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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반장 Apr 13. 2022

목공은 원형톱 발명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어쩌다 목공 별책부록 : 그것도 알고 싶다.

이제는 정말 한참 옛날 일이다. 우리 아버지는 널빤지 몇 장을 연결하고, 각목으로 다리를 달아 평상을 만드셨고, 기다란 나무벤치를 만들어 처마 밑에 놓아두기도 했다. 사용된 도구는 아주 간단했는데, 기다랗게 생긴 톱, 못을 박거나 빼는 게 다 가능한 장도리 망치, 그리고 몇 개의 못뿐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모양이 정교 하 거나 튼튼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 시절의 살림에는 아주 요긴한 것들이었으리라. 


나는 가끔 이런 풍경을 옆에서 지켜보거나, 아버지가 톱질을 할 때 널빤지가 처지지 않도록 꽉 잡고 있기도 했었다. 커다란 널빤지에 톱질을 하면 잘리는 부분이 자꾸 아래로 처지게 된다. 이러면 나무가 톱을 물듯이 잡기 때문에 톱질이 쉽지 않다. 누군가 옆에서 수평으로 잡아주어야, 톱이 움직일 공간이 생겨서 나무를 자르기 수월하다. 


우리 집에는 이런 톱이 몇 개 있었던 듯하다. 다 길쭉한 직사각형 모양으로 생겼는데, 날이 한쪽에만 있는 것도, 양쪽에 모두 있는 것도 있었다. 좀 짧고 앞쪽으로 갈수로 폭이 좁아지는 톱도 있었는데 용도가 어떤 것 인지는 잘 몰랐다. 


그때 그 시절, 명절이면 방송에서 마당놀이 흥부전 같은 걸 볼 수 있었는데 여기에 엄청 커다란 톱이 등장한다. 사람 키만큼은 돼 보였었는데, 양쪽에 손잡이가 달려서, 흥부와 흥부의 그 많은 자식들 중 하나가 양쪽에서 붙들고 톱질을 했다. ‘슬글 슬글 톱질하세~’ 같은 노동요도 부르면서 밀고 당기고를 반복한 걸로 기억나는데 이제는 아련하다. 사실 이런 큰톱은 실제로는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목공에 발을 들이고 처음 놀란 것이, 이렇게 손으로 슬근슬근 하는 톱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물론 수작업이나 짜맞춤을 할 때 사용하지만 여기서는 예외로 하자) 우리 뚝딱이 목공방의 첫 인상중 하나는 아주 커다란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전기톱 종류들이었다. 사실 톱이라는 표현은 수공구 톱을 뜻하지, 전기톱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이름과 용도가 조금씩 다르지만 ‘테이블쏘’, ‘마이터 쏘’, ‘스킬’ 같은 것처럼 대개 영어 이름이 많다. 사실 모두 전기 원형톱을 말하는 것인데 이 원형톱이 커다란 테이블에 들어가 고정돼 있으면 ‘테이블쏘 (table saw)’, 원형톱이 헤드 형태로 작업대 위에 달려서 움직이고, 각도가 조절되면 ‘마이터 쏘 (miter saw)’라 부른다. 스킬은 손으로 들고 재단하는 휴대용을 말하는데 미국의 포터블 원형톱 제조회사인 'skil'사의 이름이 장비 이름으로 굳어진 사례다. 


이 원형톱은 발명되면서 커다란 목재도 힘들이지 않고 빠르고 정확하게 잘라 낼 수 있게 되었다. 비결은 이름에서 알 수 있다. 만약 전통적으로 사용하던 길쭉한 톱에 모터가 달리고 기계화되었다고 상상해보자. 앞뒤로 왕복하는 방식이니 속도가 빠르지 않았을 것이다. 왕복운동을 하니 자르려고 하는 목재에 흔들림도 많았을 것이고, 절단면도 깔끔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한 것이 동그란 톱날, 즉 원형톱이다. 한 방향으로 회전하니 모터의 마력, 회전수만큼 강력하고 빠른 절단이 가능해졌다. 기다란 판재도 잘 자를 수 있다. 자르기 켜기도 한 번에 가능하다. 여기에다 절단면도 깨끗하다. 모터와 톱날이 한쌍이니 테이블에 설치해도 되고 휴대용 공구로도 만들어졌다. 비로소 목공은 원형톱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되었다. 


(원형톱은 산업혁명 시기에 발명된 것으로 유추하지만 발명가는 알려져 있지 않다. 18세기 중후반 이후 미국에서 목조 주택을 많이 지으며 사용이 많아지자 기술발전과 함께 보편화되었다고 한다.



< 각도절단기, 마이터 쏘 사용법 >


우리 뚝딱이 목공방에서는 ‘마이터 쏘’보다는 ‘각도절단기’라는 명칭을 보편적으로 사용한다. 공방에서 사용 중인 제품은 ‘디월트 (DeWALT)’社의 DWS713 모델이다. 1600W, 10인치 각도절단기다. 


① 작동 

원형 톱날이 달린 헤드의 윗부분에 손잡이가 있다. 이 손잡이 안쪽에 있는 작은 ‘락 오프 스위치’를 왼쪽으로 밀고 ‘트리거 스위치를 누르면 톱날이 회전한다. 아래로 천천히 누르면서 부재를 절단한다. 


이때 트리거 스위치를 작동하고 톱날이 정속에 이르게 한 뒤 부재를 자르는 것이 중요하다. 스위치를 누르는 것과 동시에 헤드를 내리는 경우가 있는데 안전상의 문제도 있고, 톱날이 작동하면서 생기는 진동으로 자르려는 부재가 흔들리기도 한다. 스위치를 누르고 1초~2초면 톱날이 정속으로 회전한다. 이후에 헤드를 아래로 내려서 부재를 천천히 절단한다. 절단 후에는 반대로 톱날이 멈춘 후 헤드를 올린다.




② 마이터 크로스 컷 (각도 절단)

아래판에 돌출되어 있는 ‘마이터 잠금 노브’를 돌리고 마이터 멈춤 쇠를 누르면 각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헤드가 좌우로 이동한다. 원하는 각도에 맞춘 후에 잠금 노브를 돌려 고정시킨 후 ①의 방법으로 부재를 절단한다. 





③ 베벨 절단 (경사 절단, 기울기 절단) 

뒷면에 있는 베벨 잠금 노브를 풀어서 원하는 베벨 각도를 맞추면 헤드가 기울어지게 된다. 다시 노브를 조이고 ①의 방법으로 부재를 절단한다. 




④ 컴파운드 마이터 절단 (혼합 절단)

마이터 눈금과 베벨 눈금을 동시에 맞춰 작업하는 방식이다. 아래로 갈수록 좁아지는 상자 등을 제작할 수 있다.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표를 이용하면 정사각, 6면체, 8면체 박스를 원하는 기울기로 제작이 가능하다. 


원하는 ‘박스면의 각도 A’를 ‘박스 모양(사각, 6면체, 8면체)에 따른 곡선 위에서 찾는다.  이 점의 수직선 끝에 표시된 숫자가 베벨 각도, 수평선 끝에 표시된 선이 마이터 각도를 말한다. 각각의 각도를 조절한 후 작업한다.


(제조사의 매뉴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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