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청한 하늘은 오늘도
가을의 마지막 페이지를 살며시 넘기고,
바람은 얇은 종이를 스치는 듯 서늘하게 지나가
몸도 마음도 웅크리게 한다.
따뜻한 커피 한 모금은 작은 불씨처럼
몸속에 은근한 온기를 피워 올리고,
목에 감긴 스카프는
겨울로 향하는 길목에서
식어가는 몸을 살포시 감싸준다.
차갑고 따뜻함이 공존하는 이 계절은
늘 그렇듯 모순 속에서
가장 깊은 감정을 건넨다.
가을의 끝자락은 조용히 뒤돌아 서고,
겨울의 시작은 부드럽게 다가온다.
바람보다 먼저 다가오는 온기,
오늘을 버틸 힘도,
내일을 향한 마음도
언제나 그 따뜻함에서 시작된다.
- 캄이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