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영화관에서 위키드 2를 보았다.
호주에서 위키드 영화와 뮤지컬을 봤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퍼스에서 가장 큰 공원, 킹스 파크 야외 상영회에서 친구들과 영화 위키드 1을 함께 봤다. 돗자리와 담요, 과자와 먹거리를 들고 모였다.
오스트레일리아 6005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 주
위키드는 동화 같은 이야기와, 뮤지컬 넘버 'Dancing through the night', 'Defying gravity'등이 많아서 다시 봐도 좋았다. 호주의 여름은 건조해서 일교차가 크다. 영화가 끝나니 해가 지고 어둑해졌는데 꽤 쌀랑했다. 여름이라도 겉옷은 필수!
한국에서 위키드 2를 영화로 보고, 이제야 부족한 영어 실력으로 미완성인 채로 남아있던 위키드의 이야기를 마무리지었다. 위키드 뮤지컬은 출국 전에 Ticketmaster 사이트를 틈틈이 보며 운이 좋게 맨 앞자리 티켓을 구했다.
퍼스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크라운 극장.
Great Eastern Hwy, Burswood WA 6100 오스트레일리아
호주 가기 전에 서울 디큐브에서 뮤지컬을 봤는데, 크라운 극장이 눈으로 봐도 훨씬 커 보였다. 맨 앞 좌석에서 뮤지컬을 보긴 처음이었는데 화려하고 동화적인 무대 구성 때문에 위키드 세계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공연 전에 이렇게 가슴이 설렌 건 처음이다.
앞 좌석의 특권 중 하나는, 배우의 표정을 생생히 볼 수 있다는 것과 더불어 책에서만 배웠던 '오케스트라 피트'를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뮤지컬은 배우의 노래와 춤, 연기와 더불어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합쳐진 종합예술이다. 막이 올라가고 나오면서 살짝 본 오케스트라 피트는 반짝이는 무대아래 또 다른 세계가 있는 것 같았다.
위키드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오즈의 마법사의 세계관을 빌려와, 엘파바와 글린다라는 두 마녀의 이야기를 이어간다. 위키드를 끝까지 보면 크게 품고 있는 주제가 '선과 악'인 것을 알 수 있는데, 누가 '착한 마녀'인가? 물으면 선뜻 답하기 어렵다. 위키드의 세상에서 마을 사람들은 글린다를 착한 마녀로 추앙하지만, 글린다는 인기와 명성 아래 '선'을 연기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엘파바는? 그 세상에서는 '악한 마녀'로 죽임을 당하지만, 세상의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악'을 자처한 인물이기도 하다. 나에게는 이 물음이 결국 절대적인 선과 악은 없고, 끊임없이 선과 악에 대해 고민하며 '선'으로 향하는 노력, 그 과정에서 서로에게 힘과 믿음을 주는 존재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로 다가왔다. 언젠가 책으로 꼭 읽어보고 싶다.
크라운 극장과 이어져있는 크라운 카지노.
Great Eastern Hwy, Burswood WA 6100 오스트레일리아
카지노의 '카'자도 입에 올린 적 없는 나에게는 카지노는 낯선 단어이다. 합법적인 도박인 것을 머리로는 알지만 뭔가 범죄와 연루되어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인지 환히 불이 켜져 있고 사람이 바글바글한 카지노가 신기했다.
오늘은 뮤지컬부터 카지노까지, 현실과 동떨어진 붕 뜬 느낌이 든다. 그리고 내가 모르는 이런 세상도 있구나, 얼떨떨하기도 했는데 아직 새로움은 나에게 즐거움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