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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초적 사랑

자작시_74

by 심야사 Mar 20. 2025


해가 저무는 때를 황혼이라고 했다

노을빛을 향해 걸어가던 엄마를 기억한다


짙은 저녁의 그림자에 엄마 몸이

까만 재가 되어 사라지는 줄 알았다


달려가 큰 손을 잡으면 내려오는 미소는 여전하다

나는 찡그린 채 통화하는 엄마가 무서워


정확히는 그 분노가 나 때문일까 두려워

자꾸 강렬한 해와 바람을 모방했다


사랑은 저녁처럼 이르게 엄마를 떠났다

뿌옇게 올라오는 밥솥의 김만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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