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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성향은 무엇으로 뛰어넘을 수 있는가

나는 하고 싶지 않지만, 해내고 싶은 마음은 늘 가지고 산다.

by 여지행

최근 '강의 역량 강화' 관련 수업을 듣게 되었다.

나는 대체로 MBTI의 I 성향이다. 그런데도 막상 강의를 할 기회가 생기면 늘 딜레마에 빠진다. 두렵고 부담스럽지만, 또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동시에 든다. 그러다 보니 늘 이런 의문이 생긴다.


"발표를 잘하는 사람은 타고나는 걸까?"

"나도 저런 사람처럼 강의를 잘할 수 있을까?"

오늘 나는 그 답을 조금이나마 찾게 되었다.


나는 몇 차례 강연을 할 기회가 있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그것은 ‘강의’가 아니라 단순한 ‘발표’에 가까웠다. 대학교 때 과제로 조사한 내용을 앞에서 소개하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청중과의 소통도, 강약 조절도, 전략도 없었다. 물론, 청중이 어떤 이야기를 궁금해할지는

고민했지만, 결국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만 치우쳐 있었던 것은 아닐까. 질문에 대한 답을 잘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중요한 건 질문을 던지는 일이었다.


나는 수업에서 질문받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 그래서 강의를 할 때도 청중을 배려한다는 핑계로 질문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이 정말 배려였을까? 솔직히 말해, 나는 상대가 불편해할까 봐 질문을 피한 것이 아니라 정작 내가 불편할까 봐, 원하는 대답이 나오지 않거나 반응이 없을까 봐 두려워했던 것이다.


진정한 강연자는 어떤 말을 할지에만 집중하지 않고. 어떤 질문을 던질 것인가고 진중해야 한다. 질문이 바로 돌아오지 않더라도 기다릴 줄 알아야 하고, 청중이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또한, 내 강연이 그들의 관심과 필요에 맞는지 세심하게 분석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그렇다. 그렇게 나는 해보고 싶다."

질문하는 걸 극도로 불편해하고, 앞에서 발언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생각과 경험을 잘 녹여 청중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다.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발표가 아니라, 소통이 있는 강의를 해보고 싶다.


대학교 프레젠테이션 과제든, 주어진 강연 기회든, 준비하는 과정은 귀찮고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결국 나는 해보고 싶었고, 잘 해내고 싶었고 잘 해왔다.

나는 뛰어난 지식과 화려한 강의 스킬을 가진 사람은 아닐지 몰라도, 한 가지 분명한 강점이 있다.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열정이 솟구친다는 것.


"이런 이야기를 하면 공감하겠지?"

"이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겠지?"

그 열정이야말로 내가 가진 가장 강력한 힘이다. 그리고 오늘, ‘잘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을 넘어, 강연이란 결국 나를 넘어서는 과정임을 깨달았다.


불안하고 불편해하면서도, 나는 여전히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귀감이 되고, 시너지를 줄 수 있는 강의를 하고 싶다. 그리고 그렇게 해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고, 그것이 누군가에게 작은 울림이 될 수 있다면, 나는 계속해서 도전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누군가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우리는 모두 불편함을 피하고 싶어 한다.

질문을 받는 것도, 무대 앞에 서는 것도, 익숙하지 않은 도전을 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불안해도 좋다. 두려워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용기다. 불편함을 넘어설 때, 우리는 성장한다.


성향은 우리가 살아온 습관의 관성이다.

우리가 하고 싶은 열정이 있다면 그 불편함을 넘어설 때 우리는 진정으로 성향을 넘어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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