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기다리는 엄마

아들의 자전거 - 여행 19

by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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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기다리는 엄마


자전거 국토종주의 마지막 날 오후. 부산에 가까워지면서 아들은 엄마가 국토종주 종점에 나와 기다리는지 몇 번을 확인했다. 8일의 여행 중에 한 번도 엄마를 찾지 않다가 불현듯 엄마가 보고 싶은 것 같았다. 아들은 종점의 피니시 표지석을 확인하고는 엄마부터 찾았다. 아빠와 단둘이 함께한 여행이었지만 아들은 함께한 아빠보다는 기다리던 엄마 품에 안겨 눈물을 흘렸다. 아빠가 닿을 수 없는 엄마와 아들의 교감을 바라보며 뭉클했다. 엄마의 기다림을 잘 공감하는 아들로 자라나면 좋겠다. 그리고 아빠도 아빠의 엄마가 보고 싶어졌다.

아들을 기다리는 엄마의 시간. 기숙사나 군대에서의 시간을 통해 알게 되는 사람도, 결혼이나 육아를 지나면서 알게 되는 사람도 있다. 혹은 엄마를 떠나보내고서야 알게 되는 사람, 영영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다. 누구도 일찍부터 잘 알고 있었다고 자신할 수가 없다.

나는 중학교부터 도심의 학교를 다니러 어머니 곁을 떠난 터라 줄곧 엄마와 떨어져 살았다. 내 가정을 이루고 뒤늦은 유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엄마의 말기 암 소식을 들었다. 무작정 한국으로 돌아와 1년 동안 간병을 했다. 기약도 계획도 없이 맡게 된 간병에 안팎으로 많은 갈등을 겪었다. 하염없이 기다리는 게 너무 답답해 여러 방법을 찾기도 했지만 금세 관둘 수밖에 없었다. 할 수만 있다면 나라도 기다리는 엄마의 시간을 줄여주고 흔들리지 말고 함께 해주는 게 최선임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나의 기다리는 시간을 통해 엄마의 기다린 시간을 모두 갚아 줄 수는 없었다. 하지만 마음을 정리하면서 얻은 깨달음으로 오히려 과분한 보상은 분명 받은 것 같다. 이제는 잊지 않고 추억하면서 엄마의 시간을 갚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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