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라는 세상
잠의 달콤함을 내쫓는
카페인의 시커먼 쓴맛이
밤보다 더 아득한 어둠으로
그대를 말아쥐고
곤두선 털을 힘겹게 앉히며
그대가 방패 대신 들어 올리는
연노랑 투명한 국화차 한 잔
은은한 꽃내음의 묘약이
지친 그대의 목을 잠시나마 적셔도
여전히 그대가 목이 말라
욱신거리는 영혼과 육신으로
위태로이 숨 내쉬는 까닭은
더 이상 들려오지 않는
애틋한 한 잔의 시
목이 마른 그대 위해
펜을 찻잎 삼아
종이를 찻잔 삼아
정성껏 무심히
알맞게 우려낸, 여기 이 한 잔
주저앉힐 만큼 흠뻑 젖기보다
유달리 일찍 눈 떠진 날의
새벽 공기같이 촉촉하게
이 순간 행복해 죽겠다는 함박웃음보다
한 켠에서 오래도록 기억하리란
미소 한 번 짓게
애정이든 위로든 그대가 원하는 맛으로
이 한 잔을 시작으로
다시금 시가 들려오기를
그대의 모든 몸짓에 운율이 따르고
뭉클한 은유의 발자취가
그대의 흐리던 눈앞에 드러나기를
그렇게 그대의 마음 마르지 않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