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3학년 때였다. 대학 생활에 젖어 잊고 있던 꿈, 고3부터 가슴속에 품고 있었던 파일럿이란 꿈이 스멀스멀 다시 올라왔다. 자유롭게 하늘을 날고 싶은 마음이 바로 그 시작이었다.
첫 직장에서 직장 상사와의 갈등, 고객과의 갈등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다가 우연히 만나게 된 나의 스승이신 구본형 선생님을 만나서 '작가'라는 직업을 가슴에 품게 되었다. 그리고 노트북 하나와 인터넷만 있으면 전 세계 어디에서든 일을 하며 돈을 벌 수 있는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꿈꾸기 시작했다.
거주의 자유, 일의 자유, 경제적 자유. 다양한 형태의 자유를 상상하며, 그 자유를 이루기 위해 여러 가지를 시도하며 살았다. 그러던 중 내게 찾아온 우울증은 자유를 향하던 모든 시도를 멈추게 만들었다. 뭘 해도 안 되는 것 같았고, 해 봤자 아무 소용이 없는 것 같았고, 나란 인간은 도대체 이 세상에 아무 쓸모가 없는 존재인 것 같았다. 이런 우울감을 잊기에 가장 쉬운 방법을 술을 마시는 거였다. 매일 술자리를 찾아다니거나, 혼자 컴퓨터 앞에 앉아 맥주캔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랜선 친구들의 위로를 받으며 술을 마셨다.
이런 내 모습이 불안해 보인 주변의 지인들이 도와주기 시작했다. H는 내면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처음으로 명상이라는 것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해 주었다. 나를 홍대로 불러낸 S는 내 마음속 깊이 잠들어 있던 부정적인 마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행복한 적이 없어.'라고 무의식 중에 뿌리 깊이 박혀 있었지만 전혀 모르고 살았던 내 마음을 알아차릴 수 있게 해 주었다. 난생 처음 불면증을 경험하던 때에 만난 짝꿍은 나를 잠들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일상의 명상이 가능하도록 지도해 줄 수 있는 내 인생의 두 번째 스승과의 만남에 가교 역할을 해 주었다.
그리고 일상의 명상은 서서히 내 삶에 스며들었고, 내 인생도 그와 함께 변화하기 시작했다. 사실 지나고 보면 굉장히 드라마틱하게 변했으나, 너무나도 흔적 없이 서서히 변화해서 스스로는 자각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다. 앞으로 쓸 글은 그러한 내 변화의 기록이다. 그리고 결국 나도 모르고 있었으나 내면 깊이에서 찾고 있었던 진짜 자유가 무엇이었는지 보여줄 것이다. 나처럼 어느 날 찾아온 우울감에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벗어나고 싶은 이들에게 자그마한 희망의 불빛이 되어줄 수 있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