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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윤표 Aug 31. 2024

하늘은 높아졌지만 더위는 아직

어린이집 안팎으로 즐거운 체험을 한 아가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느껴지고 하늘도 부쩍 높아진 것을 실감하게 되는 요즈음입니다. 허니와 달콤이를 아침에 등원시킬 때, 얇은 긴팔을 입힐지 말지를 고민하는 때가 종종 생기기도 하고요. 그러나 4시 반 하원 이후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함께 놀 땐 이내 생각을 고쳐잡습니다. 10분만 같이 놀아줘도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 경험을 하고서야 말이죠. 가을이 오는 소리에 심술이 났는지 여름은 아직 사라질 때가 아니라고 아우성치는 듯합니다.

만 3세 허니는 월요일 '위드팡팡' 시간에 리듬과 박자를 악기와 신체활동을 통해 익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케이지벨을 흔들며 정해진 박자에 맞게 흔들어 보기도 하고 쿵, 짝, 짝 리듬에 맞추어 음표 발자국을 밟는 활동을 통해 음악적 소양을 오감으로 체득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화요일 '범죄 예방 관련 뮤지컬'을 친구들과 함께 관람하였습니다. '위기탈출 다람쥐 삼 남매'라는 뮤지컬을 통해 심폐소생술, 인공호흡법, 유괴 범죄 예방 아이디어를 배우고 선생님과 함께 이야기하며 생활 속에서 배운 내용을 실천하겠다는 다짐을 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5살 아가들이 관람 예절을 지켜 자리에 착석하는 것도 신기하고 스토리의 기승전결을 이해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너무 경이롭게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젠 마냥 아가가 아니고 정말 어린이인 듯합니다.

수요일은 체육 선생님과 즐거운 체육 수업을 하며 균형감각을 익히는 활동을 하였고 육상 교통수단을 종류별로 분류하는 활동을 하였습니다. 어느 정도 글씨를 읽을 수 있고 자동차에 대해 관심이 많은 허니인지라 빙고 게임이나 메모리 게임도 가능하다고 하는 담임 선생님의 말씀을 잘 아로새겼던 하루였습니다. 요즘 카봇, 또봇 등 자동차 관련 애니메이션에 푹 빠져 있고 캐릭터의 이름과 특징을 줄줄 읊을 정도이긴 합니다. 한때이긴 하겠지만 좋아하는 취미와 장르가 있다는 것이 어디냐라는 생각에 적극적으로 귀 기울여주고 놀아줄 생각입니다. 나중엔 하고 싶어도 못할 때가 분명히 생길 테니 말입니다.

그리고 목요일 어린이집 인근에 있는 키즈카페에 방문하여 친구들과 원 없이 신체활동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허니입니다. 키즈카페 가는 날은 꼭 간식을 도시락통에 담아 가방에 넣어주는 데 슈퍼에 가서 간식 사러 가기 전부터 콧노래를 부를 줄 아는 낭만 있는 어린이가 바로 허니랍니다. '내일은 또 뭘 먹을까~?'라고 너스레를 떨며 이것저것 과자와 젤리 등을 선별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유쾌하면서도 소중한 경험입니다. 그렇게 허니가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동안 다른 한쪽에서 마냥 즐거운 아가가 한 명 또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달콤이 입니다.

월요일 아침부터 어린이집에 들어서자마자 파안대소를 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이는 달콤이 입니다. '아띠랑 코코' 교재도 익숙해졌는지 혼자서도 끼적이기, 색칠하기, 스티커 붙이기 등을 자연스럽게 해내고 스카프와 빨래집게 등을 이용한 역할놀이도 어떻게든 스스로 따라 하고 흉내 내는 모습이 대견스럽습니다. 요즘 부쩍 혼자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탐색과 도전 의식이 부쩍 생겨 종종 떼를 쓰는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몇 년 전 허니로부터 단련이 되어있는 저이기에 너그럽게 받아줄 수 있는 여유가 생겨 다행입니다.


'생각보다 아이들 떼쓰는 거 마냥 참기가 쉽지가 않으니 말이죠.'

스토리 오감 시간과 그림책 읽기, 손유희 시간에도 예전보다 훨씬 적극성을 드러내며 활동에 참여하는 달콤이의 모습이 인상적인 요즈음입니다. 꽃게 머리띠를 쓰고 집게를 잡아 흉내 내는 모습, 소라게를 보며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움직임을 관찰하는 모습에서 학기 초보다 달콤이가 한층 더 성장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막대에 리본을 붙이고 감아보려는 노력을 하고, 색종이를 나름의 규칙과 방식을 적용하여 꾸밀 수 있다는 것은 자아가 확실히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나타내는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냥 아가라고만 생각했던 달콤이도 단언컨대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목요일, 달콤이도 친구들과 함께 키즈 카페에 가서 친구들과 원 없이 신체활동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사자가 먹잇감을 낚아채듯 볼풀장에 입수(?)했음은 물어볼 것도 없이 당연했고요. 친구들과 함께 트램펄린도 쿵쿵 소리를 내며 신나게 타고 도시락통에 정성스레 싸 간 간식도 배부르게 먹었습니다. 덕분에 낮잠 시간이 다소 뒤로 밀리긴 했지만 이내 잠도 잘 자면서 말입니다.

허니와 달콤이는 이번주에도 즐겁고 재미있는 어린이집 생활을 하였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환절기이다 보니 나름 세심하게 신경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기침, 콧물감기가 찾아와 매일매일 약을 먹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알레르기 비염을 달고 살았던 저로써는 아빠의 단점을 자식들에게 물려준 것 같아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가을의 문턱을 잘 넘고 넘어 아가들이 더운 여름도 슬기롭게 이겨냈듯, 가을, 겨울 시즌도 잘 보내도록 신경을 쓸 계획입니다.


허니와 달콤이의 어린이집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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