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대학교의 마시멜로 실험은 아이들에게 마시멜로 한 개가 주어지고 15분을 기다리면 마시멜로를 두 개 받을 수 있게 상황을 설정하고 아이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실험으로, 더 큰 보상을 위해 즉각적 유혹을 견딜 수 있는 아이들이 더 잘 산다는 결과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이것은 아이들이 마시멜로 두 개를 원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진행된 실험이지 사실 아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냥 어른들이 마시멜로 하나보다 두개가 더 낫다고 규정지어 놓은 것 뿐. 어느 아이가 지금 이 순간 당장 눈 앞의 한 개에 만족하고 마시멜로를 하나 더 받을 욕심도 없었으며 그 한 개의 마시멜로를 먹으면서 새삼 행복을 느꼈다면 누가 감히 그 아이가 참을성이 부족했다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또 조금만 더 생각해본다면 누군가의 성공과 실패를 또는 성공할 또는 실패할 확률을 감히 누가 정하겟는가. 15분을 기다려 마시멜로를 두 개 받은 아이들은 15년 후 학업성취도, 건강 상태, 사회적응력, 가족 간 관계 등이 월등히 좋았고, 45년이 지나서도 사회적, 가정적으로 성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결과는, 인생의 표면적인 성공을 수치화해서 단순 비교한 것일 뿐 그것이 인생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마시멜로와 행복의 상관관계가 진짜 있을까? 십대에 학업성취도가 높으면 행복할까? 그러면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라는 영화도 안나왔을 듯. 사회적응력이 높으면 행복할까? 그 아이가 속한 사회가 부조리하고 불합리하다면 거기에 순응하는 것보다 맞서서 정의를 구현하는 것이 오히려 더 의미있는 삶이 아닐까?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지만 괴짜같은 성격을 갖고 있어 여러 사람과 두루두루 친해지지 못한다면 그 사람이 불행한 인생일까? 50대에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을 가지지 못했다면 불행할까? 과거와 현재의 공무원 위상이 달라진 것처럼 사실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의 정의도 불분명하다. 직업이 있어야 성공한 것일까? 그러면 육아를 담당하는 전업주부는 불행할까? 가정적으로 성공한 삶은 과연 누가 정한 것일까? 이혼을 하면 불행할까? 아슬아슬하게 결혼생활을 유지하면 그것은 행복한 삶일까?
완벽한 삶을 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지금 완벽하지 않은 내 인생에서 완벽만을 추구하다가 현재의 행복을 놓치는 것이 아닌지 잠시 여유를 둘 필요가 있다.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하기로 선택할 수 있다. 상처를 받거나 받지 않은 것도 나의 선택이고, 후회를 하거나 하지 않은 것도 나의 선택이고, 어떤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 지 역시 나의 선택일 것이다.
누구나 완벽한 사람은 없다. 다들 기준이 다르니까 자기 기준에서 평가하기 마련이니까. 내 마음에 쏙 들게 행동하는 사람도 없다. 그럴 거면 그냥 자기 자신이랑 결혼해야지. 그런데 나랑 똑같은 사람이랑 결혼한다면 그것도 피곤할 것 같기도 하다. 그 어느 누구도 나보다 나 자신을 더 잘 이해해주고 내가 원하는 것을 알아차려 줄 수는 없다. 내가 느꼈던 감정의 깊이, 내가 생각했던 사고회로, 내가 겪었던 그 입장은 나만이 경험한 일들이다. 그러니 내 의견, 내 감정, 내 기준은 다른 사람이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정의할 것이다. 나는 나의 가치관, 도덕관념, 상식선을 누구보다도 내가 존중할 것이다.
내 삶을 내가 원하는 대로 하고싶은 대로 내가 나를 위해 살아가는 것이다. 이 문제되는 상황을 나를 중심으로 내가 주체적이고 자유롭게 나의 가능성을 무한하게 펼치면서 해결해나가야 하는 것.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다. 모든 것. 화내고 울고 억울해하고 이 방법 저 방법으로 그를 고치려고 하고. 이 뿐만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나를 먼저 바꿔보고 내가 먼저 관용하고 내가 먼저 안전한 공간이 되어주는 것
이것은 분명히 나를 탐구하고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이어야 의미가 있다. 우아하고 품위있고 나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주체적이고 자유로운 삶. 그런 나의 모습을 위해 이 상황에서 어떤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을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소극적으로 불행의 원인을 제거하려는 것 보다 적극적으로 내 행복을 찾아가야 한다.
내 인생, 내 행복, 내 마음, 내 모든 것은 나만의 것이므로. 지금 당장 내 곁에 있는 사람과 지금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행복이고 연애든 결혼이든 우정이든 모두 순간이라는 것. 그 사람의 과거와 미래를 잊고 나의 과거와 미래를 걱정하지 않고 지금 당장 이 순간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부모든 남편이든 친구든 아무도 내게 잘해줘야 할 의무도 내가 헌신해야 할 도리도 없다.
내가 원하는 것이 있을 때 시간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그 찰나를 소중하게 추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 긴긴 세월 속에 언젠간 아련하게 기억에서도 잊혀질 관계이기에 나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도 강요하지 않고 그 사람이 떠날 때에 미련없이 보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땐 그랬지 그땐 그게 최선이었어 하고 인정하는 것 그것이 인생. 내 인생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알고 지금 행복한 선택을 하며 살기
우리가 지금은 행복하게 평화롭게 지낸다 하더라도 어느 날에는 바닥을 드러내며 싸울 수도 있고 그렇게 심각하게 싸우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또 웃으면서 서로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는 것. 오늘은 결혼생활을 유지하겠다 결정했어도 내일은 마음이 바뀔 수도 있고, 오늘은 이런 인간이랑 단 1초도 같이 있기를 거부한다고 했다가도 내일 되면 측은지심이 생겨 짠하게 보일 수도 있다. 오늘은 새로운 시작에 자신감 넘치고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가도 내일은 두려움이 몰려와 아무것도 못하고 꼼짝없이 갇혀있는 것 같은 느낌에 절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다른 누가 뭐라고 해도 내가 옳다고 믿는 것,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 내가 바라는 상황 등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나를 버리고 세월의 풍파에 꺾이는 것이 아니라 갈대처럼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나를 중심으로 뿌리를 단단하게 내려서 나 스스로를 지키는 것. 내 인생의 모든 것이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그 상황에서 항상 나를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분명 행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