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 숨어 있는 박자들
한 출연자가 말하기를, 일본인은 몸을 조금 웅크린 채 종종걸음으로 걷고, 대만인은 자유분방하게 휘젓는 듯 걷는다고 했다. 반면에 한국인은 모든 사람들이 자기가 모델이라도 된 양 어깨를 펴고 박자감 있게 걷는다고 했다. 나는 그 흉내가 너무 웃기면서도 공감이 갔다.
문득 나는 또 다른 영상이 떠올랐다. 그건 한국 사람의 걸음걸이가 일본인보다 리듬감이 있다는 어떤 일본인 음악 종사자의 분석 영상이었다. 하긴, 나도 한국 사람이다. 내가 한국 사람이라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내 삶에도 곳곳에 리듬이 숨겨져 있다. 그러고 보면 난 참 리듬감 있는 것을 좋아한다. 어느 순간부터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 삶에 녹아 있는 리듬은 무엇이 있나?‘
보통 내가 좋아하는 리듬은 재미있고 변칙적이다. 그래서 음악도 베이스가 반복되면서 조금씩 변주가 있는 힙합, 멜로디를 자유자재로 가지고 노는 재즈, 리듬감 있으면서 소울 가득한 목소리가 돋보이는 R&B를 아주 좋아한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로는 빈지노, 기리보이, CAMO, Colde 등이 있다.
리듬은 걸음으로도 탈 수 있다. 그래서 산책을 하거나 헬스장에서 유산소 운동을 할 때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다. 특히 땀이 날 만큼 호흡을 뱉어내야 하는 러닝머신이나 천국의 계단 같은 운동에 힙합 음악과 함께하면 도파민이 터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 순간의 나는 호흡, 걸음, 음악의 삼박자 리듬 파티 중이기 때문이다!
최근에 또 다른, 새로운 리듬이 생겼다. 그건 바로 ‘브런치스토리 글쓰기’이다. 누군가는 루틴이라 부르겠지만, 나에게는 연재의 순간이 반복되는 일이 일종의 리듬과 같이 느껴진다. 그런데 나는 목차를 미리 정하지 않고 연재일에 맞춰 글을 쓰고 발행하고 있다. 왜냐하면 주어진 하루하루마다 느끼게 될 리듬은 매번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떤 날은 BPM 70대의 잔잔한 발라드, 어떤 날은 BPM 120을 넘나드는 하우스 음악처럼… 또한 살아가면서 떠오르는 통찰이나 진심의 순간을 잘 포착해서 글로 담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만 예능에서의 말대로 모델처럼 리듬을 타며 걷다 보면, 왠지 스스로가 멋있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좋은 점이 있다.
리듬을 타며 살아가다 보면, 가끔 찾아오는 힘든 순간조차 툭 털어내고 가볍게 넘길 수 있게 된다. 다음 리듬으로 유연하게 넘어가는 음악처럼 말이다. 유쾌함 속에 사는 기분, 그래서 나는 오늘도 리듬을 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