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자전거 - 여행 18
하늘을 나는 자전거
자전거 국토종주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라이딩 중에 대화는 확연히 줄어들었다. 아빠는 잔소리를 할 만큼 했고 아들은 불평을 할 만큼 했기에 그랬을까? 각자의 라이딩을 즐기는 시간이 많아졌다. 아들은 자전거를 즐기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내는 것 같았다. 하루의 여정이 마무리되려 하면 라이딩을 아쉬워하기도 했다. 해가 뉘엿해지고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어디서 보았을까? 아들은 턱을 들고 두 팔을 벌려 자전거를 타곤 한다. 손끝을 까딱거리며 바람을 느끼고 페달을 아무런 힘듦도 없는 것처럼 굴린다. 감동이 피어올라 바라본 건데, 위험해서 걱정할까 봐 그랬는지 "아빠 이러면 하늘을 나는 것 같다." 한다.
난다는 것은 공중에 떠서 어떤 위치에서 다른 위치로 움직이는 것이고 자전거를 탄다는 것도 지면에서 발을 떼고 움직이는 상황이니 어쩌면 하늘을 낮게 날고 있는 것이 아닐까? 특히 자전거를 타고 가속력 만으로 움직임을 유지하며 스스로의 무게로 방향을 조정하며 바람을 가르면 정말 비행을 하는 것 같다. 내게 자전거가 특별해지는 순간이 그랬다. 날아본적이 없지만 날고 있다고 느꼈다.
일상에서 특별한 노력 없이 나는 듯 움직이는 나를 만날 때가 있다. 어떻게 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능숙하게 하고 있는 일. 좋은 습관이라면 관성을 유지하고 싶고 나쁜 습관이라면 브레이크를 잡고 싶지만 반대로 하기가 쉽다. 그래서 몸에 밴 움직임을 동경하면서도 항상 경계하게 된다. 그런 경계도 멈추고 머리가 쉴 수 있는 움직임 하나쯤은 보유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지금의 움직임에 목적이나 답을 찾지 않아도 되는 움직임. 고민과 고단함이 없는 움직임. 생각을 끌 수 있는 움직임을 자전거와 함께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