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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Oct 08. 2021

법알못이 미국 법원에서 일하게 된 썰

천조국에서 맨땅에 헤딩하기

저는 현재 미국 하와이 주에서 공무원 (한국으로 치면 행정직 9급) 으로 일하고 있는 3년 차 외노자 직장인입니다. 저는 2018년 7월 약혼자 비자로 미국에 와서, 2019년 4월 취업허가를 받고, 2019년 7월부터 현 직장에 근무하고 있어요. 그리고 2019년 11월 말 영주권을 취득하였습니다. 외국인 이민자 신분으로 어떻게 공무원으로 일하게 되었는지 이 글에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



나는 전공자도 아니고 자격증도 없고 관련 경험도 없지만 법원 사무직으로 일한다. 그리고 질문도 많이 받았다. 왜 법원에서 일하기로 결정했는지, 왜 전공 쪽으로 일을 안 하는지, 어떻게 하면 법 관련 직종으로 갈 수 있는지 등등. 나의 대답은 굉장히 간단하다. 내가 법원에서 일하고 있는 이유는 나를 합격시켜준 곳이 이곳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ㅜㅜ)


미국에서 취업 시 가장 중요한 건 ‘미국에서의’ 인맥!


내가 취업을 준비하면서 느꼈던 한국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이곳에서는 reference가 정말 중요하다. 한국에서는 객관적인 수치로 자격증이나 어학점수 같은 나의 능력을 증명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이곳에서는 그것보다도 더 가치를 두는 것이 추천인이다. 어떻게 보면 인맥이 정말 중요한 사회인 것 같다. 내가 미국 사회에서 제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실제 어디서 어떤 일을 했다는 경험적 사례를 원하는 것 같다. 


내가 면접을 보러 다닐 때, 회사에서는 경력증명서 보다도 그들이 실제로 연락해서 확인할 수 있는 이전 회사의 연락처를 더 원했다. 그리고 내가 본국에서 뭘 했는지보다 이곳에서 잘할 수 있는지를 더 확인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실제로 부서장 연락처 등 상세 정보를 적어 낸 2년 동안 풀타임으로 일했던 한국 사무실 보다도 미국에서 일주일에 한 번 갔던 총 10번도 안 갔던 봉사활동지와, 한두 달 다녔던 파트타임의 전화번호를 물어보셨었다. 


한국에서는 사람을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한 사람의 '말'보다는 객관적인 증명서나 자격증을 요구하는 것 같다. 그래서 실전 업무능력이나 위기상황 대처법을 NCS나 SSAT 같은 시험으로 보기도 하지만 글로 공부하는 것과 실제상황에서 우러나오는 경험과는 다르기도 하니까 그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토플 토익 점수가 아무리 높다 하더라도 낯가리는 성격이라 처음 본 사람과 말 한마디 하기 어려우면 스몰 톡도 하고 친절하게 서비스해야 하는 업무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그래도 지적으로 우수하고 다양한 능력이 많은 검증된 직원을 뽑는 것을 원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니, 뭐가 더 좋은지는 모르겠다.


그렇기에 만약 미국에서 취업이 목적이라면, 그리고 지금 바로 취업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현지에서 하는 봉사활동이나 NGO단체, 지역단체 등에서 무급으로라도 활동하는 것이 정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영어점수보다도 내가 서툰 영어로라도 어떤 일을 해낸다는 사실을 더 좋게 보는 것 같다. 


내가 느낀 점은 취업은, 특히 내가 원하는 좋은 직장으로의 취업은, 어느 곳이든 어렵다. 그냥 내가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그 사람들 입맛에 평가기준에 맞춰서 노오오오오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합법인 듯 불법 아닌 조건부 체류자

1) 천조국에서도 존재하는 헬 

2) 콤보카드를 기다리며

법알못이 미국 법원에서 일하게 된 썰 

1) 광탈의 나날들 

2) 외노자로 레벨 업하기 위한 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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