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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봄봄 Oct 26. 2021

​다시한번 희망을 품어도 될까요.

우리 아이는 결국 태어난 지 103일, 교정일 38일에 기관절개술을 했다

우리 아이는 결국 태어난 지 103일, 교정일 38일에 기관절개술을 했다.     


2020년 12월 31일 둘째 봄봄이가 태어났다.

임신 30주 5일 만에 1602g으로 태어나버렸다.


새벽 2시쯤 집에 도착하자 신랑이 꼭 안아주었다. 난 봄봄이를 데리고 오지도 못한 채 나혼자 집에 왔다는 죄책감에 엉엉 소리내어 울었다. 첫째는 봄봄이가 중환자실로 갈 수도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될 지 몰라 같은 아파트에 사는 친정엄마에게 맡겨서 볼 수 없었다. 바로 누워 잠을 잤다. 그동안 잠을 잘 못자고 반나절을 울었더니 짧은 시간이지만 푹 잘 수 있었다. 


아침이 되자 얼른 친정엄마집에 가서 자고있는 첫째 옆에 누워 첫째를 꼭 안고 다시 잠을 잤다.      

그렇게 첫째와 자고 있는데 우리아빠가 들어와서 자고있는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는데 눈물을 참느라 힘들었다.    

  

첫째가 깨면서 옆에 엄마가 있는 걸 알고 나를 꼭 안아주면서 봄봄이도 같이왔어?라고 물어보는데 난 또 아직... 의사선생님이 봄봄이는 좀있다 데려가래... 다음에는 꼭 같이 올게...  

   



첫째를 등원시킨 후 나도 병원갈 준비를 하고 중환자실 연락을 기다렸다. 10시가 넘어서 중환자실에서 연락이 와서는 면회가 가능하다 하여 얼른 집에서 출발하였다.      



또 이런모습을 보는구나...     

     

주치의 선생님이 봄봄이가 또다시 이렇게 된 원인이 바이러스감염인지 폐가 안좋아진 것인지 기도가 좁아져서 그런 것인지 이번에는 이것저것 검사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하였다. 지금은 봄봄이가 힘들어해서 재우는 약을 쓰고 있으니 재우는 약을 끊으면 검사를 한다 하였다.      

     

원인만 알아도... 치료를 할 수 있을텐데... 너무 답답하였다.     

     

중환자실 주치의 선생님은 전화로 매일 봄봄이의 상태를 알려주셨다. 그래도 하루하루 좋아지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호흡기 셋팅도 하루하루 줄이고 있었고 호흡기를 떼면 ct도 찍을 예정이라 하였다.      

     

3월 21일 중환자실에 봄봄이 기저귀랑 물티슈를 전달하러 병원에 갔다. 물품을 전달하고 핸드폰에 사진만 받아서 집으로 왔다. 그날 저녁 주치의 선생님이 오늘 저녁에 호흡기를 떼고 하이플로우로 변경할 예정이고 내일 바로 ct을 찍는다고 하였다. ct를 찍으러 검사실로 가고 다시 중환자실로 들어갈 때까지는 봄봄이를 볼 수 있다고 했다.      

     

다음날 3월 22일 친정엄마와 함께 병원에 가서 중환자실에서 봄봄이가 ct를 찍으러 나올때까지 기다렸다. 봄봄이를 보았다.      

힘들어보였지만 호흡기도 떼고 눈도 뜨고 있었다.      

봄봄이를 안아보았다. ‘봄봄아 엄마가 미안해, 정말 미안해’ 우리 봄봄이...너무 가벼웠다. 태어난 지 80일이 되었지만 아직 몸무게는 3.5kg. 처음 입원할때보다도 더 빠져있었다. ct를 찍는 시간은 너무 짧았다. ct를 찍자마자 봄봄이는 다시 중환자실로 들어갔다. 봄봄이를 보고 오니 더욱더 봄봄이가 보고 싶어졌다.      

     

주치의 선생님은 봄봄이가 지금은 아니지만 기관지폐이형성증을 앓고 지나간 흔적이 보였고, ct상으로는 기도가 좁아보인다고 했다. 실제로도 이번에 기관삽관할때 기도가 좁아서인지 잘 되지 않았었다고 한다. 만약 좋아지지 않는다면 전신마취 후 수술장에서 기도를 자세히 봐야 될 것같다 하였다. 전신마취라니... 처음에 탈장수술할때도 마취에서 못깨어 났었는데...다시 전신마취를 한다는게 너무 무서웠다. 그냥 빨리 봄봄이가 좋아져서 집에 같이 가고 싶을 뿐이다. 

     

그래도 다행히 봄봄이는 좋아지고 있었다. 주치의 선생님은 이번에는 확실하게 좋아지고 난 뒤 병실로 올려보낸다고 했다. 콧줄도 빼고 입으로도 잘 먹는다고 했다. 다음주 초즘 병실로 올라갈 것 같다 하였다.      

3월 29일 월요일 아침, 중환자실에서 오늘 봄봄이가 병실로 간다고 코로나 검사를 받고 오라 하였다. 이번엔 진짜 마지막이었음 좋겠다는 마음으로 신랑과 함께 봄봄이를 만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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