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이 Oct 27. 2022

미국에서 겪은 궁극의 미니멀 라이프

천조국에 대한 오해와 편견

소비의 나라, 물질의 왕국, 자본주의 끝판왕. 제가 미국에 갖고 있었던 오해 아닌 오해가 있었어요. 그런데 이곳에서 살면서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고, 각자 하기 나름이라는 간단한 진리를 또다시 깨닫고 있답니다. ㅎㅎ


한국에서 사는 것과 해외에서 사는 것이 완전히 같을 수는 없겠지만, 가끔은 굉장히 의아한 면이 보이기도 해요. 신선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왜 저러냐 하다가도 아 그랬구나 하게 되는 ㅎㅎㅎ


정말 정말 단순화하여 보자면 기준이 다르달까요? 우리나라는 상향평준화가 되어 있다면 이곳은 기능 중심적이라고 해야 할까요? 물론 저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다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제가 느꼈던 궁극의 미니멀 라이프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ㅎㅎ





새 물건을 잘 산다?


이곳의 첫인상은 제가 처음에 생각했던 그대로였어요.


저희는 부동산을 통해 스튜디오 아파트를 계약했어요. 물론 한국처럼 깨끗하게 입주청소도 되어있지 않고 낡고 오래된 집이라 어쩔 수 없는 면이 많았죠. 그런데 의외로, 빌트인 가전이 고장 날 때마다 새 거로 바로바로 바꿔주시더라고요!


이사한 지 한 달도 안 돼서 에어컨이 고장 났는데 새 에어컨을 바로 설치해주시고, 수전에 물이 조금씩 새서 손잡이를 잘 조절해야지 물이 잠긴다고 나사를 조이거나 해야 할 것 같다고 수리 요청했더니 새 거로 교체해주시고, 싱크대에 설치된 음식물 분쇄기에 물방울이 새는 것 같아 검사 부탁드렸더니 또 새 제품으로 바꿔주셨어요.


역시 공산품, 대형마트, 물질주의!!! 새 거를 좋아하는 저는 꽤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 ㅎㅎㅎ 처음에 낡은 집을 보고 조금 실망했었는데, 매번 새로 바꿔주시니 야금야금 집 전체를 싹 다 고쳐~?! 하는 마음도 들기도 했죠 ㅋㅋㅋ







물건을 안 버린다?


올해 냉장고가 고장 났어요. 냉동고 뒤판이 쩍 하면서 튀어나온 거 있죠 ㅜㅜ 제가 남편에게 냉동고에 성에가 자꾸 끼니까 어떻게 고쳐달라고 말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계속 잔소리했었는데 속 편한 저희 남편은 냉동고는 원래 성에 끼는 거라고 (-_-) 내버려 두라는 거예요! 그래서 그냥 한 달에 한 번씩 제가 성에 깨서 치우곤 했는데, 이런 참사가 일어난 거죠ㅠㅠ


그.런.데. 제가 충격받았던 점은 바로 저 냉동고 중앙의 환기구 커버(?)였습니다!!! 중간에 온도조절 손잡이 사진에서 보이시나요? 저 커버는 원래 이 냉장고 부품이 아니라 다른 제품 커버였나 봐요! 저희는 이제까지 저 부품이 냉장고에 실제로 연결된 줄 알고, 저 온도조절 손잡이를 미니멈에서 맥시멈으로 올리려고 한참을 고생했던 적이 있었거든요 ㅠㅠ


그런데 이게 뒷부분이 저렇게 꽁꽁 얼어 있어서 돌아가지도 않았고, 연결도 안 돼있는 눈 속임 용으로 감쪽같이 있었다니 ㅋㅋㅋㅋㅋ 물론 환기구 커버하는 역할을 하긴 했지만 말이죠. 저 온도조절 손잡이를 돌리려고 갖은 노력을 했던 지난날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어요.


저는 이번에도 부동산에서 냉장고를 새로 교체해주려나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냥 냉장고 전원을 끄고 해동시킨 뒤 저 커버를 그대로 붙여주시고 가셨어요 ㅋㅋㅋㅋㅋ 아니 이런 식이면 이 냉장고 천년만년 쓸 것 같아요!!!




왜 그럴까?


제가 이곳에서 살면서 느낀 특징 중 하나는 보수적인 삶의 방식입니다. 새로운 것을 습득하는 것보다 기존의 것을 유지 보수하는 방식이 전반적인 것 같아요. 


저의 경우에도 에어컨은 되고 냉장고는 안 된다는 게 아니었어요. 에어컨은 정말 오래된 모델이라 수리할 수 있는 부품조차 구할 수 없었기 때문에 새 제품을 사준 거였고, 냉장고도 엄청 옛날 모델이라 부품은 못 구하지만 수리는 가능해서 고쳐준 거였대요. 옛날 모델이라 부품이 없으면 다른 냉장고에서 쓰다 남은 부품으로 때우기도 하면서 ㅋㅋㅋ 진짜 작동을 멈출 때 새로 바꿔주겠죠 ㅋㅋㅋㅋㅋ







https://brunch.co.kr/@kim0064789/314

https://brunch.co.kr/@kim0064789/225




<외국인 남편 덕분에 배운 자존감 대화법

<남편이 미워질 때 보는 책>


이전 12화 코로나 판데믹, 휴지 대란에 대처하는 미니멀라이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