슴슴한 재미

핫스팟

by 설민

슴슴한 재미

핫스팟


설민


직장 동료가 외계인이라고 커밍아웃을 하면 어떨까? 친근한 옆집 아저씨 같은 모습을 한 이가 특별한 능력으로 마을의 사람을 구하고, 도둑을 잡고, 주변 사람들의 터무니없는 부탁을 들어준다면, 믿기지 않으면서도 신기할 것 같다. 우주인과의 일상, 지역성을 위화감 없이 조화시켜 나가는 이야기가 왠지 그곳에 가면 실제로 타카하시를 만날 수 있을 듯하다. 일상의 소소한 재미와 공감으로 잔잔한 감동을 준다.

KakaoTalk_20250731_224141458.jpg 출처 네이버


‘핫스팟’이라 함은 지역의 포인트가 되는 곳을 말한다. 후지산 기슭의 어느 마을을 배경으로 싱글맘 주인공과 외계인이 우연히 만나며 펼쳐지는 휴먼 코미디 드라마 [핫스팟]. SF영화지만 유례없던 작은 스펙터클을 선사하는 지역 외계인 이야기다. 후지산이 보이는 비즈니스호텔인 ‘레이크 호텔’에서 일하는 싱글맘 엔도 키요미가 교통사고를 당할 뻔할 때, 어디선가 나타난 타카하시가 도와줌으로써 그가 초능력이 있는 외계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우주인답지 않은 비주얼로, 시속 90km를 달릴 수 있고, 시력과 청력, 기억력을 강화할 수 있으며, 힘이 엄청나게 강한 초능력을 사용하면 몸이 아파서 호텔의 온천에 몸을 담가야 회복이 된다는 설정이 재미있다.

타카하시는 지구 태생으로 어머니는 지구인, 아버지는 외계인이라고 말한다. 외탁해서 지구인과 닮았다고 한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한 키요미가 동전을 구부리는 모습을 보고 놀라워한다. 비밀로 해달라는 타카하시의 부탁에도 불구하고 키요미는 단짝 친구들에게 그 이야기를 한다.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키요미는 야마나시의 시장과 레이크호텔 사장이 비리 문제에 얽혀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레이크호텔의 존속 위기가 다가오면 직장을 잃게 되고, 딸을 혼자 키우는데 어려움이 생기니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다. 더불어 미래에서 온 손님 무라카미로부터 호텔이 없어지고 그곳이 황폐해진다는 소리를 듣고 마을을 지키기 위해 친구들과 타카하시와 작전을 짠다.

대화 내용 중의 절반은 무심하게 툭 내뱉는 말장난인데 그것에 따듯한 마음이 담겨있다. 타카하시가 외계인인 것을 이상해하지 않고 그저 멀리서 온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는 친구도 있다. 키요미의 친구들과 직장 동료들에게 타카하시가 외계인이라는 것이 비밀 같지 않은 비밀처럼 퍼져나간다.

알고 보면 주변에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이 드라마에서도 키요미의 직장 동료 친구는 손만 대면 전기를 끊을 수 있고, 그녀의 남편도 외계인이라는 말을 딸에게서 듣게 되니 말이다. 눈여겨보지 않으면 그들이 외계인인지 알지 못하면서 이웃으로 사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키요미와 그녀의 엉뚱하고 개성 넘치는 친구들이 다카하시와 어우러지는 슴슴한 재미로 마음마저 따뜻해지는 정이 담긴 드라마다. 우리 주변에 사는 외계인과 함께 사건 사고를 해결해 가는 독특한 일본 드라마로 마치 자신과 친구들의 이야기, 직장에서의 모습들을 훔쳐 듣고 보이는 듯한 리얼리티가 있다. 마치 지금도 몽블랑에 모여 앉아 파르페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것 같다. 잘 짜인 드라마를 보고 있다는 느낌보다 옆좌석에 앉은 여자들의 신기한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재미있게 듣고 있는 듯하다.

KakaoTalk_20250731_224141458_02.jpg 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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