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 대한 이런 저러한 이야기

소소한 일상

by 아이린

다른 사람의 아버지가 어떤지는 잘 모른다. 소설 속 아버지 드라마 속 아버지 뭐 기타 등등의 아버지가 계시니까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아버지가 아니 좀 표현이 정확하지 않다. 각자가 삶 속에서 만나는 아버지는 다르지 않을까? 아버지는 이러하다고 정형화시킬 수는 없다는 게 내 생각인데


나의 아버지는 가난한 집의 장남이었다. 원래는 형이 있었고 남동생이 둘 있었는데 하나는 병사하고 둘은 스스로 삶을 포기했다. 여동생이 둘 생활능력 거의 없는 부모 그냥도 깜깜한 그런 삶이었다고 본인이 언젠가 이야기하셨다. 아니 좀 자주 이야기 하셨다. 술이 좀 들어가 현악기 줄같이 팽팽한 신경이 느슨해질 때면 당신의 힘든 젊은 날이 계속 발화되었다. 큰 꿈을 꾸기에는 삶이 너무 힘들어 당장 입에 밥 들어갈 일을 찾아야 했지만 음악을 포기할 수 없었단다.


학교 음악 선생 그것도 기간제 교사를 할 때 어머니를 만났단다. 어머니는 당신이 욕심을 부릴 수 없는 존재였다나. 뭐 사랑이었는지 운명이었는지 어머니는 친정의 반대를 무릅쓰고 아버지와 혼인했다. 근무하던 병원 약국장이 되길 꿈꾸던 여인은 가난한 남자와 결혼해 생활을 위해 개국을 했다. 아버지는 어머니의 도움으로 조금씩 앞으로 나가 결국은 대학에 자리 잡으셨다.


아버지에게 우리 남매는 함량 미달이었다. 어머니는 그런 내색을 하신 적 없지만 아버지는 아니었다. 동생은 엄청난 일탈로 자신의 불만을 표시했지만 나는 그러지도 못하고 신경질 적이고 까다로운 아이가 되었고 입을 다물고 아버지와 대화를 아니 접촉을 피하는 그런 아이가 되었다. 상담 교육원 선생님은 내게 부모가 주는 압박감이 상당했을 거라 그러셨는데 정말 그랬다. 호부 견자 없다지만 동생이나 나는 모두 견자였거든.


아버지가 꿈꾼 은퇴 후의 삶을 동생은 가차 없이 무너뜨렸다. 그러면서 아버지의 정신도 무너졌다. 아직은 친구나 제자 지인들이 아버지의 변화를 못 느끼지만 치매에 걸린 아버지는 조금씩 조금씩 무너지고 계시는 게 내 눈에 보인다. 아버지에 대한 감정을 사랑과 감사의 마음에 대한 표현을 하는 것을 이야길 하는 걸을 보고 과연 나는 아버지에게 감사하고 있나 아니면 아버지를 사랑하나 생각해 봤다. 집을 나가 생활하며 아버지에 대한 감정이 조금 나아졌지만 아버지는 여전히 껄끄럽고 불편하다. 어머니는 내가 아버지를 닮았단다 동종 혐오인가? 아무튼 무너져가는 아버지를 보는 나와 동생의 감정 온도는 조금 다를지도 모른다. 동생과는 이야기 안 한 지 오래니 모르겠고 나는 그냥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만 내 아버지에게 남아 있다.


지금처럼 무너져가지 않으셨으면 이런 마음도 갖지 않았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나쁜가? 아버지라 지키는 최소한의 예의 이것뿐인 지금을 지금보다 더 시간이 지나면 후회하려나? 제자들이 사다 주는 과자 선물보다 아버지가 사다주시는 과자 한 봉지 그것을 더 그리워한 어린아이가 내속에 아직 남아 있나? 자랑스러운 딸이 아니었다는 자격지심이 남아서 그러는가? 나는 끝까지 내 아버지를 불편해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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