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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Sep 24. 2022

어른이 된 제3문화아이 (TCK) 의 고해성사

한국사회 부적응자의 변





안녕하세요 : )


성장 발달기의 상당 부분을 해외에 거주하며, 본국의 문화에도 현지의 문화에도 속하지 못해 그들만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낸 제3문화아이들, 그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의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그렇게


어른이 된 제3문화아이는 정체성 혼란과 소속감 부재로 인해 사춘기를 더 길게 보낸다고 합니다.

오히려 자신의 모국 문화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커서도 자연스럽게 해외 생활을 하거나 국제적인 활동을 계속한다고 합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예를 들어드리자면 저는 한국에서 태어나 만 13세에 가족과 함께 중국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저에게 제1문화는 한국 문화이고, 제2문화는 중국 현지 문화, 그리고 제3문화는 외국인 학교를 함께 다닌 다양한 국적의 아이들과 형성하게 된 문화입니다.


저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중국의 외국인 학교에서 졸업하고, 재외국민 특별전형으로 한국 대학교에 진학하였어요. 대학교 때 영국에서 교환학생을, 캄보디아로 해외봉사를 다녀왔고, 대학원 재학 중 홍콩으로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오고, 미국에서 복수학위로 졸업하였습니다.




국외거주자


들이 만든 제3문화는 다양한 국적과 인종과 종교가 모여,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분위기였어요. 누구든 큰 제재를 받지 않고도 자유롭게 존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말하지 않아도 척하면 척 통하는 한국인의 정이 그립기도 했죠. 그런데 막상 한국을 다녀오면 마음이 편하지 않고 어색했던 상황도 많았어요.


사춘기 격동의 시기를 보냈을 때에는 다양한 문화차이를 경험하며 정체성 혼란을 느끼기도 했어요. 내가 속한 공동체에서 나의 존재가 부정당하는 경험을 하기도 하고, 본국의 친구들에게서부터 고립당한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환영받기도 하고, 무엇이 맞고 틀리는지에 대한 기준이 없어 길을 잃은 것 같기도 했어요.


그래서 해외와 한국을 왔다 갔다 하면 할수록, 나의 행동을 그때그때 바꾸며 최대한 맞춰가려 했던 것 같아요.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의 가치관을 고민하기보다는 제 앞에 주어진 환경에 무조건적으로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었어요.


다양한 가치를 범위로 측정한 스케일이 있다면, 해외 문화에 적응해야만 했다가 한국으로 돌아오니 또 한국 스타일의 극한으로 끌려오고, 적응을 못하고 다시 해외로 가서 극으로 살다가 귀국하면 또 반대로 끌려가는... 그렇게 저는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았음에도 어느 한 곳에 정착하지 못했어요.


특히 어른이 되어서는 머리가 커져서 어렸을 때만큼 눈치를 보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더욱 한국 사회에 성공적으로 적응하지 못하고, 본의 아니게 한국 회사에서 또라이 질량 보존의 법칙에서 또라이를 맡았던 것 같기도 해요.




어린 시절


제3문화아이로서의 해외 경험은 제 인생을 바꿨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큰 영향을 받았어요. 외국인학교를 다니면서 제2언어로서의 영어를 배우는 과정에 흥미를 느꼈고, 영어영문학과 학사 졸업 후 제2언어학 석사를 전공하였어요.


홍콩에서 귀국 예정인 학생들을 위한 한국 대학교 재외국민특별전형 준비 수업을 맡기도 하고, 한국에서도 학기 중이나 방학에는 성인어학원에서 유학 예정인 학생들과 어학시험 강의 일도 했어요. 한국으로 유학 오는 외국 학생들을 관리하는 직장을 다니기도 했습니다.


특히 석사 페이퍼는 제3문화아이 Third Culture Kid 의 다중언어와 자아정체성에 관한 연구를 목표로 정해두고 유학을 하였습니다. 한국인인 제3문화아이가 모국어, 현지어, 공통어 중에서 어느 언어를 선택하였으며 그 이유는 무엇인지, 언어를 어떻게 학습하고 사용하는지, 언어가 그들의 정체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한국의 재외국민 특별전형이라는 대학 입학시험이 사회적으로 그들의 선택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세계화


의 발전으로, 높은 이동성과 유목 생활 방식은 특정 사람들에게 표준이 되었습니다. UN 이주자 현황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약 2억 8천만 인구가 외국인 신분으로 본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인구의 약 14.6%인 4천만 명이 미성년 아이들입니다. 그런 아이들이 30년 만에 전 세계적으로 약 두 배 가까이 4천만으로 증가하였습니다. 1980년 대 우리나라 인구수입니다.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도 해를 거듭할수록 그 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재외국민 250만 시대. 한국사회로 돌아올 우리 아이들을 위해, 한국으로 떠나 온 외국 아이들을 위해, 우리 사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척화비를 세워도 흘러들어오는 새로운 문화를 막을 수 없었듯이, 급격한 사회 문화적 변화 역시 멈출 수는 없을 거예요. 시대에 맞춰 옳고 그름의 기준을 재정립하고, 역사를 통해 배우고, 전통적 가치관을 승화시키며, 우리가 누구인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어요.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가 어른으로써 할 수 있는 역할은, 휘몰아치는 혼돈 속에서 트라우마를 최소화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혹시나 지금 내가 누구인지 혼란스러워하고 있을 사람들이 있다면, 함께 고민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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