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맛 탐구생활 ③ 오대
조생종 오대
쌀은 수확시기에 따라 조생종, 중생종, 중만생종, 만생종으로 분류할 수 있다. 글자 그대로 8월 말~9월 초 수확할 수 있는 쌀 조생종이고 10월 말 수확하는 쌀이 만종종이다. 극조생종과 극만생종도 있지만 시판되는 쌀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알려진 쌀 품종 중에는 ‘오대’가 조생종 품종이기 때문에 햅쌀로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품종이다. 거기에다가 ‘철원 오대’라는 강력한 브랜드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름에 얽힌 사연
헌데 이름이 왜 ‘철원 오대’ 일까? 가끔 강연 같은 데서 철원오대쌀은 어디에서 생산되는 쌀일까요? 하고 질문을 하면 당연하다는 듯이 철원과 오대산에서 키워진 쌀이라는 대답이 열에 아홉이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철원이야 그렇다 쳐도 오대산이 문제다. 오대쌀에서 이 오대는 무엇일까?
물론 오대산을 뜻하는 건 맞다. 하지만 오대산 일대에서 키워진다는 의미는 아니고 쌀의 품종 이름이다. 1980년대에는 조생종에는 오대, 설악, 관악, 도봉, 천마 등등 산 이름을 붙였고 중만생종에는 한강, 낙동, 섬진, 동진 등 강 이름을 붙였다. 그래서 조생종 품종 ‘오대’가 생겨난 것이다.
강원도의 힘
이 오대가 꼭 ‘철원 오대’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강원도 일대에서는 오대가 주력으로 키워진다. 삼척에는 ‘삼척동자 오대쌀’, 홍천에는 ‘오대미인’. 인제의 ‘하늘내린 오대쌀’ 등이 있다. 오대라는 이름은 안 들어 가지만 양양 ‘해뜨米’, 화천의 ‘물빛누리’도 오대 품종이고 강릉의 ‘햇쌀 가득’, 양구의 ‘자연중심’도 오대 품종이다.
또 강원도가 아닌 곳의 오대쌀도 있다. 충북 제천의 ‘맑은뜰 오대쌀’ 같은 브랜드도 품종은 ‘오대’이다.
지금은 지역명과 품종명이 같이 홍보되는 게 꽤 있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브랜드에 지역명과 품종명을 합쳐 만든 브랜드는 아마도 오대가 유일하지 않았나 싶다. 그냥 김포쌀, 이천쌀, 고향쌀, 맑은 쌀 같은 지명이나 추상적인 이미지. 이름보다는 이렇게 품종을 병행 표기하는 브랜딩이 지금 소비자에게 필요한 정보다.
오대의 맛
밥맛의 특징을 보여주는 건 1순위가 품종이 가진 특성이고 그다음으로 지역이나 농부의 농사법, 도정, 유통 같은 것이 뒤따르는 것이어서 일단은 품종을 먼저 보고 어떤 지역에서 재배된 것인지 보는 게 똑똑한 쌀 구매 노하우다. 여기에 누가 농사 지었는지 까지 확인하면 더욱 좋다.
오대는 밥맛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아밀로스 함량이 18%로 낮은 편이고, 단백질 함량은 7.1%, 완전미율은 96.7%로 씹는 식감이 상당히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또 출수기가 7월 28일인 조생종으로 9월부터는 소비자들이 맛볼 수 있는 품종이니 여름내 좀 맛이 떨어지는 쌀을 먹다가 햅쌀로 처음 먹을 수 있다는 프리미엄이 작용한다고 볼 수 도 있다. 오대를 생산 유통하는 농협마다 도시락에 적합하다는 홍보를 많이 하는데 식어도 밥맛이 많이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러 장점이 있지만 오대만의 톡톡 씹히는 식감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오대의 미래
오대가 지명도가 높은 품종이지만 어쩔 수 없는 변화에 직면한 게 있는데 바로 기후위기에 따른 문제. 일조량의 변화, 일교차의 변화 같은 것이 생산을 영향을 주고 있어 강원도에서는 오대를 대체를 품종을 개발하고 있기도 하다.
오대 Summary
1. 특징
- 조생종
2. 밥맛
- 적당한 찰기와 씹는 맛의 조화
3. 추천 음식
- 제육볶음, 도시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