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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영혼

현실과 꿈 그 사이

by RIZ

지나가는 쇼츠로 봐서 정확히 어떤 영화, 드라마인지 알 수 없지만,

50살 생일을 맞이한 여성이 있었다.

가족들과 친구들 사이에서 축복을 받은 그녀는 50대가 된 소감을 말했다.

이것도 하고 싶었고, 저것도 하고 싶었는데 다 하지 못했다며 신세를 한탄했다.

그런데 그녀가 제일 슬픈 건 더 이상 그 많은 것들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것이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나이가 들어가며 생각이 바뀌고, 가치가 변하면서

자연스럽게 예전에 갈망하던 것을 더 이상 원하지 않게 되는 것.

학생 때 음악에 미쳐 매일 빠져 살았지만

이제는 한 번씩 듣는 것만으로 만족하는 정도가 된 것처럼.




그런데 영상 속 그녀가 우는 모습을 보니 돌멩이를 맞은 것 같았다.

그것은 어쩌면 슬픈 일이었다.





10대 20대 시절을 회상해 보면 매일 새로운 꿈을 꾸었다.

전 세계를 누비며 일하는 멋진 커리어우먼이 된 나를 상상하기도 하고

숨겨진 천제적인 재능을 우연히 발견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하기도 하고

꾸준한 취미로 전문가 같은 실력을 가지게 될지도 모르며

나의 무한한 가치를 마음껏 펼칠지도 모른다는 그런 꿈들.


하지만 어른이 되면서 나의 한계를 알게 되고,

적당함의 미학과 일상의 소중함이라는 명목하에

현실과 타협의 악수를 자꾸만 하게 되고

그것에 만족을 느끼며

수많은 꿈들이 흥미롭지 않게 되고

당장 오늘의 행복과 가까운 미래의 목표만을 바라보게 되어버린 것이다.



현실과 타협의 악수를 물리치고 멋대로 나아가기엔

너무 애매하고도 힘없는 꿈들만 가슴속에 남아버렸다.


만약 이대로 더 어른이 되어버린다면

40대가 되고 50대가 되면서 더 이상 꿈이란 게 없어져버려

눈을 뜨고 눈을 감는 그 순간순간, 하루하루만 간직하게 되어버리진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혹자는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진실일지 모른다.

하지만 사람은 꿈을 꿀 때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루의 행복에 만족하는것이 옳은 걸까

꿈을 꾸는 영혼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게 좋은 걸까.

둘 다는 될수 없는걸까




- 30대의 딜레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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