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를 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은 나날들

by 전혜윰

원래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일찍이 깨달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명 인터뷰를 목표로 삼았다. 30일 동안 하루에 한 명씩 인터뷰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이유는 하루에 한 명 정도는 달성하기 쉬울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부러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호스텔에 숙박을 잡았고 시내 중심가를 거점지로 삼았다.


그리고 코펜하겐에 도착한 첫날, 쉽지 않음을 깨달았다. 내가 원했던 인터뷰 대상자는 덴마크에서 태어난 현지인이었고 코펜하겐은 관광도시라 수많은 관광객들 사이에서 현지인을 찾아내기란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와 같은 고난도의 미션이었던 셈이었다. 용기 내어 마주하는 사람들에게 말을 건네고 다짜고짜 어느 나라 사람이냐 묻기는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 열심히 스몰토크를 했다. 대화가 무르익고 나면 그제야 마음속 한가운데에 품고 있는 질문을 건넸다.


"혹시 너는 어느 나라에서 왔어?"


스웨덴,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내가 원하는 답은 아무도 들려주지 않았다.


'대체 덴마크 사람들은 다들 어디 있는 거야? 덴마크 도착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이렇게나 없다고?'


이틀 동안 10명도 넘게 만났지만 모두 관광객이었고 인터뷰는 대실패였다. 숙소 로비에 앉아 한숨을 푹 쉬며 오늘의 계획을 수정하고 있던 그때, SNS 알림이 울렸다.


"안녕하세요, 혜윰님. 저는 덴마크 전문 미디어를 운영 중인 A입니다. 덴마크와 한국을 오가며 덴마크의 소식을 전하고 있는데 한달살이를 하러 오셨다고 하니 궁금한 게 많아서요! 혹시 언제 티타임 괜찮으실까요? 대신 저도 덴마크 생활 꿀팁 전수해 드릴게요!"


SNS에 한달살이를 기록하고 싶어 게시물을 올렸는데 내 콘텐츠를 보고 연락을 주신 거였다.


'이게 무슨 일이야?'


누군들 붙잡고 내 상황을 이야기하고 조언을 구하고 싶었던 찰나에 찾아온 놀라운 우연이었다. 낯선 사람에 대한 일말의 경계조차 없이 바로 그날 만남을 약속해 버렸다.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워킹홀리데이로 덴마크라는 나라와 연이 닿았고 그게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덴마크라는 나라가 좋아서 덴마크를 오가며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미디어를 운영하게 되었다는 말을 듣고 이곳을 선택한 내 결심에 다시 한번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덴마크 행복학교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고 있었는데 그 프로그램이 한 달 과정이라 한달살이 하러 온 나에게 호기심이 생겼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리고 보통 한달살이는 물가가 저렴한 나라로 가는 게 일반적이라 덴마크로 한달살이를 하러 온 건 처음 봤다고 하셨다.


"행복을 찾고 싶어서 왔어요. 이 나라가 왜 행복한 나라 1위인지 궁금했거든요. 그래서 사실 현지인 30명 인터뷰를 목표로 이곳에 온 건데 덴마크 사람들 만나기가 쉽지 않네요."


"그렇죠. 코펜하겐은 더군다나 관광지이기도 해서 관광지 위주로 여행 오는 관광객들에게는 아마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여기 제 지인이 운영하는 커뮤니티가 있는데 그곳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알고 보니 그 지인분은 내가 예약해 둔 투어의 가이드님이셨고 나는 그 말을 듣고 뭔가 실마리가 보이는 듯한 기쁨을 느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내가 수월하게 목표달성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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