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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ie Jun 08. 2024

꽃잎 같은 사람

서로의 '깊이'를 알아주는다는 게 이리도 행복한 일인지 몰랐다. 다 떠나서 참 편안하다.


그가 있어 확실히 행복하다. 그는 선을 넘지도, 나를 귀찮게 하지도, 함부로 대하지도 않으며 나를 존중하고 나의 생활에 솜사탕처럼 달콤파고 포근하게 살포시, 혹은 꽃잎처럼 부드럽고 향긋하게 가벼이 내려앉았다.


그는 나와 함께 산책을 하고, 나와 함께 공연을 보고, 영화를 보고, 내가 책을 읽을 때면 옆에서 자기 할 일을 하고, 가끔 맛있는 걸 함께 먹고, 나의 무거운 가방을 들어주며 나의 집 뒤에서 나를 꼭 안아준다.




일정 없는 토요일이면 다이어리와 책을 싸들고 와 고독을 즐기곤 하던 곳. 이번에는 혼자 오지 않았다. 버스 대신 그의 차를 타고 왔다. 내가 혼자 오던 그 카페에 왔다. 혼자 앉던, 햇살이 잘 드는 바로 그 자리아 함께 앉았다. 꿈꾸던 순간이다.


뭐 하나 성에 차지는 않지만 감수하며 만나는 사람이 아니라 진정으로 마음에 드는 사람. 그리고 나의 감정을 건드릴 수 있는 사람.


이곳에 있는 시간 동안 나는 얼마나 고독과 싸웠는가. 이제 그럴 필요가 없다. 혼밥도 못하는 바보였는데, 이제 맛있는 것도 먹을 수가 있다.


그는 내가 마음의 양식을 쌓고 지혜의 토양을 가꾸는 동안 자신의 목표를 위해 싸운다.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는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사고를 이해하는 사람.


나는 다시 한번 진정한 사랑을 믿어보기로 한다. 시도해 보기로 한다.


나는 마음이 떨리고 진정으로 행복하다. 또 하나의 세계가 열린 듯하다. 소중하고 조심스럽다. 그래서 더 함부로 떠들고 다닐 수가 없다. 모든 것이 잘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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