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미술관 예술기행 시리즈
7. 거부할 수 없는 자연의 깊이를 보여준 요아킴 파티니르
(스페인 미술관 예술기행 시리즈)
‘풍경화의 대가’로 불려질 만큼 자연의 풍부함과 그 신비의 공간을 색채감으로 완성한 화가를 언급하라면, 요아킴 파티니르가 제일 먼저 머리 속으로 그려진다.
히에로니무스의 그림 속 배경에서 보여주던 구분점이 파티니르에게 옮겨오면서 더 구체적이고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한 눈에 보이게끔 이야기 하는 화가가 파티니르이다.
색채감에 이끌리다보면, 그 배경 속 인물들의 위치와 구도 그리고 누구인지가 뚜렷하게 이해되어지도록 그림의 붓터치가 명확한 화가이기도 하다.
제롬의 고뇌를 나타낸 동굴의 섬세하면서도 세상과 디른 그 바위의 거침과 음침함 속에 내면의 갈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바로크식 터치 기법들이 보인다. 바로크의 그림을 보면, 해골을 통해 ‘메멘토모리‘의 사고를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반면, 피티니르의 붓터치는 이질감이 아닌 같은 공간의 색채감 속에 스스로의 선택적 상황임을 더욱 명확하게 드러낸다.
그래서 파티니르의 그림을 바리보고 있노라면, 스토리적 구성을 넘어 마치 수평선 넘어의 세계를 동경하 듯 하늘의 표현법이 보쉬의 동방박사들의 경배의 그 놀라움을 뛰어 넘고 있다. 어쩌면 그래서 알브레히트 뒤러가 보고 감탄했던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스틱스 강을 건네는 카론과 제롬의 수도의 모습을 바라보면, 공통점은 맑고 푸른 대자연의 색채감이다. 다만, 차이점은 세부 표현의 반전이다.
둘 다, 유심히 보면 보이지 않을 것 같지만 스틱스 강은 천국과 지옥의 명확한이 들어나고 아직 선택의 폭이 있음을 드러내기 위해 어두움은 극히 오른쪽에 치우쳐 있다.
그러나 고뇌하는 제롬은 찾기 어렵다. 전체 배경 중 하단에 있지만, 그 색채감은 갈색으로 구분된 작은 터치 외에는 쉬이 구분키 어려워 보인다. 티센의 르네상스적 표현은 화려한 추기경 모습이지만, 파티니르의 표현은 지극히 바로크적이면서도 여전히 르네상스적 배경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변화의 중간기 느낌이 강한 그림이다.
어쩌면, 어정쩡한 이 시대를 미리 바라보고 그렸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밀려온다.