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자전거 - 여행 14
너를 당겨주는 힘
여행을 하면서 아들 자전거 밀어주기가 힘에 부쳐 자전거 뒤에 낚싯대처럼 막대를 거치하고 줄을 달았다. 복잡하지 않은 길에서 아들이 다가와서 한 손으로 막대 끝 줄을 잡으면 견인해 주는 식이었다. 아빠가 손으로 등을 밀어줄 때와 비교해 한결 손쉽게 힘이 전달된다. 다만 아들이 당겨주는 힘을 스스로 선택하고 조절해야 하니 아들을 전적으로 믿어야 한다.
처음 줄을 달았을 땐 아들이 자꾸만 잡으려 해서 허락할 때만 잡으라 해야 했고 번번이 놓지 않으려 해서 이제 그만 놓으라 말해야 했다. 잡고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앞서던 내 자전거와 가볍게 부딪힌 적도 있다. 괜한 옵션을 제시해 준 게 아닌가 후회도 들었다. 너들 당겨주는 힘에 의지하다 보면 가고자 하는 길을 잃어버리고 끌려가게 되니, 언제든 놓을 수 있는 마음으로 힘을 빌려야 한다며 과장된 잔소리를 했다.
여행이 길어지면서 아들은 손잡이를 잡는 시간은 오히려 점점 줄어들었다. 지쳐 보일 때 잡으라 권하면 잠깐씩 잡았다가 아빠도 힘들 텐데... 하면서 금방 놓는다. 그러다가 뒷 따르는 시간보다는 앞서는 시간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옆에서 밀어주던 시기를 지나 당겨주던 시기를 지나 이제 앞서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의 힘을 빌리려는 시간은 너무 짧았다. 아쉬울 정도로. 아빠의 힘을 벗어날 준비를 하라는 조언이 필요 없을 정도로. 당겨주는 힘을 공감하도록 애쓰면 될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