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답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었다.
우리는 종종 ‘주저함’이라는 감정 하나로 눈앞의 기회를 흘려보낸다.
그 순간이 실은 내게 온 가능성이었다는 걸 알면서도, 애써 아닌 척해버린다.
“이건 내 길이 아닌 것 같아.”
“아직 준비가 덜 됐어.”
“다음엔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그래서 나는 수많은 가능성 앞에서 한 발 물러섰다.
그건 공식적인 시험이 아니었을 뿐, 분명 나를 위한 중요한 시험들이었다.
하지만 나는 답안을 펼쳐보기도 전에 백지를 내고 돌아선 순간이 많았다.
이직을 꿈꾼 적도 있었고,
영상 편집을 배우고 싶다는 열망도 품었고,
지금은 언젠가 책을 내고 싶다는 소망까지 있다.
하지만 매번 시작도 전에 “아직 자격이 없어”,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어."라는 말로 덮어두었다.
또한 읽고 쓰는 일을 좋아하면서도, 독서 모임이나 토론 자리에는 늘 ‘내 자리가 아니야’라며 한 발 물러섰다.
어떤 날엔 "이번엔 도전해 볼까?" 하고 마음을 다잡다가도
어김없이 ‘완벽한 타이밍이 아니야’라는 핑계로 스스로를 가두었다.
그렇게 스스로에게 바리케이드를 쳐놓고는 한참을 망설이다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길 반복한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바란다.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는 마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돌아보면, 나는 늘 ‘정답’이 어딘가 정해져 있다고 믿었던 것 같다.
지금 내가 하는 선택들은 아직 미완성이라며, 스스로에게 낙제점을 주곤 했다.
하지만 인생엔 정해진 정답지가 없다. 정답이 없는데 스스로 어떻게 낙제점을 줄 수 있는가?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 매순간 선택하고 도전하고 때로는 실패하고,
그 안에서 배우고 다시 일어서는 모든 과정이 바로 ‘나만의 좋은 답’이 된다.
그런데 나는 그 가능성 앞에서 늘 백지를 냈다.
오답일까 두려워 시작도 하지 않았고,
틀린 나를 보여줄까 두려워,
애써 물러섰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백지는 결코 정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오답이라도 써 내려가야 한다.
그래야 내 안의 진심과 방향을 발견할 수 있다.
이제는 틀릴 용기를 내기로 했다.
비록 서툴고 늦더라도,
지금 내가 시작하는 이 한 줄이
나의 인생을 바꾸는 첫 문장이 될지도 모르니까.
내가 참여하는 새로운 만남,
내가 두드리는 도전의 문들,
그 모든 것이
내 삶을 다시 써 내려갈 귀한 여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