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에 점을 찍어 주사위 놀이를 한다
4가 나온다
제자리 뛰기 여섯 번을 하고
숨을 헐떡인다
그냥 숨바꼭질을 해볼까
문 뒤에 쏙 하고 숨은 채
우렁차게 재채기를 한다
그렇게 발각 당해 승리를 취한다
줄넘기도 재미있을 텐데
깡충 뛰어 줄을 넘다가
열 번째에 일부러 줄을 밟는다
잘한다는 칭찬이 들린다
역시 달리기만 한 게 없지
전력으로 달릴 듯 자세를 취하고는
요만큼도 움직이지 않는다
1등이다
이번엔 무얼 할까 골똘히
생각하다 문득 주위를 둘러본다
여전히 똑같은 모양새의 세상
반복이 지루하게 반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