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
말의 뜻은 뿌리가 있고 줄기와 잎, 꽃이 있습니다.
말글 공부의 처음과 끝은 낱말 뜻의 뿌리 줄기 잎 꽃을 잘 헤아려
그 속에 담겨 있는 겨레의 얼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일제 강점 후 우리 낱말이 일본말 한자에 빼앗겼습니다.
지금은 오래 쓰다 보니 그것이 일본말인 줄 모르고 씁니다.
우리말인 ‘뜻’보다 일본 한자인 의미(意味)를 많이 쓰고
우리말인 ‘뜻넓이’보다 일본 한자인 개념(槪念)을 많이 쓰며
우리말인 ‘뜻매김’보다 일본 한자인 정의(定義)를 많이 씁니다.
일제 강점 후 남북전쟁, 외세 종속 등으로 우리 낱말의 ‘뜻가림’이 분명하지 않고
갈래가 분명하지 않으니 ‘뜻풀이’도 뒤죽박죽 된 낱말도 많습니다.
우리 겨레는 아는 것이 많고 말 만드는 능력이 뛰어나 낱말 뜻이 넉넉합니다.
‘비’라는 말도 시기나 양에 따라 뜻이 다릅니다.
안개비와 같은 ‘는개’, 가늘게 내리는 ‘이슬비’ 가루처럼 부서져 내리는 ‘가랑비’
보슬보슬 내리는 ‘보슬비’ 장대처럼 내리는 ‘장대비’ 물동이로 붓듯 쏟아지는 ‘동이비’라 했습니다.
낱말 뜻이 가멸차고 넉넉한 겨레가 문화강국입니다.
살아온 경험과 인생관, 가치관, 세계관을 바탕으로 낱말 뜻을 표현하고
슬기를 담아 표현한 낱말이 많습니다.
그리고 의견을 주고받거나 문제를 해결할 때
뜻매김과 뜻넓이를 또렷하게 정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마다 생각하는 문제가 달라서 해결방안을
제대로 내놓기 어렵고 시간만 허비합니다.
누가 누구에게(어디서) 언제 무엇을 어떻게 왜 하는지 뜻매김을 하고 일을 하면
서로 불필요한 오해를 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뜻, 뜻넓이, 뜻매김, 뜻가림, 뜻풀이를 살펴보며
우리 겨레의 얼과 슬기를 헤아려야
깊고 넓은 정신세계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