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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레더

[칼럼] 편집장 열음

내일 뭐 입지?


볕 좋은 오전, 강의실에 앉아 수업을 듣다 보면 저절로 ‘이따 뭐 먹지?’ 하는 잡념이 떠오른다. 그렇다면 시계를 왼쪽으로 한 바퀴 크게 돌려 잠들기 직전으로 돌아갔을 때 나를 지배하는 생각은 과연 무엇일까? 정답은 바로 ‘내일 뭐 입지?’이다. 코로나19의 대유행 이후 일주일에 절반 이상을 잠옷 바람으로 칩거하던 나에게 대면 수업은 좋든 싫든 일주일에 꼬박 세 번씩 외출할 명분을 제공했다. 생각해보면 코로나19 이전이라고 해서 학교에 잘 차려입고 다녔던 것 같지는 않은데 ―솔직히 1교시 있는 날엔 머리라도 감고 오면 다행인 수준이었다― 2년 만에 캠퍼스를 활보하려니 괜히 잘 입고 다니고 싶고, 자신에게 어울리게 꾸밀 줄 아는 멋진 고학번 언니야가 되고만 싶은 거다. 그렇게 나의 장바구니는 지난 칩거 생활의 보상이라도 바라는 양 점점 그 몸집을 불려 갔는데, 한편으로는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을 때마다 마음 한 켠에서는 스멀스멀 죄책감이 퍼졌다. 일회용품 안 쓰겠다고 백날 텀블러 가지고 다니면 뭐해, 내가 걸칠 옷 한 벌 만든다고 소비되는 물과 약품의 양만 해도 얼만데.


특히 가죽으로 만든 제품들이 눈에 들어올 때 그 죄책감과 자가당착은 극에 달했다. 실제로 비거니즘을 지향하고자 처음 마음먹었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고민 중 하나가 이미 구매해 사용하고 있는 시계, 지갑, 가방과 같은 제품들을 대체 어떻게 하면 좋겠냐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멀쩡한 제품을 버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떳떳하게 걸치고 다니자니 내 마음은 이미 떳떳하지가 않았다. 더 이상 동물의 가죽으로 만든 상품을 소비하지는 않지만, 늦겨울과 초봄, 지나간 가을과 같이 날이 서늘한 계절에 가죽 질감 소재의 아이템들이 유행하는 걸 보며 예쁘긴 예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음을 부정하지는 못하겠다.


스스로의 모순에 괴로워하던 와중,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 아우터 카테고리의 상위 랭킹에서 발견한 ‘비건 레더’라는 키워드는 나의 눈을 번쩍 뜨이게 했다. 동물의 가죽을 사용하지 않았음은 자명하고, ‘비건’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으니 왠지 친환경적일 것 같다는 생각에 휩싸인 나는 당장 결제를 갈겼다. 그렇다, ‘비건 레더’라는 네 음절은 맥시멀리스트인 주제에 양심은 지키고자 하는 나에게 일종의 면죄부로 작용한 셈이다. 그러고 보니 요즘 패션 플랫폼의 곳곳에서 ‘비건 레더’라는 말을 자주 보았던 것도 같았다. 그렇게 한 번 자각을 하고 나니 정말로 이곳저곳에서 비건 레더 상품이 보였고, ‘베지터블 레더’라는 소재의 상품들도 더러 발견할 수 있었다. 비건 레더는 알겠는데, 베지터블 레더는 또 뭐지? 둘 다 페이크 레더인 것 같긴 한데 무엇이 다른 걸까? 잘 알지도 못한 채로 ‘비건’이라는 말에 현혹되었다는 생각이 그제야 들었지만, 주문한 상품은 이미 택배사로 출고된 상태였다. 주문을 취소할 수는 없었으나, 이제라도 비건 레더의 정체를 안다면 최소한 다음번에는 그 이름만에 홀려 무조건 결제하는 일은 막을 수 있을 터였다. 그렇다면 더 늦기 전에 정확히 알아야 했다. 비건 레더가 뭔지, 나는 어제 대체 무엇을 소비한 것인지를.

 

 

‘비건’이라는 허상


비건 레더가 뭔데요?

비건 레더가 뭔지를 알아보기에 앞서, 비거니즘이 무엇인지 그 의미부터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할 듯하다. “MZ세대의 트렌드”라고도 불릴 만큼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비거니즘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였으니 아마 모두들 한 번쯤은 ‘비건’이라는 표현을 어디에선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흔히들 비건하면 채식부터 떠올릴 테지만, 비거니즘은 단순히 ‘육식을 하지 않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비거니즘은 동물의 권리를 주장하는 운동으로 그들이 식품이 되어서는 안 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옷이나 도구를 만드는 재료가 되어서도, 동물원의 구경거리나 실험의 대상이 되어서도 안 된다고 말하는 이념이자 생활 양식이다.[1] 최근에는 동물권 옹호뿐만 아니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비거니즘을 지향하는 이들 역시 늘어나는 추세이다. 동물성 제품을 소비하지 않는 것과 환경 보호가 어떠한 인과관계를 지니는지 의아함이 들 수도 있지만,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 중 무려 14.5퍼센트를 축산업이 차지한다고 하니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이다.[2]


물론 구체적인 명칭이나 각 소재를 합성하고 처리하는 과정은 각양각색이겠지만,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은 페이크 레더들은 ‘비건 레더’라는 군집으로 묶인다. 어쨌든 실제 동물의 피부를 사용하지는 않았으니 ‘레더’ 앞 당당하게 자리한 ‘비건’이라는 형용사는 ―적어도 동물권 옹호의 관점에서는― 적절한 용례이다. 그러나 환경권과 비건 레더를 결부한다면? 환경 보호를 위해 비거니즘을 실천하는 이들의 입장에서도 비건 레더는 자신의 가치관에 어긋나지 않는, 죄책감 없이 걸칠 수 있는 소재인 걸까?


예상 가능하겠지만, 정답은 ‘아니오’이다. 사실 비건 레더를 비롯해 우리가 입고 걸치는 모든 소재는 반{反}환경적이다. 예컨대 면 셔츠 한 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약 2,650리터의 물이, 청바지 한 장에는 약 7,580리터의 물이 필요하다.[3] 때깔 좋게 워싱된 청바지에 무심히 매치한 셔츠, ‘놈코어룩’의 정석이라고 불리는 이 코디 한 벌을 위해서 필요한 물의 양은 무려 1만 리터가 넘는 것이다. 이렇듯 패션산업은 아주 많은 양의 물을 쪽쪽 흡수해야지만 굴러갈 수 있는 산업인데, 설상가상 제조와 운송, 판매의 과정 속 어마무시한 양의 탄소까지 배출한다.[4] 아무도 원하지 않을 정보겠지만 이 글을 쓰는 오늘의 내 OOTD{outfit of the day}는 면 셔츠에 (카페라서 케어라벨을 뒤집어 까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나일론 소재의 실로 짜였을) 회색 카디건을 걸치고, 청치마를 입고 빨간 컨버스를 신은 차림이다. 카디건이 꽤나 두툼하니 보다 많은 수의 실이 소모되었겠지. 그렇다면 나는 지금 대략 3만 리터 정도의 물에 잠겨있는 걸까?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무언가를 입는 행위 자체가 거북해져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태초의 상태로 돌아가고만 싶어진다. 그러나 나에게는 사회적 체면이란 게 있다. 게다가 부끄럽지만 나는 옷을 꽤나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나마 윤리적이고 환경적인 선택지’를 골라야 했고, 앞서서 말했듯 ‘비건’이라는 형용사는 그 자체로 무언가를 소비함에 있어 느끼는 양심의 가책을 줄여주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비건이라니까 윤리적이겠지. 환경적이겠지. 개중엔 가장 나은 소재 아닐까? 비건 레더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소재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비건이라는 말만 맹신했다. 대단한 무지성이었다.


뒤늦게 찾아본 비건 레더의 실체는 ‘잘은 모르겠지만 대충 비거니즘에 부합할 것’이라고 믿었던 나의 기대를 배반하다 못해 산산이 깨부쉈다. 며칠 전 구매한 상품의 상세 페이지에서 발견한 ‘POLYURETHANE 100%’라는 말은 매우 수상쩍었다. 모든 옷감을 꿰고 있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폴리-’로 시작하는 소재들이 석유를 가공해 만들었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찾아보니 폴리우레탄{PU}은 플라스틱 중에서도 재활용이 까다로우며, 소각 시 질소화합물과 다이옥신이 배출된다고 한다.[5] 열일곱 살 때 (어쩔 수 없이) 통합과학 과목을 배운 후로 화학과는 담을 쌓았기에 앞 문장에서 언급한 화합물들이 정확히 어떤 분자 구조로 이루어졌는지는 모르겠다만 환경에 몹시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 애들이라는 건 몇 번의 검색만으로도 쉽게 알 수 있었다. 고르고 고른 선택지가 사실은 꽝이었다는 걸 알게 돼 안 그래도 심란한데, 브랜드에서 해당 상품을 ‘ECO VEGAN LEATER’ ―나 ‘레더’ 스펠링 안다. 브랜드에서 제공한 이미지에 적힌 그대로 적은 것뿐이다― 으로 만들었다며 홍보하는 모양을 보니 심란하다 못해 화가 났다. 에코는 얼어 죽을 에코. 하다 하다 이젠 멀쩡한 한글 놔두고 굳이 굳이 영어로 ‘POLYURETHANE’이라고 기입해 둔 꼴마저 재수 없었다.

 

[그림 1] 일전에 구입했던 비건 레더 자켓에 사용된 소재를 설명하는 이미지이다. ‘LEATHER’의 스펠링이 ‘LEATER’라고 잘못 기재되어 있다. 그림 설명 끝.

 

내가 하필, 아주 운이 나쁘게 ‘비건 레더의 탈을 뒤집어쓴 환경호르몬’을 구입한 거였다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무**’, ‘2***’, ‘서****’ 등의 패션 플랫폼에서 볼 수 있는 비건 레더 상품의 대부분이 비슷한 실정이다. 기가 막히지만 폴리우레탄 100%는 그나마 상황이 나았다. 개중에는 폴리염화비닐{PVC} 100%로 만든 상품들도 있었는데, 폴리염화비닐은 재활용 자체가 되지 않을뿐더러 합성 과정에서는 내분비계 교란물질을, 소각 시에는 염화수소 가스를 배출해 플라스틱 소재 중에서도 유해성이 크다고 평가받는다. 이에 국제암연구소에서는 염화비닐을 발암성 물질로 분류했으며, 실제로 PVC 제조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암 발병률은… 제발 그만. 나는 단지 비{非}동물성 가죽 소재 제품을 구매하고 싶었던 것뿐인데. 암이라니, 암이라니. 어리석음의 결과는 생각보다도 더 처참했다.


내가 산 비건 레더{Vegan Leather}=인조 가죽{Fake Leather}=합성 피혁{Synthetic Leather}=플리더{Pleather}[6]… 등호가 길어질수록 억울함에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그러니까, 말이 비건 레더지, 그 실상은 어느 도깨비 시장에서 “싸다 싸! 레쟈 자켙 29,900원!”의 현수막을 걸고 파는 옷들과 전혀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심지어 더 비싸기까지 하니 그 통탄스러움을 이루 말할 수 없다. 물론 ‘비건 레더’의 군집 안에는 파인애플 재배 후 버려지는 잎과 줄기로부터 섬유질을 추출해 만든 피나텍스{Pinatex}라든지 와인 제조 후 남은 포도 찌꺼기를 가공한 와인 레더, 버섯의 균사체를 이용한 대안 가죽, 선인장으로 만든 대안 가죽 등 ‘비건’이라는 말이 주는 이미지에 완벽히 부합하는 식물성 원단들도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소재들은 아직 충분히 상용화되지 않은 탓에 단가가 비싸고, 그 탓에 중저가 브랜드에서는 쓰고 싶어도 쓸 수가 없다.


어 잠시만. 비건 레더와 비슷한 소재쯤으로 여겼던 베지터블 레더는? 무려 ‘베지터블’인데, 얘는 뭔가 다르지 않을까? 정신 못 차리고 또 한 번 품어본 헛된 기대의 결과는… 으이구, 그렇게 당하고도 또 속냐. 역시나 처참했다. 베지터블 레더는 식물에서 채취한 천연 탄닌으로 100일가량을 천천히 무두질한 소가죽을 뜻한다고 한다. 얘는 심지어 진짜 동물의 가죽이니, 친환경적이지 않음은 물론이고 비건도 아니었다. 설령 ‘베지터블 레더’가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명칭이며 비거니즘을 겨냥해 그 이름을 지은 것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베지터블’이라는 표현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기에 딱 좋았다. 따로 찾아보지 않았다면 소의 피부를 지니고 다니면서 비거니즘을 실천했다는 착각에 빠질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그만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렇다면 식물성 소재는?

어쩌면 이건 다 내가 ‘가죽 못 잃어’를 외치며 굳이 레더 상품만을 찾아다녔기 때문이 아닐까? 순면이라든지 유기농 면, 천연 섬유라고 부르는 소재들은 그나마 환경에 덜 해롭지 않을까? 무언가를 가공하는 이상 환경에 일절 무해할 수는 없음은 분명해 보였다. 완전무결한 상품까지는 바라지도 않으니 그나마 환경친화적인 공정으로 만들어지는 소재는 없을까 고민하던 내게 ‘유기농’, ‘천연’ 등의 단어는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천연 섬유 하니 가장 먼저 인견이 떠올랐다. 살에 달라붙지 않으며 통풍이 잘되는 인견은 특히 여름철에 큰 사랑을 받는다. 철을 기다리며 어느덧 겨울잠에 들었을 내 여름 잠옷 몇 벌 역시 인견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레이온{Rayon}이라고도 부르는 인견은 ‘인조 견직물’의 준말로 실크{Silk}(견)의 대체품이다. 실크가 누에를 착취해 만든 섬유인 데 반해 인견은 ‘일단은’ 나무로 만들기에 천연 섬유로 불린다. 문제는, 나무나 종이, 면 조각 따위를 우리가 아는 그 찰랑찰랑한 상태로 만들기 위해 화학약품을 들이부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즉 원료 자체는 천연일지 몰라도 생산과정에서 인견은 당연히 친환경과 멀어지게 된다. 레이온 계열의 원단인 모달, 텐셀, 리오셀, 뱀부도 마찬가지의 공정을 거치기에 환경 오염의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7]

 

[그림 2] 포털 사이트에 ‘유기농면’을 검색했을 때 나오는 이미지들이다. 생리대, 속옷, 천기저귀, 잠옷 등 몸에 직접적으로 닿는 제품군에 주로 쓰이는 소재임을 알 수 있다. 그림 설명 끝.

 

유기농 면은 또 어떠한가. 순면, 유기농 면이 사용되는 상품군으로 영유아들의 옷이나 손수건, 생리대, 탐폰 등이 떠오르는데, 이들은 대개 ‘무해한 이미지’로 셀링된다. 일반 면에 비해 살짝 누런 빛을 띄며 드문드문 식물조직으로 추정되는 무언가가 섞여있는 소재. 이 정도가 평소 내가 유기농 면에 대해 가지고 있던 이미지인데, 노리끼리한 빛깔과 살짝 거칠한 겉면은 표백 등 인공적인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이어져 친환경적이라는 인상을 심어준다. 유기농{Organic}은 화학비료, 유기합성농약, 생장조정제 등 일체의 합성 화학 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유기물과 미생물 등 자연적인 자재만을 사용해 병충해를 방지하는 농업을 일컫는다.[8] 일반 면의 원료인 목화를 재배하기 위해 전 세계 사용량의 25%에 달하는 살충제를 뿌리고, 목화를 수확할 때에는 전 세계 사용량의 10분에 1에 달하는 제초제를 사용한다. 이에 반해 유기농 면의 원료가 되는 목화는 재배와 수확 과정에서 농약, 화학비료, 고엽제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환경친화적인 소재가 맞다. 이렇게 만들어진 유기농 면은 생분해와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점 역시 유기농 면의 장점이 된다.


그러나 시중에 있는 모든 ‘유기농 면’ 상품들이 유기농의 조건을 완벽히 만족하고 있지는 않다. 유기농 목화 재배는 일반 목화 재배에 비해 28%가량 낮은 수확률을 보이지만, 정작 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수익은 20%가량 낮다. 그렇기 때문에 유기농 면화 생산국에서는 GOTS{Global Organic Textile Standard}가 아닌 현지 외주 업체의 자체 검증을 통해 유기농 인증 마크를 받아내는 일이 잦은데,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부정 행위로 인해 질적으로 떨어지는 면이 유기농 면으로 인정받게 된다. 이에 2021년 미국 농무부는 정부 기구의 투명성 부족을 이유로 인도 당국이 감독하는 기업의 유기농 제품을 인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이것저것 따져보면 유기농의 타이틀에 부끄럽지 않은 목화는 전 세계 재배량의 1%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니, 결국 나는 또 ‘유기농’의 이름에 속고야 만 것이다.


세상 모든 소재가 다 나를 속여도 ‘유기농’만은 나를 배신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원료를 입을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하는 이상 당연히 화학 처리를 가할 수밖에 없을 테니 당연히 환경 파괴가 수반되기야 하겠지만, 조금이라도 그 악영향을 줄여보겠다고 굳이 유기농법을 고안해놓고 각종 편법으로 유기농의 이름만을 간신히 취하는 행태는 다분히 기만적이다. 동물성 소재만 피하면 된다고 안일하게 생각하던 와중에 믿었던 식물성 소재에게서 어퍼컷을 맞고 나니 어질했다. 이쯤 되니 그렇게 속고도 양심적인 소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내가 순진한 건지, 아주 갖가지의 방법으로 매번 내게 모욕감을 주는 세상이 나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린 워싱, 그 기만에 대하여


기업은 바보가 아니다

소비자는 바보가 아니다. 브랜드들에서 아무리 석유 원료 합성 소재를 ‘에코 비건 레더’라고 셀링하더라도 관심을 가지고 조금만 알아본다면 해당 제품이 ‘레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금방 알 수가 있다. 그렇다면 기업은? 기업은 바보라서 얇게 편 플라스틱에 불과한 원단에 ‘에코’라는 수식을 달고 시장에 내놓는 것일까? 소비자가 바보가 아니듯, 기업 역시도 바보가 아니다. 오히려 기업은 정보량의 우위를 점하고 있기에 뭘 알더라도 소비자보다 더 알고 있음이 자명하다. 또한 모든 언론에서 너도나도 “비거니즘은 MZ세대의 트렌드”라고 떠들어대는 판국에 ‘에코’, ‘비건’ 등이 소비자들에게 잘 먹히는 키워드란 점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터였다.


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적어도 기업에게 비거니즘은 신념이 아닌, 가장 핫한 마케팅 수단이다. 패션 산업에서 ‘세련되지 않음’이란 곧 죽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적어도 최근의 트렌드에서 동물성 소재는 ‘힙’하지 않다. 생명을 착취해 얻은 소재를 걸치고 다니는 일은 젊은 소비자가 지닌 감수성과 매우 동떨어져 있기에 소비자는 이제 동물성 소재로 만든 제품을 소비하며 죄책감을 느끼는 한편 심지어는 아예 소비하지 않기를 결심하기도 한다. 그 결과 최근 몇 년 새 ‘비거니즘’을 내건 채 판매되는 상품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2022년 11월 대홍기획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비거니즘’의 검색량과 소셜 언급량은 급증했으며, 2021년부터는 특히 ‘성분’, ‘화장품’, ‘환경’ 등의 키워드와 결합한 형태로 검색되었다.[9] 전지구적 재난이라고 볼 수 있는 펜데믹을 겪으며 소비자들은 환경위기를 실감했고 이에 가치 소비에 대한 인식 역시 기업이 무시할 수 없는 기세로 확산하게 된 것이다.


기업에 대한 ESG 경영[10] 요구가 높아진 상황 속, 패션, 뷰티, 식음료 등 산업 전반에서 ‘비건’이라는 이름을 내건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기업은 미닝아웃 트렌드를 의식하여 제품 패키지를 친환경 소재로 교체할 뿐만 아니라 자사 제품이 동물을 착취하지 않았음을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마케팅을 펴기도 하는 추세이다.

 


비건의 자격


[그림 3] 올리브영은 지난 4월 세일의 캐치프레이즈로 ‘비건 뷰티 캠페인’를 내걸었다. 해당 캠페인은 비건 화장품을 선별해 소개하고 최대 30% 할인된 가격으로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판매한다. 그림은 캠페인의 광고 사진으로, ‘올리브영 비건뷰티 / 비건뷰티도 색다르게’라고 적혀있으며, 문구 아래에 각종 브랜드의 ‘비건’ 제품들 사진이 실려있다. 그림 설명 끝.

 

그중 ‘비건 화장품’이라고 불리는 것들은 제조와 가공 과정에서 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제품들을 말한다. 그렇지만 확언할 수는 없는 게, 현재까지는 개별 제품을 대상으로 비건 인증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같은 상품이라고 할지라도 해외 수출용은 동물실험을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11]


현재 국내 화장품법상 천연 화장품과 유기농 화장품의 기준은 마련되어 있지만, 비건 화장품 여부를 판단하고 인증하는 권한은 ‘화장품 표시·광고를 위한 인증·보증기관의 신뢰성 인정에 관한 규정’ 제2조에 따라 ‘국제적으로 통용되거나 신뢰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관’이 갖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기업은 한국비건인증원과 영국 비건 소사이어티(Vegan society), 프랑스 이브비건(EVE VEGAN) 등 심사 기관의 인증을 받아 자사 제품을 ‘비건’, ‘천연’, ‘유기농’ 등으로 홍보하는 셈인데, 문제는 기관 별 인증 기준이 상이하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한국비건인증원의 경우 교차 오염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어 인증마크를 발급하는 데에 반해 나머지 두 기관의 기준은 그렇지 않으며, 프랑스 이브비건은 패키지과 포장재의 원료까지 따져 인증마크를 발급하는 반면 한국비건인증원과 영국 비건 소사이어티는 제품의 내용물만을 따진다. 갑자기 튀어나온 법이니 규정이니 하는 이야기에 어지럽겠지만, 요지는 몹시도 제각각인 인증 기준으로 인해 모두가 ‘비건’의 이름을 달고 있다고 할지라도 그 제품이 얼마나 동물친화적인지는 제품 별로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비록 각개전투 중일지라도 공인된 인증 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받아야지만 ‘비건 화장품’이라며 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 뷰티 쪽은 양반이다. 패션업계의 경우 그마저의 기준도 존재하지 않는 실정이기에 그저 제품의 원재료가 동물이 아니기만 하면 제멋대로 비건의 이름을 붙이고 이를 셀링 포인트 삼는다. 가공 및 제조, 운반 과정에서 동물성 소재가 사용되지는 않았는지, 소재를 만들기 위해 과도한 환경적 비용이 소요되지는 않았는지 따위는 기업의 알 바가 아니기 때문이다. 앞서 짚었듯 비거니즘은 단순히 동물을 먹거나 입지 않는 것을 의미하지 않으며, 특히 기후위기를 직면한 현세대에게 비거니즘은 동물권을 넘어 환경권까지를 수호하기 위한 생활 양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렇기에 질적으로 떨어지는 데다가 환경파괴적이기까지 한 폴리우레탄{PU}이나 폴리염화비닐{PVC}을 ‘비건 레더’라는 이름 하에 판매하는 지금의 마케팅은 소비자들이 지향하는 비거니즘의 가치에 부합하지도 않을뿐더러 심지어는 소비자에 대한 기만이 될 수밖에 없다.

 

 

Vegan, should be begun!


이제 어카지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나는 비건 레더의 탈을 쓴 플라스틱 쓰레기를 구매해놓고서는 착한 소비를 했다고 스스로를 대견히 여겼고, 시중에 판매되는 비건 어쩌고들과 유기농 어쩌고들은 차라리 환경파괴적이라고 보는 편이 적절하겠으며 그저 지구와 비인간동물들을 지키고 싶었을 뿐인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그간 기업으로부터 당한 그린워싱 덕에 온몸이 푸르딩딩하게 물들었다… 정도가 되겠다.


자, 이제 어쩌면 좋을까. 막막한 질문같지만 답은 무척이나 간단하다. 아무것도 소비하지 않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아무것도 소비하지 않는다면 내가 입고 걸치고 들고 바르기 위해 인간 외의 다른 존재를 죽이거나 착취하지 않아도 되며, 그 무엇도 만들지 않아도 되니 폐수나 탄소가 배출될 여지도, 과잉 소비 이후 남겨질 의류 쓰레기더미도 싸그리 없어질 테다. 정말이지 쉽고 명료하지만 동시에 절대 실현하지 못할 해결책이 아닐 수 없다. 인간의 삶은 자연을 변형시키는 방식으로 영위되기 때문에 아무것도 생산하지도, 소비하지도 않고 살아가기란 불가능하다. 이 거대하고 공고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아무것도 소비하지 말자는 소리가 가당키나 해? 아니, 굳이 체제의 탓을 하지 않더라도 그냥 나 개인의 욕망만으로도 이미 글러먹었다. 계절마다 옷 사들이는 일을 하나의 낙으로 삼는 풀{full}소유 인간으로서 아무것도 사들이지 않고 이미 가진 것으로만 남은 생을 꾸려나가기란 깊게 고민하지 않아도 걍 쌉불가능하며 도무지가 택하고 싶지 않은 선택지이다. 지구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어쩌겠어. 난 입고 사고 갖는 게 너무너무 좋은 걸. 그러니 지구를 위해서, 무엇보다 스스로를 위해서 무소유 이외의 실현가능한 대안이 절실했다.

 


명확한 규정의 필요성

굳이 기업의 입장을 헤아려보자면 걔네도 걔네 나름대로의 억울함이 있을 수도 있다. 동물성 아닌 건 사실이니 비건이라고 셀링한 건데 뭐가 문제냐 이거지. 그렇지만 현재 비건이라고 이름 붙여 판매되는 제품들을 만들기 위해 배출한 공업 폐기물의 양은 결코 묵인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탄소나 폐수로부터 연쇄되는 환경 파괴가 얼마나 심각한지, 그 결과 우리가 무엇을 직면하게 되었는지를 떠올린다면 반환경적인 제품을 비건의 범주로 묶어 팔아주는 일은 이제 그만 관둘 때가 되었다.


기업의 눈 가리고 아웅을 저지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명확한 데드라인이 될 수밖에 없다. ‘비건 어쩌고’를 표방하는 각종 의류 제품을 살피며 느낀 것은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함이 시급하다는 점이다. 위에서 이미 한 차례 토로했듯, 그나마 화장품의 경우에는 기관의 검증을 통과하고서야 비건이라는 명칭을 내걸 수 있지만 화장품 외 품목에 대해서는 정해진 기준이 없기에 가죽이나 털이 아니라면 냅다 비건이다. 그렇지만 환경에 치명적인 제품은 결코 면밀한 의미에서의 ‘비건’이 될 수 없으며, 보다 확장된 개념의 비거니즘을 적용해 수준 미달의 제품에 대해서는 과감히 제재를 가해야 함을 이제는 안다.


즉 포화 상태인 비건 시장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강제성이 필요한데, 이때 기업으로부터 어떠한 자정 작용을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다. 아무리 ESG 경영 방식을 추구한다고 하더라도 기업의 제1목적은 최대한 많은 자본을 긁어모으는 일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나 국회의 손을 빌려 기업의 기만적 마케팅을 저지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소비자 중심의 소비 문화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정부나 국회에 모든 권한을 위임할 수는 없다. 비거니즘을 지향한다고 말하는 소비자들은 현재 발 딛고 서있는 곳으로부터 한 발 더 나아가 지속가능한 비거니즘을 도모해야 한다.


막말로 당장 백 년 후의 지구가 어떤 모습일지 감도 잡을 수 없는 상황에서 비거니즘을 포함한 그 모든 권리 신장 운동이 대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목 놓아 외쳐 쟁취하면 뭐 해, 멸망하면 끝인데. 인간과 비인간이 모두 멸종한 이후에도 채 썩지 않고 지구에 남아 있을 무수한 비건 나부랭이들은 참담하기 그지없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동물권 옹호로부터 진보한, 지속가능한 비거니즘의 모습을 꿈꿔야 하는 까닭이겠다.


자본주의 체제 하의 생산에서 소비자들은 막강한 듯 보이면서도 실질적인 힘을 갖지 못한다. 사회적 생산은 수요가 아닌 자본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비거니즘 시장은 꾸준히 성장 중이며 무한한 잠재력을 지녔다고 평가되지만 까고 말해 당장의 돈이 되지는 않는다. 환경 파괴적인 비건 제품들에 대해 불매 운동을 전개해봤자 그것이 기업에게 얼마만큼의 위협이 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소리이다.


그렇다고 소비자들이 아무런 역할을 맡을 수 없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소비자 집단을 단순히 이 체제에 부역하는 이들로 본다면 소비자들은 다분히 수동적인 위치에 놓이게 되겠으나, 소비자 집단이 지닌 시민으로서의 성격에 주목한다면 우리는 보다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다. 예컨대 소수의 소비자가 자본을 좌지우지하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는 없지만, 그들이 주축이 되어 감시탑을 건설해볼 수는 있을 테다.

 


그럼에도 속아보기

여지껏 실컷 시장에 나와있는 대부분의 비건 제품들이 얼마나 소비자 기만적인지, 우리는 그 기만을 저지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떠들어댄 입장에서 심히 민망하다만, 그럼에도 우리는 (말이라도) 비거니즘을 표방하는 제품들을 소비하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마구잡이로 소비하자는 뜻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무언가를 소비해야 한다면 최소한 논비건 제품보다는 비건 제품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말이다.


아무것도 몰랐다면 모를까, 다 알고 난 마당에 비건 제품을 소비하는 것은 왠지 모를 찝찝함을 남긴다. 당장 나만 해도 무심코 구매한 비건 레더 자켓을 걸칠 때마다 이 옷이 ‘싸다싸 레쟈자켙’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좌절할 테고, 속았다는 기분에 분함을 느낄 테다. 그러나 그마저의 선택지도 없었던 ―더 정확히는 지금과 동일한 제품을 팔지언정 ‘비건 레더’라고 이름 붙이지 않았던― 불과 몇 년 전을 떠올린다면 계속해서 속아볼 이유는 충분한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스스로를 속이는 과정은 무척이나 많은 합리화를 필요로 하기에 알면서도 속아보자고 선뜻 말하기란 쉽지 않다. 개인의 양심을 동력으로 굴러가는 소비 운동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무엇보다 개인이 행하는 ‘착한 소비’가 생산 체계의 변화로까지 이어지기 위해서는 아주 긴 시간이 필요하니 말이다. 그렇지만 성에 차지 않는 제품임을 알면서도 구매하고, 모른 척 힘을 보태다 보면 시장에는 더 많은 선택지가 생겨날 테고 어쩌면 그중에는 썩 만족스러운 제품도 한두 개 껴 있을지도 모른다. 그 가능성에 투자해보는 거다.


무엇보다, 이러쿵 저러쿵 떠오르는 잡념들이 머릿속을 부유하는 와중에도 동물을 패 죽이거나 혹사해 얻은 무언가를 걸치는 것보다야 눈 앞의 상술에 기꺼이 속겠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내가 사거나 사지 않는다고 해서 한 생명이 곧장 죽거나 살게 되지는 않을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나의 신념은 영원히 개인적 실천의 영역쯤에만 머무를 수밖에 없을 것 같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다시금 속아보기로 결심하는 까닭은 역시나 가능성이다. 내가 이 기만적 선택지를 고름으로써 어쩌면 죽을 운명이었던 한 마리가 며칠이나마 더 살게 되었을 가능성, 그러한 선택들이 모여 아주아주 어쩌면 한 마리에게 가능해질 삶의 가능성. 워런 버핏이 들으면 뒷목 잡고 넘어갈지 모르는 소리겠다만, 투자는 오로지 감이랬다. 그리고 내가 투자한 이 실날같은 가능성은… 어쩐지 아주아주 성공할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오늘 뭐 입지?


배송 온 옷 한 벌로부터 시작한 글인데, 여기까지 쓰고 나니 어째 너무 멀리 와 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모르고 살았다면 앞으로도 매일매일 나는 누군가로부터 아무것도 빼앗은 것 없이 소비하고 걸쳤다며 약간의 도취감에 취한 채 발 뻗고 잠들 수 있었겠지만 이제는 그럴 수도 없게 되었다. 솔직히 말해 머릿속에 ‘스불재’ 세 글자가 둥둥 떠다니는 판국이지만, 그 무엇에 대해서든 절대 그를 알기 이전으로 돌아가지는 않으리라고 다짐했으니 감당하고 내딛는 일 역시도 나의 몫일 테다.


오늘 뭐 입지? 무엇을 걸칠지 고민하다가 옷장 한 켠에 걸린, 이 글의 시발점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잠시간 얄랑한 우월감을 선사했던, 그러나 한낱 기만에 지나지 않았던, 그럼에도 앞으로 생겨날 무수한 선택지를 함의한 나의 자켓. 이미 사 버린 걸 어쩌겠어. 이 옷 한 벌을 만들기 위해 배출되었을 물과 탄소에게 사죄하는 일은 닳아 헤질 때까지 입어뽕을 빼는 법밖에 없다는, 벌써 몇 번째의 자기 합리화를 하며 자켓 소매에 팔을 꿴다. OOTD, 목까지 올라오는 스트라이프 티셔츠에 블랙진, 짙은 립스틱, 마지막으로 비건 레더 자켓. 꽤나 멋진 언니야의 차림새를 한 나는 약간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집을 나선다.



편집장 열음 / yeoleumse@gmail.com


[1] 비건 친구를 둔 당신에게 (2021). 고대문화 145호.

[2] 온실가스 내뿜는 소…”2040년 육류시장 60%는 대체육”(2022.05.26.). SBS 뉴스.

[3] 박진영, 신하나 (2022). 51.

[4] 같은 책. 51-52.

[5] 골칫거리, 코로나 폐마스크의 환경오염 (2022.03.03.). 전북도민일보.

[6] 가짜 가죽을 의미하는 용어이다. 이는 주재료인 플라스틱을 이용하는 ‘플라스틱 가죽’이라는 말에서 유래한 것으로 역시 인조 가죽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7] 오스트리아의 섬유기업인 렌징(LENZING)은 기존 레이온 계열 원단을 직조하는 비스코스 공법이 환경파괴적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이를 보완한 원단인 ‘에코베로’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렌징을 제외한 모든 기업이 비스코스 공법으로 레이온을 직조한다.

[8] 내가 산 유기농 티셔츠가 ‘진짜’ 유기농이 아니라면? (2022.04.14.). BAZAAR.

[9] 국내 비건 시장의 규모는 현재 2000억 원대 수준으로 앞으로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비건은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트렌드이기도 한데, 글로벌 비건 시장 규모는 2020년 261억 달러(약 33조 원)를 기록했으며, 오는 2028년 613억 달러(약 79조 원)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10] Environment(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의 약자로, 지속 가능성을 위해 세 가지 요소를 고려하여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경영 구조를 뜻한다.

[11] “명확한 기준 없고 효과도 모호”… ‘비건 화장품’의 명암 (2022.04.15). 조선일보.



참고문헌

단행본

박진영, 신하나 (2022). 지구를 살리는 옷장. 창비.

논문 및 저널

상민 (2021). 비건 친구를 둔 당신에게. 고대문화 가을 145호.

기사 및 온라인 자료

배동언 (2022.03.03.). 골칫거리, 코로나 폐마스크의 환경오염. 전북도민일보. Retrieved from http://www.dom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73463

박현정 (2022.04.11.). “비건레더=친환경?” 패션업계 그린워싱 주의보. 컨슈머타임스. Retrieved from http://www.cs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494917

서동균 외 (2022.05.26). 온실가스 내뿜는 소…”2040년 육류시장 60%는 대체육”. SBS 뉴스. Retrieved from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765389&plink=ORI&cooper=NAVER&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

신혜정 (2022.05.04.). 미국서 ‘인조가죽’이 한국선 ‘에코가죽’ 된다...패션업계 만연한 그린워싱. 한국일보. Retrieved from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43013030003992?did=NA

이보람 (2014.06.03.). 생활 속 유해물질 ‘PVC’에 대해 아시나요?. 경향신문. Retrieved from https://www.khan.co.kr/life/health/article/201406031816012?utm_source=urlCopy&utm_medium=social_share#c2b

김준기 (2018.11.28.). 베지터블 레더에 관한 10가지 질문과 답변 [온라인 사이트]. 접속일 2022.10.19.. Retrieved from https://www.shuroopkorea.com/blogPost/havitz_vegetableleatherQnA

하퍼스 바자 코리아 (2022.04.14.). 내가 산 유기농 티셔츠가 ‘진짜’ 유기농이 아니라면? [온라인 사이트]. 접속일 2022.10.18.. Retrieved from https://www.harpersbazaar.co.kr/article/65152

OSISWING (2021.01.21.). 비건레더란 무엇인가 [온라인 사이트]. 접속일 2022.12.03.. Retrieved from https://osiswing.com/2021/01/21/%EB%B9%84%EA%B1%B4%EB%A0%88%EB%8D%94-%EB%AC%B4%EC%97%87%EC%9D%B8%EA%B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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