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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Sep 28. 2022

씨앗이 뿌려지는 디아스포라, 제3문화아이

흩어지는 꽃들, 세상 향해 훨훨 날아가길





안녕하세요 : )


지난 글에서 말씀드린 제3문화아이 라는 주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여 드리겠습니다.





제3문화아이


The Third Culture Kid (TCK) 란, 부모의 취업으로 인해 다른 문화와 국가 사이에서 발달기의 상당 부분을 보냈으며, 미래의 어느 시점에 본국으로 귀국할 것으로 예상하는 아이들을 지칭하는 단어로 1950년대 John and Ruth Hill Useem 박사 부부가 처음 사용하였습니다. (Pollock & Van Reken, 1999)


첫 번째 문화는 본국의 문화 (가정 내에서 부모의 원 문화 the home culture),

두 번째 문화는 현지의 문화 (사회에서 통용되는 거주 국가의 문화 the host culture),

세 번째 문화는 양 문화 사이의 문화, 또는 중간 문화 culture between cultures 라고도 합니다.


제3문화는 국외거주자 expatriate 공동체 간에 공유되는 또 다른 삶의 방식으로, 한 문화와 또 다른 문화가 만나 새롭게 생겨난 문화만의 독특한 특징과 정서를 설명하여 줍니다.




제3문화아이는 이민자, 재외동포, 교포, 난민, 조기유학, 해외 입양 등의 다양한 형태의 재외국민과는 다른 특성이 있습니다.


제3문화아이들은 일반적으로 본국의 정체성을 완전히 확립하기도 전인 어린 나이에 다른 문화로 이주하였고, 동시에 현지 문화에 완전히 적응하거나 동화될 수 없기 때문에 어느 곳에서도 완전히 속하지 못한다고 여겨집니다.


제1문화를 이루는 원 가족과 함께 해외에서 거주하며 본국의 문화를 가정 내에서 재현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제2문화를 이루는 타국에서 청소년기를 보내기 때문에 자아 형성 시기에 다른 문화를 수용하며 본국과는 또 다른 가치관이나 세계관을 정립하게 됩니다.

하지만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제1문화에서 벗어날 수도, 제2문화에 적극 수용하기도 어려운, 양 문화를 절충하는 제3문화라는 위치에 머물게 됩니다.




확장된 세계관, 다양한 문화를 직접적으로 경험하며 관계를 형성하지만, 고국 문화에 무지하며 고향이라는 개념이 없어 소속감이나 뿌리의식이 약하다는 평을 받아요.


그렇기에 비슷한 배경의 제3문화아이들이 모여 그들만의 문화를 형성해 나갑니다.


다양한 국가와 배경에서 새로운 곳으로 모인 아이들.

그곳에 속하지 않는다는 단 하나의 공통점만을 가진 아이들.


서로에게도 낯선 모습으로,

모두에게 낯선 환경에서,

각자 다른 생각과 불안과 문화를 가진 채,

그 안에서 대응방법으로 그들만의 완전히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디아스포라


Diaspora는 ‘흩뿌리거나 퍼트리는 것’을 뜻하는 그리스어 단어에서 유래한 단어로, 특정 민족이 자의적이나 타의적으로 기존에 살던 땅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여 집단을 형성하며 사는 삶 또는 사람들을 설명합니다. 군인, 선교사, 외교관, 해외 주재원, 파견 노동자 등과 그의 가족들을 포함합니다.




새로운 환경에 놓인 사람들, 그중에서도 어른과 아이들의 상황은 많이 다를 거예요.


어른의 경우는 다른 나라에 거주하기로 자신이 선택한 것으로, 그들의 활동 무대를 넓히고 의식적이고 자발적으로 세계관을 넓힐 수 있습니다.


이주한 곳에서 집을 구하고, 직장을 찾고, 살림살이를 장만하거나 장을 보고 요리하는 등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활동부터, 이민 관련하여 처리할 일도 책임질 일도 많아집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성인이 되어 혼자 또는 피부양자와 해외생활을 하게 되면, 문화차이의 결과물로 발현되는 시스템의 차이, 테스크 위주의 차이를 더 많이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반대로


아이는 해외생활의 시작이 자신의 선택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이주하기 때문에, 이민 절차 관련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할 일도 없고, 의식주에 관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죠.


하지만 외부 환경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시기, 어쩌면 친구가 세상의 전부인 상황에서, 전혀 새로운 문화에 노출되는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느끼는 문화 차이가 생존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낯선 환경에서 적응하고, 받아들여지고, 살아남기 위해서, 어느 한 집단에 소속감과 안정감을 느끼고 싶어 하죠. 사회성을 기르는 시기에,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받아들여지기 위해 어른들은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모든 노력과 수고를 기꺼이 들입니다. 아직 옳고 그름에 대한 경계나 가치관이 완전히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문화를 스펀지처럼 흡수할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이기도 합니다.




사춘기


시절, 감수성이 풍부하고 예민함도 극도로 치달을 때 겪었던 일들은 더더욱 기억에 남겠죠.


10대의 성장발달기에는 우리가 스스로의 판단과 선택을 하기 시작할 때입니다. 인지능력이 발달하며 독립적인 사고와 의사결정을 하게 됩니다. 동시에 급증하는 호르몬과 함께 인생 전반에 각인됩니다.


이후 나이가 들어 다른 여러 경험이 쌓이더라도, 그 시기에 경험한 개개인의 감수성과 감정선은 다른 어떤 경험보다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해요. 응답하라 시리즈가 흥행하고, 복고 열풍이 불고, 옛날에 유행했던 노래나 영혼을 치유해 주는 음식 등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주기도 하잖아요.


그 중요한 시기에 제3문화아이들은 문화차이로 인한 정체성 혼란을 겪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제3문화에 소속되기 위해, 본국의 문화적 타당성이나 사회적 통념, 또는 당연하게 여겨졌던 감정의 흐름과 이전에 알고 있었던 예의나 배려 등의 행동방식이 부정당하는 경험을 반복할 수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본국에서 해왔던 방식으로 접근하면 통하지 않을 때도 있어요.

친근감을 보여주는 표현이나 제스처,

우정의 개념이나 상징적인 의미,

긍정의 표정이나 바디랭귀지,

등등 아주 미묘한 차이로 다르기 때문이죠.


화가 나는 포인트나 진심으로 사과하는 태도,

호의를 베푸는 방식과 그 호의의 범위,

친구들과 즐겁게 노는 정형화된 루틴이나 파티할 때 당연하게 하는 준비과정,

장난을 치거나 농담을 던질 때,

친구에게 보여주는 메너, 예의, 배려의 행동이나 지켜야할 선의 정도,

누군가가 슬퍼하는 이유와 그를 위로하는 말...


똑같은 문화에서 나고 자라 똑같은 교과과정을 공부하고 똑같이 사회에 순응하고 살아도 각자의 생각과 감정이 다를 터인데, 서로 다른 배경과 국가에서 처음 보는 문화에 모였으니 한 명 한 명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다를 것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렇게 체험으로 배운 한 집단의 문화에서 또 다른 다른 집단으로 이동할 때, 우리는 어떻게 반응할 수 있을까요? 제3문화아이는 본국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소위 말하는 외국문화가 어떻게 받아들여질까요?





다양한


문화를 생활 속에서 직접 겪으며 각 문화에 대한 수용도와 민감성이 높지만, 어느 한 문화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제3문화아이는 단순히 다른 문화를 연구하거나 분석하기보다 해당 문화에 속한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서로 관계를 맺는지에 대한 다른 뉘앙스를 본능적으로 습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문화와의 다른 점이나 같은 점 등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상황에 맞춰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주변 사람들과 물리적으로 다른 곳에서 자라면서 다른 사람들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뚜렷한 차이를 갖습니다. 세상을 다르게 보는 시각, 새로운 통창력을 줄 수도 있고, 더 나은 접근 방법을 찾아낼 수도 있습니다.


문화 간을 아우르는, 여러 문화를 관통하는, 다양한 문화에 걸치는, 문화 초월적인...

높은 사회적 민감성, 사고방식의 유연성, 세계시민, 글로벌 노마드, 다국어 능통자, 국제적 인재 ...

그 새로운 문화를 모문화로 습득하는 한 제3문화아이들이 늘어나면서 그들은 "미래의 원형 시민 the prototype citizens of the future"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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