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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Jan 18. 2023

배우자의 배신, 그 후의 감정 관리

“너랑 사는 건 롤러코스터 타는 것 같아”

외도, 거짓말, 돈... 그것이 어떤 문제든 간에, 결혼이 얼마나 오래되었든 간에, 배우자의 배신은 삶의 근간을 순식간에 무너뜨려 버릴 정도로 파괴적이다.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믿고 있는 사람에게, 매일을 한 집에 살며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인 사람에게, 나를 희생하면서 까지 얼마나 노력했는지 뻔히 아는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다면 참담한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 조차 없다.


문제가 휘몰아쳐 올 때에는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모를 정도로 지나간다. 분노, 절망, 오열, 배신감... 날것의 감정을 그대로 느끼면 나 자신이 섬뜩할 정도로 그 감정에 휩싸인다. 그런데 말도 안 되게 시간은 흘러간다. 어느샌가 하루, 한 달, 한 계절이 지나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한다. 나는 여전히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시간의 중압감을 버티는데, 날짜는 흐르고 있었다.


아무리 마음을 다잡아도 아무리 시간이 지났어도 상처는 남는다. 남편이 이전과 비슷한 행동을 조금이라도 보이거나, 당시의 묘한 기류나 분위기가 풍기거나, 그때와 유사한 상황이 생기면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처럼 반응하게 된다. 어떤 이유로든 간에 헤어지지 않고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면 오롯이 내가 짊어져야 할 짐이 되었다.


“대체 언제까지 그럴 거야?”

“이제 그만할 때도 됐잖아!”

“나도 할 만큼 했어.”


마치 정해진 수순처럼 하루하루 간신히 살아가는 사람의 마음을 후벼 파는 말을 한다. 자신의 잘못은 희석되고 자신의 과거는 미화된다. 원래 저런 사람이었는데, 진심으로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을 것이라는 헛된 기대를 한 것이다.  


배우자의 배신을 극복할 수 있을까?

그것보다, 내가 괜찮아지는 날이 올까?




알아채는 법


1. 양가감정을 인정한다


나를 정말 괴롭게 했던 감정은 양 극단의 감정이 동시에 느껴질 때였다.


남편을 너무나도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남편의 배신 이후 너무나도 증오하게 되었다.

남편을 너무나도 증오하게 되었는데, 아직까지 남편에 대한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었다.

차라리 증오만 했으면 쉽게 이혼을 결정하고 서로 더 이상 엮이지 않으면 되는데, 나는 왜인지 남편을 놓지 못하고 있었다.


남편과의 결혼생활에 큰 기대와 희망을 갖고 시작했는데, 남편의 배신 이후 엄청난 실망과 좌절이 왔다.

남편에게 너무나도 실망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편에 대한 실낱같은 기대를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차라리 남편이란 인간에게 일말의 기대도 안 했더라면 바로 헤어지면 되는데, 나는 계속 기대하고 실망하기를 반복했다.


남편이 한 잘못은 나쁘다는 것을 알지만, 남편이 조금이라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마음이 풀리는 것 같다가도

남편이 다시 이기적인 행동을 하거나 자기 합리화를 하면, 재활용도 안 될 쓰레기 같은 인간으로 느껴졌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배신했다는 분노와, 나를 배신한 사람을 여전히 사랑한다는 감정이 충돌했다.

나에게 상처 주는 사람에 대한 원망과, 그 사람에게 똑같이 상처 주지 않기 위해 충동을 참아내는 감정이 교차했다.


그 양가감정에 나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렸다. 시시각각 바뀌는 감정에 나조차도 혼란스러웠다.




되돌아보면 내가 남편을 바라보는 시야가 좁았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당시의 나는 사람을 선악으로 구분 짓고 이러면 나쁜 사람, 저러면 좋은 사람이라고 믿었다. 남편의 행동은 분명 나쁜 사람이었는데 동시에 상반되는 행동을 보여주면 그래도 좋은 사람이라고 믿고 싶게 되니, 내 감정도 내가 보고 있는 남편의 행동에 따라 확확 바뀌게 되었다.


사람에게는 다양한 면이 공존하며, 그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나에게도 남편에게 드는 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이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2. 감정기복을 관리한다


나의 감정 변화를 알아차린다면, 그 기복을 관리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기복을 관리한다는 건, 내가 어떤 감정을 느꼈을 때 그 감정을 어떻게 표출하는 지를 관리하는 것이다. 감정이 느껴지는 건 아주 본능적인 반응이므로 내가 노력한다 해서 특정 감정을 느끼지 않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 대신 감정이 거대한 파도처럼 나에게 밀려올 때, 내가 어떤 행동을 보일지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감정기복을 관리하기 위해서 나의 감정이 언제, 어떻게 변하는 지를 파악하고 그 순간에 어떻게 대처하고 싶은지를 아주 구체적으로 연습했다. 엄청난 분노가 솟아올라 주체할 수 없을 때, 땅이 꺼질 것 같은 절망감에 숨을 쉴 수가 없을 때, 남편에 대한 원망이 너무나도 커져 심장이 터질 것 같을 때... 이미 다 지나갔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분명 그런 순간이 또 올 것이다.


나는 남편 앞에서 더 이상의 감정적인 동요를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 사건 전후로는 미친 듯이 분노하고 괴로워하고 아파했다. 그런데 결국 남편은 나를 정신병자로 몰고 갔다. 그 후에는 남편이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을 늘어놓던, 또 다른 거짓말이 들켜 변명을 하던, 스스로 자기 합리화를 하며 정당성을 주장하던 그냥 듣기만 했다. 최소한 이혼 법정에 섰을 때 우리의 대화 녹취록에서 내가 했던 말과 행동들이 떳떳하도록.


여기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남편에게 보이지 않은 부정적인 감정을 어딘가에서는 해소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 감정이 쌓이고 쌓여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환경을 바꿔 기분을 환기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여행을 가거나, 외출을 하거나, 친구와 만나기도 했고, 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일기를 쓰거나, 달리기를 하거나, 운동을 배우기도 하고, 간접적인 위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으로 영화를 보거나, 봉사활동을 가거나, 서포트 그룹에 나가기도 했다.


감정기복을 관리하면 조금은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해진다. 조금씩 스스로를 돌 볼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우리가 실제 했던 노력들

1. 대화

- 말하는 법

- 듣는 법

2. 감정

- 알아채는 법

- 표현하는 법

3. 현재

- 최선을 다하는 법

- 만족하는 법

4. 배우자

- 인정하는 법

- 존중하는 법

5. 행복

- 기대하는 법

- 허용하는 법




<남편이 미워질 때 보는 책>

https://m.kyobobook.co.kr/digital/ebook/ebookContents.ink?barcode=480D211040150#

<외국인 남편 덕분에 배운 자존감 대화법>

https://class101.net/plus/ko/products/DCNO3sPxKUBstRcB0ui9

http://www.yes24.com/Product/Goods/11841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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