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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유지

관계유지는 어려워

by RIZ

만나고 나면 즐겁고 에너지를 받는 만남이 있는 반면

시간이 유독 안 가는 만남이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나와 맞지 않은 사람이라고 그냥 넘겨버린 뒤 그 사람과의 만남을 지속하지 않았다.


진심으로 대할 수 없는 관계는 무의미하다고 여겼기에 비록 혼자가 된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내가 진짜로 지켜야 하는 건 그 사람과 나와의 관계가 아닌 나와 나의 관계라고 생각했다.


오늘도 여느 때와 같은 그런 만남이었다.


우린 이미 어색해질 때로 어색해져 버린 관계가 되어버려 서로 기본적인 예의만 차리고 있었다.

겉으론 친구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관계.

마음이 무거워질 때로 무거워져 돌아와

또 나는 자기 보호를 했다.


맞지 않은 사람인 것뿐이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그 사람을

부정적인 이미지의 어떠한 사람으로 만들어 버렸다.




분명 오류가 있다.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을 좋은 사람, 나쁜 사람으로 정할 수 있는 올바른 기준이 있는가.


귀에 거슬리게 키보드를 치고 쩝쩝거리는 사람

본인의 이득만 받으려 하는 얍삽한 사람

남응 멋대로 판단하고 멋대로 욕을 하고

비웃고 무시하는 사람


객관적으로 분명 좋은 사람이 아닐지라도

정말 나는 모두에게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을까.


그때의 나의 기분, 상황, 태도에 따라 멋대로 규정짓고 이미 부정적인 이미지가 되어버린 사람과의 관계를 단정 지어버린 건 아닐까.


나를 위한다는 핑계로

과감히 그 인연을 싹둑 잘라버리고

홀가분함을 느끼지만

이러다 나는 어떠한 성장도 없는 다 끊어져 어디에도 연결되지 못하는 사람이 되진 않을까



나를 지키는 일과 관계 속에서 살아남기.

여전히 어렵고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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