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다는 느낌이 뭐냐면

우울함을 이루는 바탕 정서에 대한 고찰

by 오늘의 나

오늘이 내일도 똑같이 반복될 것 같다는 공포이다. 왜 반복될 것 같냐면, 주로 이런 느낌 때문인데

- [무망감] 오늘의 노력에 대한 보상이 없을 것 같다 - 미래에

- [무조감] 아무런 도움 청할 곳이 없다 - 현재/미래에


내 생각에 이것은 부모와의 관계에서 오는 경우가 많을 것 같다. 왜냐하면 과거에 경험을 몇 번 해봤거든. 부모와의 관계에서...


부모와의 관계에서는 어떠한 보상도 바랄 수 없고 도움을 청할 곳이 못된다는 결론을 내렸는데, 그런 사람은 어디에 기대고 어디에 요청해야 할까?


없다

부모 말고는 사회 안전망이 없는 것이다.


예전에는 직업이 사회 안전망 구실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도 그 직업이 정년을 약속한다면 괜찮은 사회 안전망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는 몇몇 공무원 외에 그런 직업이 남아 있던가? 게다가 그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개인의 적성과 안 맞는다면?


내 직업은 작가가 되고 싶다는 열망이 피어오르던 시절을 기점으로 정규직과 계약직으로 나뉜다. 요즘은 계약도 아니고 프리랜서다. 내가 그런 색다른 열망을 품지 않았다 한들, 전체적인 고용형태의 변화를 바꿀 수 있었을까? 아니다. 늦출 순 있었겠지만 바꿀 수는 없었을 것 같다.


프리랜서는 일을 쉴 때, 아무런 보조금이 없다. 그리고 아무런 사회적 커넥션이 없다. 나이가 조금이라도 어렸을 때는 이것을 장점으로 받아들이고 내가 원하는 공부에 매진하거나 제주도로 훌쩍 떠나기도 했다.


지금은?

양친이 다 아프고, 고양이는 4시간에 한 번 꼴로 습식을 챙겨줘야 하다. 어제는 고양이가 이틀 동안 밥을 안 먹어서 다시 검진을 하고 입원하게 될까 봐 잠이 안 왔다. 사람 병원/입원비보다 더 비싸기 때문이다. 동물은...


다들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생기는 상황인데, 때문에 프리랜서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자유>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훌쩍 떠나기는커녕, 내 집에서 부모님 댁 방문도 쉽지가 않다. 게다가 정규직이나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 언니들이 할 수 없는 모든 일(특히 병원 및 전두엽을 써야 하는 모든 일)을 내가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프리랜서가 아니라 부담랜서


돈은 자주 뚝뚝 끊어지고 부담만 늘어나는 상황이 되었는데, 사람이 이렇게 되면 사람을 보기 싫어진다. 친구는커녕 부모를 제외한 가족들에게도 중요한 사항이 아니면 연락하지 말라고 선포를 해 놓은 상태이다.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앞으로 한 번쯤은 부모님한테도 크게 화를 낼 것 같은 내 얄팍한 모습이 그려진다. 지금 이 모든 돌봄 상황 초입에서 그려지는 모든 것에 대해 스트레스가 가장 크다.


모든 지표상, 미래가 너무 부정적인 것이다.


- [무망감] 오늘의 노력에 대한 보상이 없을 것 같다 - 미래에

- [무조감] 아무런 도움 청할 곳이 없다 - 현재/미래에


원래도 최근 이 느낌이 지배적이었는데, 엎친데 덮친 격이랄까.


그래서 마음 갈 곳이 없고, 소통할 방법이 없는 그 상황이 내가 생각하는 외로움에 대한 느낌이다. 공포스러운 상황이다. 이 공포는 어떻게 다뤄져야 할까?


지금 하고 있는 행위 밖에는 없는 것이다. 벗어날 방법이.


오늘의 나를 솔직하고 구조적으로 기록하는 이 행위가 나를 구하고 나와 연결된 사람들을 구하게 될 것을 희망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외롭다는 느낌은 소중히 다뤄야 할 그것이 될 수 있다.




이전 09화치매돌봄시의 내 감정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