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잠시만 마켓 좀 구경하고 올게~“
은이가 자리를 잠시 비운 사이 나는 한적한 카페에서 방금 주문한 라테 속 하트 모양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곧 한국으로 돌아가는 은이는 선물로 줄 간식거리를 사러 간 것이었다. 나는 오랜만에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은이가 돌아오고 카페에서 나와 다시 마켓을 지나갈 때 우리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경찰차와 엠뷸런스 사이로 둘러싸인 사람들 속에 쓰러져있는 한 사람이 보였다.
마켓에서 총기 사고가 난 것이었다. 은이가 다녀간 지 4분도 채 되지 않았을 때다.
미국에 오기 전부터 ‘총기 사고‘에 대한 경각심은 있었지만 그 위협을 실제로 느낀 건 처음이었다.
우리도 모르게 관광 지역에서 벗어나 외진 곳으로 넘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얼른 그곳을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버스를 탔다.
아슬아슬 쓰러질 듯 간신히 서 있는 버스 정류장 표시를 믿고 버스를 기다렸다. 확인할 틈도 없이 버스 안에 몸을 밀어넣고 간신히 안도의 숨을 쉬었다.
가면 갈수록 더 외진 곳으로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뭔가 불안한 느낌이 올라왔을 때 나는 버스 노선을 봤다. 숙소에서 더 멀어지고 있었다.
얼른 은이를 불렀다.
“당장 내리자”
버스에서 내린 곳은 주거지처럼 보였으나 지나가는 사람 하나 없어 음침했다. 이대로는 국제 미아가 될 것만 같아 우린 우버를 불렀다.
‘제발 빨리 와주세요.’
우버 기사님이 마치 911 구조대원인 마냥 우리는 기다렸다.
6분
3분
1분
우버 도착까지 남은 시간 알림이 피를 말리게 했다.
숙소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의심을 멈출 수가 없어 기사님이 제대로 가는지 지도로 계속 확인했다.
내리자마자 우리는 다음 모든 일정을 뒤로하고 방 안으로 내달렸다. 그러고 방문을 걸어 잠그고 이불속으로 숨었다.
나보다 은이가 더 놀랐을 터. 그제야 안도의 숨을 길게 내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