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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Jan 13. 2023

신뢰 잃은 결혼생활, 그 5년의 기록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우리가 실제 했던 노력들

우리는 신혼 2년 내내 지옥 같은 결혼 생활을 겪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싸우며 소리소리 지르고 울고 불고 했다. 남편이 밤늦게까지 집에 돌아오지 않은 새벽 나는 남편 짐을 모두 꺼내 상자에 담아 문 밖에 내놓기도 했고, 한국으로 도망가고 싶어서 캐리어 하나에 다 가지고 갈 수 있게 내 짐 대부분을 처분하기도 했다. 어느 날은 집으로 경찰이 출동한 적도 있고, 어느 날은 관리실에서 주의를 받은 적도 있다. 어느 날 밤엔 남편이 집을 나가버리기도 했고, 나는 우울증에 걸려 두 달 동안 누워 지내며 85파운드까지 살이 빠졌었다.


그리고 2년 반이 지났다. 우리는 여전히 부부다.


나는 다시 오동통하게 살이 올랐고, 우리는 조용하고 평화롭게 지낸다. 매일 웃고 매일 사랑한다 말한다. 나는 우리가 이혼하지 않은 것이 내 인생에서 내가 스스로 결정한 가장 큰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직접 결정한 만큼 결혼 생활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후회는 없다. 너무나도 많은 일들이 있었고, 세상과 사람을 배웠다.




나도 이혼 서류를 품고 다녔던 적이 있었다. 한국이 아닌 남편의 나라에서, 외국인이자 이민자였던 내가 상당히 불리하고 보호받지 못할 것이라 생각되어 나는 닥치는 대로 이혼에 대해 공부했다. 관련 법과 절차, 서류 등 읽을 수 있는 건 다 찾아 읽었고 변호사 명단과 후기까지 꼼꼼히 살펴봤다.


수많은 결혼서 (Laura Doyle, Dr. Laura Schlessinger, Dr. Shirley Glass, Elizabeth Edwards)와 이혼서를 읽고 다른 사람들의 고민과 경험담을 수없이 많이 읽었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의 연애수업도 듣고, 외도 극복 수업, 이혼 절차 수업도 듣고, Imago Dialogue 같은 유명한 대화법 수업이나 결혼 수업까지 수강했다. 부부상담은 남편이 거부해서 못했지만 심리상담도 하고 변호사 상담까지 했다.




우리는 이혼하지 않았다.


역설적이게도 나는 이혼을 준비하면서 결혼에 대해 더 많이 배우게 됐다. 점점 더 많은 부부가 이혼하는 세상이지만, 이혼을 결정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이혼이 모든 문제의 답이 될 수도 없다. 이혼하기 전, 내가 최선을 다했다고 스스로도 인정할 수 있도록 5년이라는 기한을 두었었다. 우리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혼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


왜 이혼하지 않느냐고 물으면 사실 할 말이 없다. 내가 남편과 결혼할 때 남편을 사랑해서 결혼한 것이지 타인의 허락이나 평가를 필요로 하지 않았듯이, 내가 남편과 이혼할 때에도 남의 눈치를 보거나 조건을 따지지 않고 나의 진심에서 우러나와 내리는 결정이었으면 한다.


우리가 인생에서 사춘기를 겪으며 성장하듯, 관계에서도 갈등을 겪으며 더욱 성숙해질 수 있다고. 유년기와 청년기의 모습이 다르듯, 부부 사이도 그렇게 깊어지고 단단해지는 거라고. 우리가 영원히 아이로 살 수 없고 나이를 먹으며 자라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만약 서로를 사랑한다면 그 결혼을 지켜낼 수 있다고 믿는다.


신뢰를 잃은 결혼생활에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숨 쉬는 것처럼 매일 매일, 매 순간 순간 끊임없는 노력이 요구된다. 때로는 지칠 때도 있고 때로는 서글플 때도 있다. 대체로 서로가 짠하기도 하다. 그런 순간들을 기억하기 위해 적어본다.


이혼하는 것도, 결혼을 유지하는 것도 모두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지금 누구보다도 간절하게 행복하기를 원하는 당신과 함께 방법을 찾아가고 싶다.




이혼은 언제든지 할 수 있지만,
결혼생활에서 행복해지기 위한 노력은 바로 지금밖에 못 하니까.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우리가 실제 했던 노력들

1. 대화

- 말하는 법

- 듣는 법

2. 감정

- 알아채는 법

- 표현하는 법

3. 현재

- 최선을 다하는 법

- 만족하는 법

4. 배우자

- 인정하는 법

- 존중하는 법

5. 행복

- 기대하는 법

- 허용하는 법




<남편이 미워질 때 보는 책>

https://m.kyobobook.co.kr/digital/ebook/ebookContents.ink?barcode=480D211040150#

<외국인 남편 덕분에 배운 자존감 대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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