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니엘 호손의 관점에서 예술을 바라보다

Castellani Art Museum

by 나디아
Mary Cassatt, <Looking into the Hand Mirror>


이 그림을 보자마자 호손의 <주홍글씨>가 생각났다. 작품에서 펄은 엄마 헤스터의 과거를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동시에 치유하는 역할을 한다. 헤스터에게 있어서 펄은 주홍글씨에 얽힌 자신의 죄를 다시 한번 입증해 주면서도 자신의 내적 이상을 실현시켜 줄 존재이다.


호손은 펄의 존재를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흐릿하면서도 분명한 존재, 실존하는 어린아이 같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영적인 존재 (dim or distinct figure - now like a real child, now like a child's spirt)" 이런 관점에서 펄은 엄마의 감춰진 이상을 드러내주는("to reveal the mother's hidden heart") 다리 같은 존재인 것이다.


그림 속 모녀가 거울을 들여다보고 있다. 모녀를 비추는 거울이 현재이고, 엄마가 과거, 딸이 미래라면 <주홍글씨> 헤스터와 펄의 관계처럼 거울은 두 모녀를 연결해 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거울에 비친 딸의 모습은 엄마의 관점에서 과거이고, 거울 속 엄마의 모습은 딸의 시선에서는 자신의 미래인 것이다. 딸이 성장해서 엄마가 되는 과도기에 거울이 위치한다고 볼 수 있다.


George Luks, Portrait of a Girl with a Doll


그림 속 인형을 든 소녀의 시선이 정면을 향한다. 19세기 여성을 묘사한 작품들은 대개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리거나 피하는 게 대부분인데, 이 작품은 감상자와 눈을 맞추듯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어두운 배경과 대비되는 밝은 색의 원피스는 소녀가 그림의 주체라는 것을 보여준다. 다소 냉소적인 표정을 통해 소녀의 감정이 억제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품에 있는 인형이 오히려 그녀의 감정을 대변해 주는 느낌이다.


호손의 <The Haunted Mind>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인간의 심저에는 무덤과 지하소굴이 있다 (In the depths of every heart, there is a tomb and a dungeon)" 인간 내면의 어두운 것들(죄의식, 악, 이기심 등)을 표현한 말이다. 냉소적인 표정 뒤에 감춰진 내면을 어두운 배경색이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Alice Neel, <Portrait>

진취적이고 지적인 여성의 모습이 눈에 띈다. 19세기 대부분의 회화 작품은 여성을 '집 안의 여성 (Domestic women)'으로, 바느질을 하거나 조용한 취미를 하는 여성으로 표현한다. 반면, 이 그림 속 여성은 숲으로 보이는 곳에 있다. 여성의 영역이 '안'으로만 한정되던 당대 작품들과는 다르게 '밖'에 있다는 게 특징적이다. 그녀의 시선은 다른 곳을 향해 있으며 엄중한 일을 처리하는 것처럼 보인다. 찌푸려진 미간이 드러나는 그녀의 표정과 제스처는 높은 지위를 예상하게 한다. 그림 속 여성은 다른 작품 속 '집 안의 여성'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배경은 어두운 색과 밝은 색이 공존하고 있다. 어두운 회색과 밝은 노란색이 혼합되어 초록색을 이루는데, 그 색이 여성의 재킷과 동일하다. 여성이 어두움과 밝음 중간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인간 내면의 어두움과 밝음을 동시에 드러낸다. 이는 희극과 비극을 동시에 안고 살아가는 인간의 삶과도 통하는 부분이 있다.


Jacques Villon, <L'Italienne, after Modigliani>

여성이 방안에 있다. 앞서 언급한 '집 안의 여성' 모습이다. 그녀의 뒤에는 커튼이 굳게 닫혀있고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다. 그녀의 손에 있는, 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는 세상에 풀어놓고 싶은 내면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담요로 보이는 물체로 덮여있는 이유도 아직은 꺼내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누구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품고 살아간다. 모든 이의 내면세계를 다 아는 것도 어려운데, 그렇게 보면 한 사람을 완전히 통달한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해 보인다. 그림 속 여성처럼 자신만의 이야기를 꽁꽁 감추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마음속 깊은 곳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풀어낼 수 있는 그런 따뜻한 사회가 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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