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만 얇게 벗겨내다가
지루했는지 손톱을 하나씩 뽑는다
드러난 살갗이 쓰려 눈물이 절로 떨어진다.
장난치듯 해맑게 웃으며 뼈마디를 꺾더니
깡충깡충 뛰놀며 신이 나 으스러뜨린다.
근육마저 뚫고 손을 집어넣어
온 장기를 찌르고 귀엽게 조몰락거리니
끝내 수치스런 신음이 터져나온다.
기필코 죽여버리리라 다짐하며
온 힘으로 목덜미를 쥐고 뜯으려는데
나를 응시하는 그녀의 묵직한 동공
당장 찢어야만 하는 그 입에선
결국 사랑한다는 음성이.
힘을 잃는 손가락
그녀를 껴안는 두 팔
별의 폭발보다 강한 입맞춤에
눈부신 발작으로 멎어버린 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