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라는 김 위에 오늘의 나를 올려본다.
돈도 마음도 여유가 없어서 그런가
*관대하다는 단어가 참 무책임하게
들릴 때가 종종 있다.
그러다 문득,
우리 아버지가 떠오른다.
관대하면서 책임감도 있는 사람.
그런 분을 보고 자란 나는,
왜 그 관대함 하나 제대로 닮지 못했을까.
우리 아버지의 *도량이 넓으시긴 한 것 같다.
내 마음에서 너그러운 범위가
어디까지 인지는 모르겠으나,
대략적으로 최대 3~4번 정도인 것 같다.
그 이상이 넘어가는 순간 나는,
상대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다.
누군가와 약속, 규율, 규칙, 기한,
이런 걸 지켜야 되는 상황에서
내가 못 지키고 실수를 하면,
마음이 무너진다.
그래서 메모를 하고,
알람을 수십 개를 맞추고,
약속과 기한을 붙잡으려,
매일 정신없이 살았다.
심지어 아내와 연인 시절에,
영화관에 가서 나는 예고편까지
봐야 비로소 힐링이 되는 편이었다.
그래서 영화표에 나온 시간보다
적어도 20~30분 먼저 도착해서
화장실도 가고, 팝콘도 사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의자에 앉아
예고편을 좀 보다가 영화를 봐야만,
몰입도 잘된다.
하지만 아내는 전혀 다르다.
영화가 시작되고 나서 들어가도
문제없는 사람이다.
이렇게 보면,
내가 너그럽지 못한 편협한 사람인지,
세상이 나보다 너그러운 건지,
모르겠다.
나는 얼마나 너그러운 사람이 되어야
내 주변사람들이 편해지는지 궁금할 뿐이다.
[단무지 NOTE]
*관대하다
: 마음이 너그럽고 크다.
*편협하다
: 한쪽으로 치우쳐 도량*이 좁고 너그럽지 못하다.
*도량
: 사물을 너그럽게 용납하여 처리할 수 있는 넓은 마음과 깊은 생각
너그럽게 용납하고 처리한 뒤,
후폭풍을 감당하고 책임지는 쪽은
관대한 사람일까. 편협한 사람일까.
"혹시 나와 같이 기준이 너무 뚜렷해서
주변 사람을 힘들게 하는 사람이 또 있을까."
오늘의 인생도 돌돌 말아 맛있게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