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는 길 앞에서
아침 햇살이
창문 사이로 들어오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눈을 떴다.
잠시 어디인지
생각했다.
그리고 곧
익숙한 천장이 보였다.
고향 집이었다.
어제 축제에서
늦게 돌아왔지만
몸은 이상하게 가벼웠다.
부엌 쪽에서
지글지글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나는 이불을 정리하고
천천히 일어났다.
방문을 열자
구수한 냄새가 퍼졌다.
어머니가
프라이팬 앞에 서 있었다.
고등어가
노릇하게 구워지고 있었다.
어머니가 나를 보더니 말했다.
“일어났어?”
나는 머리를 긁으며 말했다.
“네.”
어머니는 웃으며 말했다.
“얼른 세수하고 와.”
“밥 먹자.”
나는 욕실로 가서
얼굴에 물을 끼얹었다.
찬물이
잠을 완전히 깨웠다.
거울 속 내 얼굴은
어제보다 조금 편해 보였다.
나는 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식탁으로 갔다.
식탁 위에는
아침상이 차려져 있었다.
노릇하게 구워진 고등어.
따뜻한 흰 쌀밥.
물김치 한 그릇.
새콤한 상추 무침.
그리고 계란 후라이.
어릴 때부터
자주 먹던 아침이었다.
나는 자리에 앉았다.
어머니가
밥그릇을 내 앞에 놓았다.
“많이 먹어.”
나는 웃으며 말했다.
“네.”
나는 젓가락으로
고등어를 조금 떼었다.
노릇한 껍질 아래
부드러운 살이 보였다.
밥 위에 올려
한 숟가락 먹었다.
짭조름하고
고소한 맛이 퍼졌다.
나는 말했다.
“…역시 맛있다.”
어머니가 웃었다.
“집 밥이 최고지.”
나는 물김치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었다.
시원하고
새콤한 맛이었다.
어머니가 물었다.
“오늘 몇 시 기차야?”
나는 말했다.
“열한 시요.”
어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천천히 먹어.”
나는 계란 후라이를
밥 위에 올렸다.
노른자가
살짝 터졌다.
그 노란색이
밥 위에 퍼졌다.
나는 조용히 먹었다.
식탁 위에는
편안한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밥을 거의 다 먹었을 때
어머니가 말했다.
“회사 동료들 있지?”
나는 고개를 들었다.
“네.”
어머니가 물었다.
“친한 사람들?”
나는 잠깐 생각했다.
민수 얼굴이 떠올랐다.
그리고 몇 명의 동료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있어요.”
어머니는 말했다.
“그럼 뭐 좀 사 가.”
“고향 왔는데 그냥 가면 섭섭하잖아.”
나는 웃었다.
“그러네요.”
밥을 다 먹고
우리는 함께 설거지를 했다.
그릇을 닦고
주방을 정리했다.
그리고 나는 옷을 갈아입었다.
가방을 챙겼다.
어머니가 말했다.
“빵집 들르자.”
나는 말했다.
“단팥빵 사려고요.”
어머니는 웃었다.
“거기 아직도 장사해.”
우리는 집을 나섰다.
아침 공기는
조금 선선했다.
동네 길을 걸어
빵집으로 갔다.
유리문을 열자
빵 냄새가 퍼졌다.
진열대에는
빵들이 놓여 있었다.
나는 말했다.
“단팥빵 주세요.”
그리고 옆에 있던
녹차 맛 과자도 집었다.
어머니가 물었다.
“많이 사네.”
나는 웃었다.
“동료들 줄 거예요.”
어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사람들이구나.”
나는 계산을 하고
봉투를 받았다.
봉투 안에는
따뜻한 단팥빵이 들어 있었다.
우리는 다시 걸었다.
이번에는
역으로 향했다.
길 위에는
사람들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아침 시장이 열리고 있었고
가게들이 문을 열고 있었다.
몇 분 뒤
역이 보였다.
작은 시골역이었다.
나는 전광판을 봤다.
열차까지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아 있었다.
우리는 벤치에 앉았다.
잠깐
아무 말 없이 있었다.
플랫폼 위에는
바람이 불고 있었다.
어머니가 물었다.
“회사 힘들지?”
나는 잠깐
생각했다.
그리고 말했다.
“…조금요.”
어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잘 버티고 있잖아.”
나는 말했다.
“엄마가 있어서요.”
어머니는 웃었다.
“엄마는 그냥 밥 해주는 사람이지.”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엄마가 있어서 버텨요.”
잠깐
조용해졌다.
멀리서
기차 소리가 들렸다.
어머니가 말했다.
“벌써 오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방을 들었다.
어머니도 함께 일어났다.
기차가 플랫폼으로
천천히 들어오고 있었다.
철컹—
문이 열렸다.
나는 어머니를 봤다.
“…엄마.”
어머니는 웃었다.
“가서 열심히 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잠깐 망설이다가
나는 어머니를 안았다.
어머니의 옷에서
집 냄새가 났다.
나는 조용히 말했다.
“다음에 또 올게요.”
어머니는 등을 토닥였다.
“그래.”
나는 기차에 올라탔다.
창가 자리에 앉았다.
기차 문이 닫혔다.
천천히
기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창밖으로
어머니가 보였다.
어머니는
작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나는 창문 너머로
손을 들었다.
기차는 점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역이
멀어지고 있었다.
나는 가방을 내려다봤다.
그 안에는
단팥빵과 녹차 과자가 있었다.
그리고
어머니가 해준
밥의 기억.
나는 창밖을 보며
작게 말했다.
“…다시 가보자.”
도시로.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나의 하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