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가 두 배인데도 조용하다면, 이미 위험 신호
회사를 분석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게 뭘까?
나는 망할 것 같은 회사를 직감할 때
제일 먼저 부채비율부터 본다.
부채비율이 200%라는 건 무슨 의미일까?
간단히 말하면 남의 돈(부채)이
내 돈(자본)의 두 배라는 뜻이다.
부채비율이 높다고 무조건 망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위기가 닥쳤을 때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기업의 생존력을 가늠할 때,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서는 순간부터
더 신중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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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억짜리 집을 샀는데 대출이 6억이라면?
예를 들어 9억짜리 집을 산다고 가정하자.
내 돈이 3억 있어서 나머지 6억을
은행에서 대출받았다.
은행이 6억을 빌려준 이유는 단순하다.
혹시라도 내가 돈을 못 갚으면
집을 경매에 넘겨서 6억을 회수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9억짜리 집이 6억에 경매로 나오면,
어느 정도 빠르게 팔릴 가능성이 높다.
이 개념을 기업에 적용해 보자.
어떤 기업의 총자산이 900억이라고 가정해 보자.
그중에서 300억이 자기 돈(자본)이고,
600억이 남의 돈(부채)이다.
이 상태에서 회사가 갑자기 망한다면?
채권자들은 자신들이 빌려준 600억을
회수하려 할 것이다.
그럼 회사가 가진 자산을 팔아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문제가 발생한다.
자산을 판다고 해서 다 같은 가격에 팔리는 건 아니다.
회사의 자산을 팔 때 시장에서 제값을 받을 수 있을까?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서면,
회사가 가진 자산을 얼마나 빨리,
그리고 좋은 가격에 팔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된다.
"자산을 70% 현금화하는 건 어렵지 않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부채비율이 높아지면
이 비율이 점점 더 높아져야 하므로
채권 회수 가능성은 급격히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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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비율 200% – 이게 왜 중요한가?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섰다고 해서
바로 망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이후의 기업의 대응 방식이다.
정상적인 회사라면 부채비율이 200%를
넘지 않도록 조절하려 노력할 것이다.
그런데 만약 넘겼다면?
합리적인 회사라면 자산을 매각하고,
돈이 안 되는 사업을 정리하면서
부채비율을 낮추려 할 것이다.
경영진이 상황을 인지하고,
해결책을 마련한다면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섰는데도
회사가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그건 심각한 위험 신호다.
위기의식 없이 매년 부채비율이 증가한다면,
그 회사는 이미 망하는 길을 걷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의 부채비율이 200%를 넘었는데도
$ 자산 매각도 하지 않고,
$ 사업 구조조정도 없고,
$ 대주주 출자 계획도 없다면?
이 회사는 이미 위험한 상태다.
부채비율이 높다는 것은 결국
"회사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점점 줄어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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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는 해결책이 아니다
부채비율이 높아지면,
일부 기업들은 "주식을 발행해서 자본을
확충하면 되지 않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대규모 유상증자는 오히려 위험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예를 들어, 한 회사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한다고 발표하면?
많은 투자자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이 회사, 정말 돈이 없구나."
한국에서는 대주주 중심의 기업 지배구조와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특성이 있어서,
대규모 유상증자를 하면 오히려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유상증자는 현실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특히 이미 부채비율이 높은 회사가
유상증자를 한다면,
더 큰 위기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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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위험한지 아닌지를 판단할 때,
아래 네 가지를 점검해 보자.
$ 부채비율이 200%를 넘었다
$ 회사가 자산 매각, 사업 정리 등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는다
$ 부채비율이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 유상증자를 발표했는데 시장 반응이 싸늘하다
이 네 가지가 대부분 발생하고 있다면?
그 회사는 조용히 망해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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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만 믿으면 안 된다, 직감이 중요하다
부채비율 200%는 중요한 숫자다.
하지만 숫자만 보고 기업을 평가할 순 없다.
산업별로, 기업별로 부채비율은 다를 수 있다.
어떤 기업은 200%를 넘어서도
문제없이 돌아갈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이후의 대응 방식이다.
$ 부채비율이 200%를 넘었는데도 회사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다?
$ 위기의식 없이 조용하다?
$ 부채비율이 계속 상승하는데
아무런 해결책도 없다?
그렇다면 그 회사는 망하는 길을
가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투자는 숫자로 하는 것이지만,
때로는 직감도 중요하다.
부채비율 200%를 넘긴 회사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망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