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일흔에 발레를 시작한 덕출과 스물셋 꿈 앞에서 방황하는 발레리노 채록의 성장 드라마 '나빌레라'. 웹툰으로도 유명한 이 드라마는 많은 이들에게 잊고 있던 꿈을 꺼내보게 만든다. 연기 인생 56년 만에 첫 주연을 맡았다는 덕출 역의 '박인환'님의 흔들리는 눈빛, 무언가에 홀린 듯 허공을 가로지르는 발레 동작은 내 가슴을 두근두근하게 했다. 내 인생에 저토록 간절한 꿈이 있었던가? 꿈을 이룬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우리는 '꿈을 이룬다'는 것을 '된다'(become)의 의미로 생각한다. 나는 여기에 있고, 꿈은 저쪽에 있어서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꿈에 닿으면 '나는 꿈을 이루었다'라고 말할 수 있다고. 그렇게 미래의 꿈을 위해 지금 이 순간을 희생한다.
나는 다르게 정의 내리고 싶다. 내 꿈이 분명하고 그 원함을 이루는 '오늘'을 살고 있다면, 오늘의 내 가슴이 두근거린다면, 지금 이 순간 나는 꿈을 이루는 삶을 살고 있는 것 아닐까?
애쓰고 노력해서 언젠가 되는 것(becoming)이 아닌
매 순간 내 꿈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being)
드라마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덕출이 '백조의 호수' 무대에서 멋지게 날아오르며 끝이 난다. 설령 덕출이 무대에 오르지 못했더라도 그는 본인의 꿈을 이루는 매 순간을 살았기에 '꿈을 이루었다'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하다는 덕출의 말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먼지를 털어보니 내게도 꿈꾸던 시절이 있었다.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은 내 안에 똬리를 틀고 있었지만, 내 주의는 늘 바깥의 인정에 있었다. 누군가 인정해주길 바라는 못난 바람 덕분에 '비공개' 글이 쌓여갔다. 이제는 그저 쓴다. 남들이 인정하는 작가가 될 수도 있고, 아니 될 수도 있다. 그와 상관없이 나의 서성임을 쓰고 나눈다. 쓰는 이 순간, 쓰는 오늘, 내 꿈은 매 순간 이루어지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