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의 삶을 위해 나는 이전과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늦잠을 자지 않고 새벽부터 움직이기 시작하며, 좋아하던 옷을 더 이상 사지 않으며, 수납장엔 고양이 사료와 약봉투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면서 좋은 기억보단 안타까운 상황이나 누군가의 욕설 혹은 폭언에 더 쉽게 노출되게 되었다. 길고양이 밥을 주는 행위와 더불어 여성이라는 이유로 더 견디기 힘든 상황에 노출되기 일수였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계속 찾아왔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오히려 그 상황들이 나에게 동기를 주었던 것 같다. 겨울이 오면 나의 안위보단 어디선가 추위 속에서 떨고 있을 길고양이가 날 더 춥게 만들었다. 길고양이 삶을 위해 내가 직접적으로 개입하여 도와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을 해왔다. 물론 후원을 통해 그들을 지원할 수도 있었으나 당장 내 눈앞에 있는 나의 동네에 살고 있는 길고양이들을 위해 움직이고 싶었다.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일로 매일 일찍 일어나 밥 주는 일이었다.
오늘도 새벽 4시부터 일어나 그 친구들을 봤으면 하는 바람으로 새벽길을 나선다. 누군가에게는 힘들고 지치는 일이지만 나는 계속해서 길고양이들을 돌보고 싶다. 그들이 조금씩 내게 마음을 열고 다가오는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낀다. 나로 인해 그들이 살 수 있게 되는 것 같이 느껴진다. 내가 그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유지시켜줄 수 있기를 바란다.
이제 그들을 돌본 지 4년 차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나와 길고양이의 삶을 글로 기록하고자 이 책을 내게 되었다.
오늘도 보다 나은 길고양이들의 삶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