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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 5 눈이 부시게

5. 눈이 부시게

by 양윤화


2021 년 3 월 4 일


하루가 바쁘다. 소현이가 대학생이 되어 서울로 떠나는 발길이 가볍지가 않다. 비대면 강의라 제주에서 생활하려 했었는데, 마포 방송국 라디오 DJ 대학생부 면접을 봐야 하고, 합격하면 격주로 방송을 해야 하기에 서울로 떠난다. 며칠 전에는


“ 엄마, 떨어지면 어떡하지? 20학번이랑 21학번 중에 4명 뽑는대”

“ 경쟁률이 세니까 더더욱 노력하고, 도전해야지!”

“ 우리 공주님은 합격할 거야! 고등학교 1 학년 때 전국 고교 아나운서 대회에서 긴장의 연속 속에서 2,3 학년 언니 오빠들을 제치고 당당히 2등을 하는 영광도 안았었는데, 엄마는 믿는다!”


이런저런 얘기 하며 울고 웃다 보니 며칠이 지났다. 딸들을 공항에 내려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애들 방을 서성거린다. 눈물이 나서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공항 도착했다며 연락이 오고 눈물 섞인 목소리로 전화를 받자


“ 우리 생각하면서 울지 말고 이모 만나서 놀아”

" 엄마 또 울멘 (울어) ?”


하면서 나를 위로하면서 전화를 끊는다. 조금 있자 신랑 전화가 오고, 언니 전화가 오고 위로를 해준다. 딸들을 다독여 줘야 하는 엄마가 되어야 하는데, 내 감정에 주위 가족들을 걱정시키고 있으니 언제면 철이 들는지......

저녁에 퇴근해 들어온 신랑이


“ 애들은 다 잘 지낼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당신 건강이나 잘 챙기고 둘이 알콩달콩 다시 신혼으로 재밌게 살게. 내가 더 잘할게. 윤화 씨, 딸들을 키우느라 고생 많았고, 고마워.”


둘만의 생활하는 공간에서 하나씩 적응해 가야 한다.


8일 날 오후 반가운 전화 목소리


“ 엄마, 라디오 방송국 합격했어!”

“ 엄마가 합격한다고 했잖아! 자랑스럽고 예쁜 내 딸 사랑해. 언니랑 파티해야지.”


나는 창문을 활짝 열고 눈부신 햇살을 바라본다.



2021 년 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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