다. 테마는 똑 같다. 그래서 중년 50 플러스를 위한 "중국일본 체험여행 50 플러스" 가 탄생한 것이다.


그렇다면 고객은 어떻게 모으고 마케팅은 어떻게 할까? 

아! 그건 염려 마시라. 지금껏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 대상으로 우선 몇 팀만을 구성해서 시도해 보려 한다. 페이스북이나 입소문을 통하면 충분히 두세명 가이드 1년 일거리는 충분히 나올 것 같다. 이미 중국 가이드는 나 말고 두명 더 생각해 둔 사람이 있다. 중국어 잘하고, 말 잘하고, 웃기는 재주 있는 중년들이 주위에 생각보다 많다. 하하하.


다음 모임에서 더욱 구체화 해보기로 한다. 일단 나는 노후준비 한가지는 준비한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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