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에는 어학원에서 영어 공부를 하고, 주말에는 근교로 부지런히 놀러다녔다. 먼저, 프리맨틀에 갔던 이야기해보려 한다. 내가 지냈던 1월은 박물관 몇 곳의 입장료가 무료였다. 일정에 있는 박물관 두 곳도 포함되어 있었다. 프리맨틀은 항구 도시라서 주로 해양 관련 전시였는데, 내 관심사와는 멀어서 그렇게 특별하지는 않았다. 현장체험학습 일정을 계획하는 것처럼 조사를 하고 여행일정 메세지를 친구들에게 보냈다. 가정통신문을 보내는 느낌. 그렇게 어학원 친구들 4명과 함께 놀러가게 되었다.
프리맨틀은 내가 사는 곳에서는 대중교통으로 한시간 반 가량 떨어져 있다. 일정을 조율하면 퍼스 시내에서 출발해서 반나절 안에 충분히 돌아볼 수 있는 곳이다. 일정대로 모든 곳을 가보지는 않았고, 발길이 닿는 곳으로 편하게 다녔다. 프리맨틀까지 안에서는 따로 대중교통을 탈 필요가 없어 여행하기에 편하다.
우리의 첫번째 집결지는
프리맨틀에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7 Zeta Cres, O'Connor WA 6163 오스트레일리아
미트파이가 유명한 곳, 이른 아침에도 호주 사람들이 많았다. 비프 파이와 시나몬 롤이 특히 맛있었다. 파사삭 페스츄리와 양념된 비프, 시나몬 향 가득 따끈따끈한 빵은 실패하기 어렵지!
다음으로 발걸음을 옮긴 곳.
South Terrace &, Henderson St, Fremantle WA 6160 오스트레일리아
세계 식료품을 비롯해서 옷, 주방도구, 기타 잡화 등 구경거리가 많다. 퍼스 시내에도 이렇게까지 사람이 많지는 않았는데 다 여기로 모이나보다. 기념품 사기에도 좋고, 한 가지 꼭 해야하는 것은 납작복숭아 먹기! 우리나에서는 보기 힘든 과일인데 백도같이 부드럽고 당도가 높고, 과육이 조금 더 단단한 식감에 느껴본 적 없는 특유의 달큰함이 있다. 모양도 이름처럼 위에서 꾹 누른 듯 납작한 게 귀엽다.
현장체험학습에는 유적지가 빠질 수 없지.
15 Captains Ln, Fremantle WA 6160 오스트레일리아
프리맨틀 역에서 도보 10분정도 거리에 있는 프리맨틀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초기에는 죄수를 가두는 감옥이었는데 나중에는 경찰 숙소로 사용되기도 했다는 독특한 역사가 있다.
아래 사진의 아저씨가 뒤에 있는 대포의 쓰임새를 알려주셨다. 옛날에 대포로 시각을 알리곤 했는데 대포를 쏘면, 대포음과 함께 큰 검은 공 같은 것이 줄을 타고 떨어지면서 멀리 항해하는 배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 요즘은 모든것이 시간을 중심으로 착착 움직이니 시계가 없었다는 것을 상상하기 힘들지만, 과거에는 시계가 없는 것이 불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느긋함을 주었을지도 모른다.
다음코스, 리틀크리쳐스 양조장.
40 Mews Rd, Fremantle WA 6160 오스트레일리아
어학원에서 퍼스 맥주 여러 개를 시음해봤는데 캔 위에 아기 천사가 그려진 리틀 크리쳐스가 입에 맞았다. 우리는 시첼로 피쉬앤칩스를 먹으러 갈 예정이라, 맥주 샘플보드만 두 개 주문해서 나눠 마셨다. 그 중에는 달달하면서 알싸한 진저비어가 맛있었다. 난 술이 약한 편이라 조금만 마셔도 얼굴이 달아오르고 알딸딸했다.
양조장 안에서 밖을 바라본 풍경이 기억에 남는다. 특히 저 프랭지패니 나무가 예뻤는데, 구름 한 점 없이 파란 하늘과 잘 어울린다. 퍼스 곳곳에서 하얀색, 주황색 등 다양한 색의 프랭지패니를 볼 수 있다.
길거리를 구경하고, 공원에 앉아 잠깐 쉬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 맛 본 납작복숭아에 감탄하며! 짧은 프리맨틀 여행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