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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nddesk May 12. 2024

텃밭 밭갈이와 비닐 멀칭

곡괭이질, 삽질은 어렵다.

2024년 4월 6일 토요일


드디어 우리 텃밭도 비닐을 씌우고 감자 모종을 심는 날이다. 

보통 감자는 3월 말에 심기 때문에 그 전에 비닐 멀칭이 끝나 있어야 하는데 가족들 일정이 맞지 않아서 1~2주 정도 밀리게 되었다. 

텃밭 오는 길에 다른 텃밭들이 많아 구경도 하는데 이미 감자가 싹을 튼 곳이 있어서 마음 한켠에 조바심이 들기는 했다. 


이 날 우리가 해야하는 작업은

2주 동안 방치되어 말라 있는 땅을 갈아 

둑과 고랑을 만들어주고

둑 위를 비닐로 씌운 뒤 

감자씨를 심는 것이다.  


다들 2시간 정도면 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고 텃밭에 갔다가 이틀에 걸쳐 완성했다. (농사는 쉽지 않다는 걸 몸소 체험함) 



토요일 오후 5시 반 우리는 호기롭게 텃밭으로 향했다. 

*땡볕에 일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늦은 오후에 갔다.


팡에서 구매한 장화까지 신은 뒤 농막에 비치되어 있는 곡갱이, 삽을 챙긴 우리는 인증샷 찍고 바로 작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때 까지만 해도 다들 웃고 있었지.... 



빨간색 테두리 친 부분이 우리가 배정 받은 텃반인데 여기를 모두 고랑, 이랑을 내고 비닐을 씌우는 작업을 해야 한다. 

우리는 텃밭에 감자, 고추, 토마토, 땅동, 참외, 수박, 오이, 가지 등등을 심기로 해서 비닐을 다 씌우기로 했다. 

만약 일반 쌈채소를 키우신다면 비닐을 씌우지 않아도 잘 자란다고 하니 멀칭 작업은 건너 띄고 바로 파종을 하거나 모종을 심으면 된다. 


비닐을 씌우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크게 아래와 같다.   

땅 온도가 올라가는 걸 억제한다고 한다.
나도 처음 알았는데 여름이 되면 땅의 온도가 너무 올라가 작물이 자라기 힘든 환경이 되는데 이를 방지해준다고 한다.특히 감자의 경우 검정 비닐을 씌워야 감자씨가 부패하지 않는다고 하니 감자 심는 분들은 멀칭 작업을 반드시 해야 한다. 

검정 비닐로 햇빛을 차단하면 잡초가 자라지 않아서 별도로 제초제를 뿌리거나 잡초를 일일히 뽑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비닐을 씌우면 토양 내 습기가 유지되어서 토양이 부드럽게 유지되고 식물이 안정적으로 자랄 수 있다고 한다.   

위에 이유로 비닐을 씌워야 한다. 


우선 비닐을 씌우기 둑을 만들 구역을 정하고 곡갱이로 밭을 한번 헤집었다. 겉면에 마른 흙과 속의 부드러운 흙을 섞어주는 작업이다. 


아니이... 내가 1년만에 10키로가 넘게 찌면서 진짜 건장해지고 무거운 것도 잘 들고 그랬는데 곡갱이질, 삽질 원래 이렇게 힘든 건가요?

일단 도구부터가 진짜 무겁다. 삽과 곡괭이질 몇 번 하지도 않았는데 날개쭉지가 뻐근하니 그 다음날 근육통 무조건 올 것 같은 느낌이 왔다. 


땅을 헤집고 나서 둑고 고랑을 만드는 작업에 돌입했는데 둑이 생각보다 이쁘게 만들어지지 않았다.  

보통 생각하는 둑은 반원 형태로 동그랗고 높게 흙이 쌓아져야 하는데 보시다시피 평평하다.



1구좌 7평의 비닐을 씌우니 8시 쯤 되었다. 사위가 어두워서 더 이상 작업을 하기엔 무리였다. 

아직 7평이 더 남았다. 

엄마가 감자씨만 마저 심고 나머지는 내일 다시 와서 하자고 하셨다. 

아빠와 내가 비닐을 씌울 동안 엄마는 감자씨를 심었다




집으로 돌아온 우리는 저녁으로 꽃게찜을 해먹고 12시도 되기 전에 다들 골아 떨어졌다. 

다음날 오전 5시반.. 알림이 울린다... 

온몸이 쑤신다. 땡볕에 일하면 살이 타니까.. 새벽에 나머지 일을 하러 가기로 했다. 

오후에는 또 다른 일정이 있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어제와 같은 일복을 입고 6시쯤 텃밭에 도착했다.

어제 저녁에 어두워서 어떻게 했는지 몰랐는데 나름(?) 비닐을 잘 쒸운 것 같다. 

비닐 위에 흙은 어제 감자 심은 곳인데 새들이 쪼아먹지 말라고 흙으로 덮어 놓았다. 


고랑을 내고 둑을 높이는 작업을 반복했다. 그래도 어제 한번 해봤다고 오늘 엄마, 아빠, 나의 합이 잘 맞았다. 

손발이 척척 맞았다. 어제는... 진짜 손발 안맞아서 힘들었었지..



남은 땅에 비닐을 다 씌우고 난 후 어제 심은 감자 옆에 동글동글 구슬아이스크림처럼 생긴 비료를 주었다. 

보통 텃밭을 분양하기 전에 텃밭지기 선생님이 휴지기였던 밭에 퇴비나 비료를 섞어서 밭을 한번 갈아 엎어서 별도로 비료를 주지 않아도 되지만

우리 집은 다른 집보다 2주나 뒤에 감자를 심었기 때문에, 수확도 그만큼 늦어질 것 같아 빨리 자랐으면 하는 마음에 비료를 추가로 주었다. 




비료를 준 다음에 감자에 물까지 주면서 장장 5~6시간 동안의 작업이 드디어 끝났다. 

농사 짓는 분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든 일이다 농사란. 



우리가 심기 계획한 고추, 땅콩 등등의 모종은 4월 말이나 되어야 나온다고 해서 텃밭지기님 통해 고추 모종만 미리 주문을 해놓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 주에는 비 소식이 없어서 감자에 물을 주러 텃밭에 가기로 했다. 

얼마나 자라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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