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와 노인학대 사이
아빠와 함께 아빠가 다니는 병원에 함께 방문하게 되었다. 아빠의 장기요양 등급을 받기 위해서였다. 일단, 절대 택시를 타지 않는 아빠가 택시를 타고 가자고 한 것이며, 혼자 갈 수 없을 것 같다고 한 말 모두 동행을 하기 전엔 전해 듣거나 감으로만 느끼던 실질적인 아빠의 상태였다.
긴 기다림 끝 소견서를 받아 들고 나오는 길에 안 그래도 부정적이던 아빠가 이런 말을 했다.
- (장기요양 등급 등) 그런 것 다 소용없다
- (보험유무 등 나에게 도움을 요청할 거면, 통장과 카드 내역서를 보여달라고 하자) 싫다
- (유언, 재산 관련 더 정리할 게 있다면 언니들과 내가 있을 때 정리하자고 하자) 필요 없다
당일 병원까지 안 오겠다는 고집이며 이것저것 타령조로 걱정을 늘어놓는 아빠가 얄미워서, 정보를 줄 것 아니면 물어보지 말라, 이번 달엔 엄마가 아프니 내가 병원에 함께 왔지만 다음 달 예약방문은 누구랑 올 거냐고, 언니들한테 물어보거나 사람 고용하라며 병원 1층 수납장소 앞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나도 몰랐던 나
아래는 치매 걸린 부모와 간병인에 관한 실질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영상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B8q3_Y9kyd8
치매 환자를 혼자서 6시간 이상 돌볼 때 노인 학대가 일어난다
치매는 가족들과 분담하여 돌봐야 한다
의사 소견서를 받기 위해 2시간 정도 대기 할 때는 부모를 거칠게 대하는 어떤 여자분에게 보란 듯 그 노인에게 내가 아는 대기실 정보에 대한 안내를 친절히 도 말해주던 나였다.
엄마가 아빠에게 소리 지르며 잔소리할 때마다, 엄마에게 화내며 울며 말리던 나였다.
그러던 내가 병원 일정이 다 끝나갈 때쯤에는, 1층 수납대기자들이 쳐다볼 정도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식으로 순간순간 화가 치밀어 오르는데, 아래와 같은 이유로 보인다.
-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아빠를 위해서 하는 상황인데 협조가 안된다 (현재 하는일의 목적 상실, 계속 부정적)
- 본인부터 본인을 위하는 모습이 아니라 포기하는 모습을 보인다 (주객이 전도됨 - 가장 화가 나는 부분이다)
- (알량한) 재산상속에 대한 흉흉한 소문을 반복한다 (자식을 못 믿음 - 뚜껑이 열린다)
- 자식이 현재 어떤 건강/재정 상태인지 관심이 없고 자신에게 시간/에너지를 쓰는 게 당연하다 (공감능력 없음, 이기성 강화)
그럼 나의 상태는 점차 이렇게 된다.
- 상대방을 위해 들인 내 시간과 노동이 철저히 무시당한 채 내 감정까지 억누르고 하던 일을 계속해야 한다.
- 하던 일을 계속하더라도 미래에 내 시간과 노동이 인정받지 못하리란 것을 거듭 확인하게 된다. (침몰하는 배를 계속 수리하는 기분이랄까?)
- 과거에 아빠가 나와 가족에게 했던 온갖 이기적인 말과 충격적 행동이 생각난다. (가족 돌봄에서는 이 비중이 굉장히 크리라고 본다)
- 그럼에도 이 일을 계속하고 있는 내가 들은 현재 가족들의 몰지식한 말들이 생각난다. (그들은 나정도의 정보가 없을 뿐이라서 보인 반응임에도. 온갖 부정적인 것들의 연쇄 반응임)
노인 돌봄 - 특히 치매 돌봄은 간병인의 정신적/신체적인 부분을 모두 갈아 넣게 된다. 하물며, 그 부모의 인간성이 어느 수준 이하였다면 이야기는 수준 이상이 된달까? 일반적으로 받아들이기에 쉽지 않은 이런 영역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역설 (이 상황 자체가 그러함)
- 신화 (에 기댐)
- 영적 영역 (종교?)
이런 상황을 맞이하게 된 사람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