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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영란 Nov 22. 2021

위안부

시장 뒷골목

반 평 남짓한 쪽마루가 있는 늙은 집에

고슴도치 한 마리 살고 있다


낙서 가득한 배를 무릎으로 감싸 안고

마루에 앉아 가시를 세운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마당

만주 벌판처럼 넓다     


한줌 달빛, 어깨를 감싼다

그래, 알지. 다 보았지.

들썩이는 어깨에 튕겨

막걸리 사발에 몸을 던진다   

  

수렁처럼 빠져 드는 갯벌 위

상처 입은 폐선이

달빛에게 손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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