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 부산시 수영구 남천동 안목(安木)
"돼지국밥 = 부산"이라는 공식은, 적어도 한국의 음식계에서는 "c²=a²+b²"로 정리되는 '피타고라스의 정리'나 "E=mc²"이라는 수식으로 대표되는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 공식만큼의 무게감을 가지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다른 지역의 돼지국밥이 맛이 없다거나 무시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전라도나 충청도 강원도에서 땅 끝 제주까지 각 지역의 특성을 담은 돼지국밥은 존재하고 그 역사를 이어오고 있지만, '탕반(湯飯) 또는 국밥'으로 대표되는 우리 음식의 장르에서 '부산의 돼지국밥'이 주는 의미는 다른 지역의 그것에 비해 체급이 다른 중량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매년 실시되는 '부산 관광공사'의 '부산관광실태조사'의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부산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부산을 관광의 목적지로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로 든 것은 수년간 '음식(맛집탐방)'이었다.(2021년~24년)*. 현재는 조사항목에서 찾을 수 없지만, 부산에서 맛본 가장 특색 있는 음식으로 관광객들이 손꼽은 음식은 '돼지국밥과 밀면'이 각각 1,2위를 차지했으며 '추천하고 싶은 부산 음식'도 똑같이 '돼지국밥과 밀면'이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 자료출처 : 부산관광공사 웹사이트 알림 마당> 공지사항> 관광동향, https://bto.or.kr/kor/Main.do)
(** 부산관광공사 2014 부산관광실태조사 조사내용 일부 발췌)
부산의 돼지국밥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부산에서 돼지국밥은 오롯이 지역의 특성만 살린 음식으로 존재하지는 않았다. 한때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다양한 문화를 흡수하고 전국으로 전파했던 관문 역할을 했던 옛 부산처럼, 우리나라 각 지역의 돼지국(밥)을 한데 모여 만들어 낸 결과물이 부산의 돼지국밥이다. "부산의 돼지국밥은 부산에서 자생적으로 태어난 고유의 향토음식이라기보다 시대적, 사회적, 환경적 토대 위에서 탄생하고 각 지역 국밥과 혼합된 국밥으로 보인다."라고 부산 돼지국밥의 아이덴티티를 정의했던 신라대학교 김상애 교수의 의견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부산의 돼지국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러 지역의 모습이 보인다. 마치 요즘의 예술작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르의 혼합'과 유사하다. 한국전쟁 당시 피난온 이북 사람들이 즐기던 국밥의 특징도 그 안에 담겨 있으며, 인근 밀양과 조금 떨어진 합천, 함안 그리고 진주의 돼지국밥도 녹아있다. 거기에 대구와 전라도의 돼지국밥도 한 자리를 차지한다. 그래서 부산의 돼지국밥은 집집마다 그 모양과 형태가 조금씩 다르고, 맛에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어느 것 하나 정답이라고 들 수도 없지만 모든 것이 정답일 수 있는 장르이기도 하다. 요즘말로 하자면 '부산'이라는 지역에 우리나라 모든 지역의 돼지국밥들의 장점을 모아 하나의 '유니버스'를 만들어냈다고나 할까?
우리가 부산을 '돼지국밥의 도시'라고 부르는 데는 당연히 이유가 있다.
'차이나타운과 중식의 도시' 인천의 1,453개(25년 기준)의 중국집이나, '칼국수의 도시' 대전의 727개(24년 기준, 칼국수 메뉴가 있는 분식집 포함 시 1천 개 이상)의 칼국수집 수처럼(데이터 출처 : 행정안전부 공공데이터포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소관 상권정보), 부산 시내의 돼지국밥 집 숫자 또한 엄청나다. 부산 내에서만 돼지국밥이라는 상호를 사용하는 식당이 692곳이나 되고 돼지국밥을 메뉴에 올린 식당은 무려 742개나 된다.*** 단순 숫자만 따지면 경상남도의 숫자가 더 많지만, 단위 면적당 밀도를 계산 시 1.1㎢당 1개의 돼지 국밥집이 있는 부산이 부동의 전국 1위이다. 부산에서는 돼지국밥을 먹고 싶다면 언제든 도보 몇 분의 거리 내에 돼지국밥집을 찾을 수 있다는 의미. 게다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짜장면'이라는 단어의 검색 비율보다 '돼지국밥'의 검색 비율이 높은 유일한 지역도 부산이다. 수치만 본다면 부산은 전생에 돼지와 무슨 원수지간이었던 사람들만 골라 모아 놓은 곳이라고 불러도 될 듯하다.
(*** 출처 : 부산일보 웹사이트, 부산돼지국밥로드. https://porksoup.busan.com/story/story01.php)
이런 관심과 사랑 때문에 부산의 돼지국밥은 마치 살아있는 생물과 같아 보이기도 한다. 같은 자리에 그대로 머문 적이 없다. 오래된 가게든 신생 업체이든 부산의 돼지국밥집은 항상 연구하고 변화한다.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에서 이야기 것처럼, '생존을 위한 투쟁(the struggle for existence)'이라는 형태로 현세대에서의 생존과,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한 자손의 번식과 진화를 거듭하고자 하는 시도를 부산 돼지국밥 씬(Scene)에서는 너무나 쉽게 볼 수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부산의 돼지국밥은 여전히 다양한 변화와 진화를 시도 중이다. 한 조사에 의하면 매년 40여 곳의 돼지국밥집이 개업하지만, 10곳 중 8개의 가게가 5년 이상을 버티지 못한다. '부산'이라는 치열한 돼지국밥 집들의 전쟁터에서 자연스레 도태된다.
이번 초빼이가 찾은 부산의 돼지국밥 집은 700여 개가 넘는 국밥집들의 전쟁터 한가운데에서 강력한 임팩트를 주는 변화를 통해 새로운 돼지국밥의 미래를 그려가고 있는 신생 매장이다. 부산의 돼지국밥 집 가운데 단 3곳에만 허락된, 미슐랭 돼지국밥 집이다.
센텀시티 역에서 지하철을 탔다. 이번에 찾고자 길을 나선 집은 부산 수영구 남천동에 있는 돼지국밥 집 '안목(安木) 본점이다. 사전 예약은 불가한 집이라 무조건 매장으로 가 웨이팅을 해야 했다. 숙소가 있던 센텀시티역에서 전철에 올라 남천역에서 내렸다. 모 영화 속 대사로 너무나 유명해진 '느그 서장 남천동 살제?'의 그 남천동이었다. 부산역 지하철 2호선 남천역 1번 출구를 나와 3블록 정도 떨어진 곳에 안목 본점이 자리하고 있었다. 금련산역과 남천역의 중간쯤이다.
매장 앞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대기줄을 늘어트리고 있었다. 부산의 돼지국밥집하면 자연스레 떠 오르는 그런 이미지는 이곳 안목 본점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의례 돼지국밥 집 근처만 가도 느껴지던,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는 돼지고기 삶는 냄새조차 없었다. 오히려 요즘 유행하는 깔끔한 초밥집이나 오마카세와 비슷한 외관에 어색함도 느껴졌다.
'함보경'이라는 민화작가의 작품이 자연스레 떠 올랐다. 민화의 기법으로 인물화를 그리는 작가인데, 옛 민화의 소재가 아닌 현대의 물상들을 오브제로 사용하는 작가이다. 한복을 입은 선남선녀를 묘사하며, 선글라스를 끼고 수입 스포츠카를 모는 모습이나 에어팟을 귀에 끼고 브롬톤(영국의 자전거 브랜드)이나 에스파(스쿠터)를 타는 모습 등을 민화 형식으로 그려낸다. 기법은 민화이나 그 안을 채우는 것들은 현재의 시간이다. 민화라는 옛 그림으로 현대 젊은이들의 삶을 그려내니 처음엔 조금 어색하긴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묘하게 공감이 가는 작품이 특별하다.
이곳 안목의 모습도 그와 다를 바 없었다. 오래된 돼지국밥을 내는 음식점이지만, 현대적 시스템과 주방을 갖추고 고급 레스토랑과 같은 분위기까지 연출하였다. '돼지국밥집이 왜 눅눅하고 불편하고 냄새나는 공간이어야만 하는가?'라는 물음을 안목의 사장님은 오히려 고객에게 되묻고 있는 것 같았다. 매장에 대한 첫인상부터 임팩트가 있었다. 하지만 외형에 좌고우면(左顧右眄) 하지 않는 것이 초빼이의 강점이 아니던가? 아무리 좋은 환경을 갖춘 매장이라도 가장 중요한 음식이 엉망이면 아무 소용없다. 조용히 키오스크 앞에 서서 음식을 주문했다. 돼지라면과 맛보기 머릿고기, 그리고 소주 한 병.
돼지라면이라는 독특한 메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24시간을 끓여 육수를 만드는 곳이라고 했으니, 그 진하기가 돈코츠 라멘 육수와 견줄 수 있을 듯싶었다. 굳이 돼지국밥으로 유명한 어느 어느 집의 계보를 잇는다는 둥 어떤 스타일이라 나누고 유사한 점을 찾는 행위들이 의미 없어 보였다. 이미 돼지국밥은 여러 번 먹어봤으니 다른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 맛보기 머릿고기는 적정한 양에 적정한 가격대라 좋았다. 혼자 취재를 다니는 것이 익숙한 초빼이에게 수육 한 접시와 국밥 한 그릇은 조금 많은 양이라 부담스러웠는데, '맛보기'라는 단어가 그리 반가울 수 없었다. 먼저 나간 손님들의 자리를 정리하고 직원이 자리를 안내해 준다.
머릿고기 한 접시가 아담하게 담겨 나왔다. 접시에 음식을 담은 담음새부터 마음에 들었다. 냉수육처럼 삶은 후 식혀 잘라낸 머릿고기가 굉장히 깔끔하다. 저 정도의 얇은 두께로 잘라내려면 머릿고기를 삶은 후 무거운 것으로 꽤 오랫동안 눌러 기름을 빼야 한다. 그래야 깔끔한 맛과 탄탄한 식감을 얻을 수 있다. 테이블 위에 비치된 새우젓도 꽤 상태가 좋다. 머릿고기에 새우젓 하나를 올려 첫맛을 봤다. 기름기 없는 깔끔한 맛이 굉장하다. 머릿고기라면 부위의 특성상 꺼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안목의 머릿고기는 신경 써서 보지 않는다면 냉제육과 거의 다를 바 없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스낵과자처럼 한편에 잘라놓은 귓떼기살도 보는 것만으로 그 식감이 연상된다. 쫄깃하고 오독한 식감에 기름기까지 없으니 너무나 만족스럽다. 별도로 나온 소스도 좋았지만, 초빼이는 고추와 함께 나온 쌈장에 찍어 먹을 때가 가장 맛있었다.
머릿고기 한점, 소주 한잔씩 즐기다 보니 어느새 내 눈앞엔 돼지라면이 도착해 있었다. 우리말로 돼지라면이지만 돈코츠 라멘과 다를 바 없었다. 그릇의 가장자리를 둘러 얹은 수육(차슈)과 면 위로 살포시 얹은 다시마 고명(곤포)이 고베나 나고야 어디쯤에서 먹었던 라멘과 유사했다. 테이블 위의 마늘과 마늘 다지기를 손에 들고 힘을 준다. 무언가를 얻고자 할 때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오랜만에 손에 쥔 마늘 다지기가 익숙지 않은지 마늘을 다져내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 그 사이 후각을 괴롭히는 진한 돼지 국물(돈코츠 국물) 향이 점점 마음을 채근한다. 뿌연 육수 위로 드러난 면선(麺線, めんせん)과 그 위를 살포시 덮고 있는 진한 돼지육수, 챠슈 등의 고명들이 만들어내는 미장센이 예사롭지 않다. 역시 국밥보다 라면을 선택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 그 위로 마늘 향이 더해지자, 드디어 한 편의 그림이 완성되었다. 시각적으로, 그리고 후각적으로도 완벽해졌다.
먼저 육수를 들이켠다. 국물이 있는 음식을 먹을 땐 반드시 따르는 불문율이다. 그릇을 통째로 들어 입에 댔다. 진한 돼지육수 향과 마늘향이 만들어낸 극상의 조화가 내 몸으로 들어온다. 첫 느낌은 중후하게, 그리고 그다음은 부드럽게. 같은 육수를 쓰는데도 돼지국밥을 먹을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진한 돈코츠 라멘의 국물을 들이켜는 착각마저 든다. 가슴 한가운데 걸려 하루 종일 거북했던 엊저녁의 술기운이 이제야 진정되는 것 같다. 돼지육수와 마늘의 조합만으로도 완벽한 구성이지만, 조금 더 과장된 화려함을 느끼고 싶었다. 후추통을 들어 면 위에서 톡톡 쳤다. 돼지육수의 향을 가리려는 것이 아니라 향신료로서 후추의 향을 더 추가하고 싶었다. 초빼이는 이렇게 냄새에 민감한 사람이다.
면의 탄탄함도 좋았다. 조금은 거친 느낌도 드는 면이었지만 진한 돼지육수에 곧잘 어울렸다. 약간은 빡빡한 느낌의 면의 식감과 맛이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돼지라면이라 부르지만 돈코츠라멘에 더 가까운 느낌이랄까?
챠슈 한 장을 걷어냈다. 일본 라멘을 먹을 땐 챠슈는 항상 마지막 순간에 먹는 편인데, 안목의 수육 맛을 보고 싶은 욕심에 조금 서둘렀다. 얇게 저민 돼지 수육이 굉장히 부드럽다. 육수에 한번 담근 후 입으로 옮겼다. '적절한 고기와 지방의 비율이 이렇게 부드러운 식감을 낼 수 있구나'하고 감탄하고 있을 때, 살짝 물컹하는 저항이 느껴졌다. 지방 끝에 걸려있는 돼지껍질의 식감이다. 챠슈 한 장에서 세 가지 식감을 느낄 수 있다니.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수육의 두께가 얇기에 맛도 맛이지만 식감을 더욱 명징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일반 손님들이나 다른 식당의 아이디어만 훔쳐 겨우겨우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제대로 식당을 운영하는 과정이 얼마나 많은 고민과 다양한 시도, 그리고 노력이 필요한지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이 한 그릇의 돼지라면을 내기 위해 이곳 안목의 사장님은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자신을 갈아 넣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육수의 농도와 맛과 간은 어느 정도로 하고, 건면을 쓸지 생면을 쓸지, 면의 굵기는 어느 정도가 적당할지, 챠슈는 무엇을 올릴지, 그리고 그 챠슈의 조리는 어떻게 할지, 그릇은 무엇을 쓸지, 플레이팅은 어떻게 할지 등등. 한 그릇의 돼지라면을 만들기 위해서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시도하고 연구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끝난 게 아니다. 시간이 흐르며 고객층의 연령대가 바뀌거나, 고객의 취향이나 입맛이 바뀌면 그에 따라 조금씩 변화도 줘야 한다. 그런 취향의 변화를 알아채기 위해선 메뉴의 개별 판매량까지도 주기적으로 체크해야 한다. 음식 한 그릇 만들어 파는 일이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런 과정과 여러 번의 실패를 통해 성공한 메뉴가 만들어지고, 그런 메뉴를 가진 식당들이 오래 운영되며 결국엔 노포가 된다.
안목의 돼지라면을 접하며 "이 식당은 정말 많은 노력과 공부를 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음식을 개발하고, 음식을 담고, 음식을 담는 그릇도 고민하고, 음식을 내고, 음식을 설명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모두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구비되었다. 특히 1만 원짜리 돼지라면을 서빙하는 과정에서도 음식의 담음새에서부터 맛의 조절, 손님에게 음식을 즐기는 방법을 설명하는 과정과 말투까지 고민한 흔적을 보게 되었을 때, 너무나 감동받았다. 어쩌면 이런 노력과 탐구의 결실이 이 집에 빨간 미슐랭 마크를 선사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음식을 접하며 음식을 만드는 이의 고뇌와 노력을 떠 올리게 되는 경우는 사실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안목에서는 너무나 자연스레 그런 과정을 혼자 상상하며 떠올릴 수 있었다. 이런 음식을 즐기고 있는 이 시간이 소중해졌다. 감탄과 존경의 마음을 담아 소주잔을 들었다. 입 밖으로 찬사를 내뱉지는 않았지만 초빼이의 뒤편에 있던 미슐랭 인증서에 대고 잔을 높이 들었다. 초빼이 나름의 경의의 표현이었다.
개인적으로, 우리 음식판에서 마치 '최고의 식당에 대한 인증'과 같이 통하는 '미슐랭'이라는 인증에 대해서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이미 여러 공부를 통해 미슐랭 제도의 시작과 기원도 알고 그 제도가 가진 의미도 인지하고 있지만, 그 기저에는 '프랑스 미식의 우월성'이라는 저의가 숨어들어 있음을 조금씩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저의로 인해 다른 나라의 음식을 보는 기준점은 항상 유럽에 사는 자신들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음을 묵과할 수 없기도 했다. 하지만 미슐랭의 인증을 위해 검증하는 항목의 다양성과 디테일함의 정확성은 우리도 많이 참고하고 본받아야 함도 알고 있다. 초빼이가 '안목'이라는 식당에 진정으로 감동받은 것은 그런 검증을 통과할 정도로 음식을 만들고 음식에 스토리를 부여하는 모든 것을 관리하고 시스템화했다는 것에 대한 감탄이었다.
남은 음식을 즐기기 시작했다. 이 소중한 시간을 잡아먹는 더 이상의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았다. 이성보다는 본능이 지배하는 시간이었다. 이 훌륭한 음식에 오롯이 집중하고 싶었다. 시장의 좌판이나 허름한 식당에서 너무나 쉽게, 싼 가격으로 사 먹을 수 있는 머릿고기나 돼지국수를 이렇게 기품 있는 음식으로 다시 만들어 낸 '안목'이라는 식당이 대단해 보였다. 딱 한 가지 아쉬운 것은 훌륭한 요리에 비해 찬은 조금 완성도가 떨어졌다고 할까?
어쩌면 부산의 돼지국밥에 대한 자신들만의 오마주를 이렇게 표현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이번 부산행에서 찾은 식당 중 가장 인상적인 가게가 아닐까 싶다.
편안한 나무를 연상시키는 식당, 안목(安木)이다.
* 참고로 초빼이는 여전히 시장 좌판의 음식도 사랑하며, 오래되고 낡은 돼지국밥집의 국밥도 애정한다. 오히려 국밥집에 앉아 소주 한잔에 국밥을 곁들이는 시간을 더욱 사랑하고 있다. 안목이라는 식당에 대한 감동은 같은 음식을 대하는 그들의 새로운 시선과 그것을 만들어 낸 시간과 노력에 대한 경의일 뿐이다.
[음식, 음주, 노포 전문 크리에이터 초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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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추천]
1. 1인 이상 방문 시 : 돼지국밥(수육, 머릿고기, 섞어) 또는 돼지국수 + 맛보기 머릿고기 또는 수육 + 소주
* 개인의 취향에 의한 추천이니 절대적인 것은 아님. 적어도 사람 수만큼은 주문해야 도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추가 팁]
1. 별도의 주차장은 없음. 인근 주차장 이용 권장.(매장 뒤편 대림주차장, 수영구청 유료주차장)
2. 매일 11:00~21:00 / 토, 일 브레이크 타임 없음 / 라스트 오더 20:30
3. 참고
- 노포는 아니나, 너무나 마음에 드는 식당이라 소개하는 것임.
- 맛보기 수육이나 머릿고기는 꼭 드셔볼 것. 머릿고기를 더 추천함
- 웨이팅은 기본이다. 기본 30분 이상 웨이팅은 각오해야 한다. 인근 카페를 검색해 두는 것도 방법.
4. 여행 및 관광 정보
- 인근노포 : 초량불백, 부산할매돼지국밥집, 본전돼지국밥, 사해방, 마가만두, 신발원, 일품향, 88수육
돼지국밥, 명성횟집, 석기시대, 중앙모밀, 양산박, 뚱보집, 중앙식당, 서울깍두기, 원조 고갈비, 할매집
회국수, 백광상회, 수복센터, 종각집, 삼송초밥, 18번완당집, 부산명물횟집, 고등어정식할매집, 여송제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