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는 경험이 만든걸까, 경험의 포기가 만든걸까?
달리기를 시작하면 누구나 처음엔 같은 벽을 만난다.
숨이 차오를까 봐 겁이 나고, 오래 버티지 못할까 봐 걱정되고, 조금만 힘들어도 ‘역시 나는 이런 운동과는 안 맞아’라고 결론을 내리기 쉽다.
그런데 이상한 건, 대부분의 한계는 몸이 아니라 마음에서 먼저 온다는 점이다.
우리는 실제로 힘들어서 멈추기보다는 ‘앞으로 남아 있을 어려움’을 미리 상상하며 발걸음을 거두곤 한다.
아직 오지도 않은 고비들이 머릿속에서 과장되며, 그 압박이 숨보다 더 빨리 우리를 지치게 만든다.
어떤 사람은 달리기를 시작하고 가장 먼저 기록을 확인한다.
시간, 거리, 페이스.
하지만 때로는 그 숫자가 가능성을 보여주기보다 “아직도 이 만큼이나 남았네…”라는 실망을 준다.
어쩌면 우리가 그동안 도약하지 못한 이유는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숫자가 제시하는 ‘아직 도달하지 못한 거리’만 바라보며 스스로를 불필요하게 초조하게 만들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이러니하게도 작은 목표는 큰 목표보다 우리를 더 오래 이끈다.
코스모스가 핀 길을 지나며 ‘돌아올 때 저 지점까지 다시 뛰어보자’고 마음먹는 것처럼
아주 단순하고 작지만, 분명히 도달할 수 있는 약속. 그 약속 하나가 발걸음을 계속 앞으로 보내기도 한다.
그 순간 우리는 누군가의 기준이 아닌 ‘내가 정한 한 걸음’으로 달리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그 작은 걸음들이 쌓일 때 우리는 아주 뜻밖의 지점까지 도달한다.
원래 계획에 없던 5km가 되고, 생각도 안 했던 9km가 되고, 결국 언젠가 뛰어본 적 없는 10km까지 이어진다. 그리고 그 작은 목표가 과거에 결코 생각도 못한 한계의 문턱을 넘어서게 만든다.
나는 깨달았다.
숨이 차서 못 했던 게 아니라는 사실에, 막상 끝까지 가보니 가장 약했던 건 몸이 아니라 마음이라는 사실에.
오랫동안 스스로를 ‘지구력이 약한 사람’이라 단정해온 사람도 자신이 설정한 틀에서 벗어나보면 알게 된다.
그 정의는 사실 정확한 평가가 아니라 어린 시절의 경험, 한 번의 실패, 누군가의 말, 혹은 단순한 오해에서 만들어진 낡은 프레임이었음을.
우리는 스스로를 남보다도 더 스스로 가장 과소평가하는 존재다.
몰라서 못하는 것인데 해보지 않고 ‘못한다’고 결론 내려버리고, 예전에 힘들었다고 지금도 힘들 거라 단정하며, 가능성을 시도하기도 전에 닫아버린다.
하지만 한계란 원래 그런 것이다. ‘넘어본 적이 없어서’ 존재하는 것이지 정말 넘을 수 없어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넘어본 순간, 그 벽은 벽이 아니라 단지 오래 묵은 그림자였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지금 당신이 자신에 대해 붙여놓은 수많은 정의들.
그 정의들은 과연 진짜일까? 혹은 오래된 경험을 사실처럼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한 번도 제대로 시도하지 않았던 일을 ‘해봤다’고 기억하고 있는 건 아닐까?
잠시 멈췄던 순간을
‘안 맞는다’고 오해하고 있는 건 아닐까?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넓고, 생각보다 훨씬 강하고, 생각보다 훨씬 오래 뛸 수 있는 존재다.
당신이 정한 한계가 당신이라는 사람의 크기를 결정하진 않는다.
그 한계는 언제든 새로 쓰여도 되고, 지워도 되고, 다시 설정해도 된다.
그러니 스스로에 대한 결론을 너무 빨리 내리지 말라.
우리에게 필요한 건 대단한 목표가 아니라 조용히 나아가는 작은 걸음 하나일 때가 많다.
그 작은 걸음이 모여 당신이 생각했던 ‘나의 프레임’을 가볍게 벗겨낼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문득 깨닫게 된다.
지금의 나는 내가 믿었던 나보다 훨씬 더 멀리, 훨씬 더 단단히 와 있다는 사실을.
당신이 앞으로 걸어갈 길은 당신 안의 가능성을 끝없이 확장시키는 여정이 될 것이다.
한계는 정하는 것이 아니라 넘어보며 다시 배우는 것이다.
당신의 다음 걸음도 반드시 그렇게 당신을 넓혀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